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에서 발을 빼는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아시아 동맹국들이 미국 안보공약을 재검토하고 자체 방위력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관여를 줄이는 듯한 신호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조슈아 컬랜직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19일(현지시간)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 관여를 강조하면서도 실제 정책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도 아시아 외교관들을 인용해 미국의 한국 정책 변화가 역내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과 대체 안보협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훈련 축소…'이란 협조' 압박이 불씨"
컬랜직 연구원은 대표적 사례로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훈련 직전 국방부에 규모 축소를 지시하며 비용과 북한의 최근 행동, 한국의 대이란 협조 거부 등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훈련 축소가 북한 문제가 아니라 이란 전쟁과 관련한 한국의 협조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이 동맹국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한국처럼 불안정한가"…동맹들 술렁"
이언 브레진스키 전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이번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전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모두가 미국과의 관계도 한국처럼 불안정한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한국을 "모범 동맹"이라 평가했던 것과도 대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 규모 무기 판매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연기하기도 했다.

"인태 항모 0척…대만해협 통과도 급감"
미국의 아시아 군사력 공백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에 투입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에 배치됐던 유일한 항공모함을 중동으로 이동시켰다. 이에 따라 수년 만에 처음으로 인도·태평양에 미 항모가 한 척도 없는 상황이 됐다. 컬랜직은 헤리티지재단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2기 들어 미군의 대만해협 통과 횟수가 1기보다 약 50%,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56% 감소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관여 축소 신호는 아시아 동맹국들에 자체 방위력 강화와 대체 안보협력이라는 숙제를 던지고 있다. '미국이 지켜줄 것'이라는 전제가 흔들리면서 역내 안보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 출처=뉴스1·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