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SUV의 부활을 기다려온 소비자들에게 드디어 반가운 신호가 왔다. KG모빌리티가 코란도의 유산을 계승할 신형 SUV KR10을 본격적으로 개발 중인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2027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브랜드 재도약의 상징으로 꼽힌다. 개발 중단설까지 나왔던 모델이 다시 공식화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KR10의 핵심은 ‘정통 오프로더 감성’이다. 최근 공개된 콘셉트 디자인에서 각진 차체, 원형 헤드램프, 그리고 클래식한 KORANDO 레터링이 포착됐다. 이 요소들이 소비자 반응에 따라 실제 양산형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단순히 과거를 흉내 내는 레트로 디자인이 아니라, 실용성과 오프로더 감성을 절묘하게 조합한 결과물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차급은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와 유사한 준중형 SUV로 분류되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도심형 SUV들이 편안함과 세련미를 강조한다면, KR10은 그 반대편에 서 있다. 거친 길과 자연을 즐기는 사용자, 즉 캠핑과 차박을 중심으로 한 ‘리얼 SUV’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했다.

디자인은 무겁고 투박하기보다 실용적이다. 각진 휀더, 세로형 테일램프, 높은 지상고, 짧은 오버행이 조화를 이루며, 도심보다는 흙길에 더 어울리는 인상을 준다. 이는 포드 브롱코나 지프 레니게이드처럼 기능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형 오프로더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실내 구성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토레스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더 단단한 구조와 아날로그 감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추되, 물리 버튼을 적절히 남겨 조작성과 내구성을 확보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즉, ‘디지털 감성 속의 기계적 손맛’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파워트레인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1.5L 가솔린 터보, 2.0L 자연흡기 모델이 기본으로, 향후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 버전까지 출시될 예정이다. 하이브리드는 복합연비 17km/L 이상을 목표로 하며,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약 420km를 주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출 전망이다. 이 정도면 실용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잡은 균형형 라인업이라 할 만하다.
특히 내연기관 모델의 가격이 2,500만 원대부터 시작된다는 점이 놀랍다. 동급의 투싼이나 스포티지가 3천만 원대 중반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이다. 하이브리드나 EV 버전 역시 3,800만~4,200만 원선으로 예상돼, 오프로더 감성을 저렴하게 즐기려는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대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특징이 더욱 뚜렷하다. 도심 주행 중심의 투싼, 패밀리 지향의 스포티지, 감각적인 디자인의 셀토스와 달리 KR10은 ‘진짜 SUV’의 본질에 집중했다. SUV 본연의 거친 성격과 오프로드 기능을 동시에 살리면서도, 가격은 훨씬 현실적이다. 이 점이 바로 시장을 뒤흔들 핵심 경쟁력이다.
단점도 있다. 도심 주행 위주 소비자에게는 투박한 디자인과 다소 무거운 승차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비는 하이브리드를 제외하면 경쟁 모델보다 불리할 가능성이 있으며, 브랜드 이미지 회복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점도 변수다. 그러나 ‘진짜 SUV’를 찾는 소비자층에게는 오히려 이런 투박함이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KGM 입장에서도 KR10은 단순한 신차가 아니다. 브랜드 정체성을 되찾고, ‘국산 SUV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복원하기 위한 승부수다. 1990년대 코란도가 쌍용의 상징이었다면, KR10은 그 정신을 2020년대 감성으로 되살리는 역할을 맡는다. 성공 여부에 따라 KGM 전체의 생존 전략이 달라질 정도다.
앞으로 남은 관건은 완성도다. 콘셉트 디자인의 매력을 얼마나 실차로 옮겨낼 수 있을지, 그리고 하체 세팅과 구동계의 내구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만약 이 부분을 충실히 구현한다면, KR10은 단순히 ‘저렴한 오프로더’가 아니라 ‘한국형 정통 SUV’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요약하자면 KR10은 가격, 감성, 실용성 세 가지를 모두 잡으려는 과감한 시도다. “2,500만 원에 진짜 SUV를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KGM은 자신 있게 “가능하다”고 답하려 한다. 이 차가 성공한다면, 국산 SUV 시장은 물론,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의 균형을 새롭게 맞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