[시승기] 가족과 나를 위한 넉넉한 공간..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자동차를 구매할 때 '니즈'라는 것은 사람마다 꽤 차이가 난다. 라이프 스타일과 차에 대한 애정(?)이 달라서다. 이동수단이냐, 아니면 매일 만나는 친구 같은 존재냐의 차이다.  '무난’이라는 단어조차 추상적이고 주관적이다.


자동차 기자를 하다 보니이따금 지인들이 자기에게 맞는 자동차를 추천해달라는 얘기를 꽤나 듣는다. 보통은 그다지 자동차에 관심이 없어 별로 관리하지 않아도 잘 굴러가고 유류비가 적게 드는 가성비가 좋은 차를 골라달라는 경우가 대다수다.

보통 이런 질문에는 가장 잘 팔리는 국산차를 권하기 마련이지만 현대기아의 점유율이 90% 이상이라 선택지가 늘 뻔하다. 이럴 경우 폭스바겐은 위의 조건에 잘 맞는 좋은 대안이다.

높은 연비를 앞세운 디젤 파워 트레인을 중심으로 폭스바겐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장거리 주행이 적은 경우 디젤 파워 트레인에 대한 정비와 향후 중고차 가치를 부담으로 여기는 소비자들도 꽤나 있는 편이다. 차종을 불문하고 가솔린(하이브리드 포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자가 생각하는 무난함에 잘 맞는 차가 바로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다. 디젤 대신 가솔린 엔진을,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대신 8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유지 보수가 무난한데다 수입차에 걸맞은 안전, 편의 사항도 충분하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기본 티구안에서 트렁크 용량을 키운 모델이다. 개념적으로는 티볼리 에어와 닮아있다. 실질적으로 성인이 탑승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3열까지 갖춘 7인승 모델이다. 트렁크 공간이 무려 180mm가 늘어났지만 비율로 볼때 어색함이 없다.


5인승 모델과 나란히 세워두면 오히려 5인승이 너무 짧아 보인다. 단조롭지만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프레스 기술력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깊은 음영을 만들어낸다. 흰색이지만 굵직한 라인이 눈에 띈다.

사각형 스타일의 단조롭던 헤드램프 형태는 멋지게 바뀌어 골프 8세대 표정과 흡사하다. 샤프한 눈썹 DRL 아래에는 매트릭스 헤드램프 기능을 지원하는 프로젝션이 달렸다. 코너링 램프도 적용돼 적극적으로 밤길을 밝혀준다.

전반적으로 단정하고 심플하며 큰 기교를 부리지 않은 테일램프는 기본 모델과 거의 동일하다. 이전 모델에서 머플러의 모양과 흡사했던 형태는 두툼한 크롬으로 장식했다.

인테리어도 잘 정돈된 분위기가 풍긴다. 고급스럽다거나 엄청나게 세련되고 화려한 느낌은 아니지만 구석구석 적절한 위치에 조작부가 달렸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아테온과 동일한 터치 방식 공조기가 장착 되었지만 조작시에 어떠한 피드백도 느껴지지 않는다. 운전중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할 수 있겠다. 햅틱 반응이라도 넣어줬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스티어링은 전부 버튼식으로 회귀했다. 일부 모델에서 터치방식의 리모콘 오작동 문제가 크다보니 직접 누르는 버튼이 달렸다. 3스포크의 디자인은 평범하고 메탈그래인 몰딩을 적용해 깔끔한 인상이다.

시트는 브라운 컬러가 적용되었다. 메모리에 통풍시트까지 지원을 하는 데다 착좌감이 좋아 오랜 시간 운전을 해도 피곤하지 않았다. 적당한 무게 배분과 쿠션감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결과다. 다만 조수석은 모든 조작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2열 공간은 넉넉하고 평범한 수준이다. 딱 이 급에 바랄 수 있는 공간감이다. 2열을 위한 에어벤트도 마련된데다 공조 조작부, 열선시트도 지원한다.

3열까지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탑승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이 차의 이름대로 넉넉한 공간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그중에서도 트렁크 공간이 단연 백미다. 완전히 평평해지지는 않지만 차박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상당히 큰 사이즈의 자전거도 2열만 폴딩 하면 넉넉하게 들어간다. 182cm 신장의 기자가 바른 자세로 누워도 공간이 넉넉하다. 공간이 매력적이라 한여름 차박도 해봤다. 자충 매트를 깔아 두니 편안한 수면 공간이 만들어진다.

2.0L TSI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은 186마력 30.6kgfm의 토크를 발휘한다. 토크가 상당히 두텁고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쏟아져 나와 마치 디젤을 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순간 가속력에 경쾌한 주행감각이 제격이다. 맞물린 8단 자동 트랜스미션은 촘촘한 기어비로 높은 효율성에 도움을 준다.

고속도로에서 트래픽 어시스트 도움을 받아 가며 항속을 이어가면 평균 17~20km/L 연비가 나올 정도로 효율성은 최상이다. 다만 시내 구간에서 감소 폭이 크다 보니 실제 평균 연비는 10km/L대 초반을 기록했다.

핸들링 감각도 정확하고 정직하다. 이질감 없이 깔끔하게 피드백을 전달하고 차체 크기 대비 회전반경이 작아 운전 난이도도 상당히 낮다.

방지턱 같은 요철 처리가 깔끔한 데다 적당한 피드백만을 전하고 대부분의 충격은 흡수된다. 독일차다운 성숙한 승차감이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가성비까지 갖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유러피안 패밀리 SUV로 강추한다. 조용한 가솔린 파워 트레인에 차급을 뛰어넘는 넓은 공간의 실용성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현재 최대 11%까지 할인해 4천만원대 초중반에 구입이 가능하다. 덤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 km를 보증하는 등 유지 보수도 메리트가 확실하다.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잘 만든 웰메이드 패밀리카로서의 덕목을 모두 갖춘 셈이다. 모든 면에서 평균 이상을 해내는 폭스바겐의 이미지에 정확히 부합한다. 특히 요즘 인기는 대형 SUV는 운행할때나 주차시 상당히 부담스럽다. 도심에서는 큰 차보다는 티구안 올스페이스 정도의 중형급 SUV가 만능이다.


한 줄 평


장점 : 조용한 가솔린 엔진과 효율성, 넓은 공간의 실용성


단점 : 디젤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시내 연비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폭스바겐 티구안 올스페이스 TSI

엔진

2.0L 가솔린 터보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전륜구동

전장

4730mm

전폭

1840mm

전고

1670mm

축거

2790mm

공차중량

1752kg

최대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30.6kg.m

복합연비

10.1km/L

시승차 가격

509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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