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증 시달리는 피해자…심리 치료 시급
▲ 화성시청 모두누림센터 앞에 마련된 마음안심버스.
화성 아리셀 화재 사고 이후 일부 피해자들이 트라우마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트라우마 치료는 초기 대응이 중요한 만큼 체계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화성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시30분쯤 아리셀 공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직원 20대 A씨가 화성시 남양읍 한 야산 인근에서 극단 선택을 시도했다.
행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긴 뒤 통합심리지원단 트라우마센터와 연계해 치료받도록 하고 있다. 그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불이 난 공장동 밖에 있던 A씨는 폭발음을 듣고 피신해 목숨은 구했으나 이후 트라우마를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에 “그 일(사고)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번 사고 관련 수사선상에 있거나 참고인 조사 대상자도 아니었다. A씨뿐만 아니라 사고 생존자이거나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들 일부도 불안과 우울감 등으로 인해 정신적인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생존자나 직원 등을 위해 산업안전보건공단 직업트라우마센터에서 심리상담이 이뤄지고 있지만 A씨는 사고 직후 상담은 받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가트라우마센터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화성시는 유족들을 대상으로, 쉼터가 마련된 화성시청 모두누림센터 내에 상담실을 두고 외부에는 '마음안심버스'를 배치해 필요시 상담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유족들에게 안정화 기법이나 복식호흡 등을 통해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을 주로 지원하고 있다”며 “사고 수습이 어느 정도 된 이후 심리적인 부담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때문에 관련 홍보물을 통해 상담 안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초기인 최소 1주에서 최대 3개월까지는 피해자나 유족 등이 이상 행동이나 증상을 보일 수 있다며, 사고가 수습된 이후 체계적인 치료책이 가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월호참사 생존자와 유가족 등에 대한 정신건강 관리를 주관해 온 안산온마음센터 정해선 센터장은 “참사 초기인 1주일에서 3개월까지는 경황이 없어 치료를 거부하기도 해 적극적인 심리지원을 하기 어렵다”며 “위험군이거나 필요한 대상자분들 곁에서 대기하며 단계별로 돕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정신건강복지센터 같은 시설이나 인프라가 부족해 지속적, 상시적 치료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급성기가 지나 안정기로 접어드는 시기부터는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심리지원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경기
Copyright © 1988-2024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incheonilb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