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인줄"..흉악범죄자 신상공개 사진이 실물과 다른 이유는?

당사자 동의 시 머그샷, 거부 시 피의자 신분증 증명사진 공개
2년간 신상공개 결정된 21명 중 머그샷 공개 피의자는 이석준뿐

경찰이 피의자 신상 공개를 하는데 과거 증명사진을 공개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최근 경찰의 신상 공개 결정으로 공개된 ‘신당역 역무원 살인 사건’ 피의자 전주환(31)의 실물도 공개된 사진과 큰 차이가 있어 논란이 됐습니다.

3일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말부터 최근 2년간 신상 공개 결정이 난 피의자는 모두 21명이었고, 이중 신분증 증명사진을 공개한 피의자는 총 18명입니다.

하지만, 공개된 증명사진이 언제 찍은 것이냐는 질문에 경찰 측은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신상 공개 제도 실효성 문제 제기돼"

현행법상 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 2항에 적시된 4가지 요건을 충족할 때 이뤄집니다.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국민의 알 권리 및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이익 보장',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있음',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음'을 충족할 경우 공개합니다.

이에 따라 경찰은 2019년 말부터 신상 공개가 결정된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될 때 얼굴 공개와 함께 사진을 배포하고 있는데, 당사자가 동의하면 수의를 입은 상태의 머그샷(체포된 범인을 촬영한 경찰의 사진)을 찍어 공개하도록 하고, 거부하면 피의자 신분증 증명사진을 공개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피의자가 머그샷을 거부하면서 경찰은 국가 시스템에 등록된 주민등록증 사진을 사용하는 상태이고, 국내 신상공개 결정된 21명 중 머그샷을 공개한 피의자는 이석준, 단 한 명입니다.

그렇기에 신상 공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의 피의자 전주환이 검찰 송치될 때 모습은 앞서 공개됐던 증명사진과 달랐고, 같은 사람이라고 식별하기 어려웠습니다.

현재 피의자가 언론 포토라인에 설 때 마스크를 써도 경찰은 막을 수 없습니다. 지난해 8월 국가경찰위원회는 모자나 마스크 부분을 삭제해 피의자가 이를 벗지 않아도 강제할 수 없도록 새로운 신상 공개 지침을 의결했습니다. 여기에 공개된 증명사진마저 현재와 다른 모습이라면 피의자의 실제 모습을 확인하기는 더욱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성만 의원은 “신상공개 제도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사진 촬영과 공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며 “피의자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머그샷을 공개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 역시 지금 피의자의 사진 혹은 얼굴을 국민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개되는 사진은 상당히 옛날 사진이나 신분증에 있는 사진이 공개돼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사진이 공개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iyoungkim47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