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 좋지 못한 쪽으로

김성수 기자 2022. 8.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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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선수 경력 후반부로 갈수록 비호감을 자처하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소속팀에 복귀했다. 하지만 여전히 본인밖에 모르는 그의 이기심은 축구팬들에게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FPBBNews = News1

호날두는 1일 라요 바예카노와의 프리시즌 경기 종료 후 자신의 SNS에 "돌아와서 기쁘다"고 말하며 맨유 선수단으로의 복귀를 신고했다. 그러나 그가 이제까지 보였던 이기적인 행동들을 봤을 때 이 발언이 진심일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인다.

호날두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과 함께 '신계'라고 불리며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늘 거론됐다. 호날두는 맨유,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등 유럽 축구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빅클럽들에서 꾸준히 활약했으며 발롱도르 5회 수상, 유로 대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5회 우승 등 뛰어난 업적들을 달성하면서 축구계 정상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실력에 한참 못 미치는 호날두의 프로 의식은 그의 커리어가 진행될수록 점점 악화됐고 많은 팬들이 등을 돌리게끔 했다. 그는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최고의 축구선수에서 진정성 없고 콧대만 높은 이로 전락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지난 2019년 있었던 방한 행사 때의 일이었다.

2019년 7월 26일 방한 일정을 위해 당시 소속팀인 유벤투스와 함께 한국을 찾은 호날두는 세계적인 축구 스타답게 많은 한국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입국 후 이어진 그의 행보는 아쉬움을 남겼다. 입국장에서 기다리던 팬들에게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버스에 오른 호날두는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예정돼있던 팬사인회마저 돌연 불참했다. 직접 사연을 적어 선정된 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와 같은 호날두의 막무가내 행동은 '경기 전 컨디션 관리'라는 명목으로 포장됐지만 그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와 팀 K리그의 경기가 펼쳐지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한 뒤 자신을 향한 팬들의 함성에 손 한 번 흔든 것이 전부였으며 벤치에 앉은 채 단 1분도 잔디를 밟지 않았다. 심지어 '최소한 45분은 출전해야 한다'는 조항이 계약서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있었기에 호날두의 결장은 많은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2019년 방한 당시 단 1분도 경기를 뛰지 않았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스포츠코리아

호날두는 이외에도 감독이 자신을 교체 아웃시킨 것에 불만을 갖고 경기 전에 무단 퇴근을 하거나 성적이 좋지 않은 날에는 원정경기를 찾은 팬들의 응원을 무시하고 빠르게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등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호날두는 최근까지도 팀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으로 비호감 행보를 이어갔다. 소속팀인 맨유가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6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호날두가 구단에 떠날 의사를 전한 후 다음 시즌 UCL에 출전하는 팀으로의 이적을 꾀한다는 외신들의 보도가 줄을 이었다.

호날두는 실제로 태국과 호주에서 진행된 맨유의 프리시즌 일정에 함께하지 않았으며 맨유와 같은 리그의 경쟁 팀 첼시, 본인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팀인 레알 마드리드의 지역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이 행선지 후보로 언급됐다. 현재 소속된 팀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초점을 오로지 자신에게만 맞췄다.

하지만 호날두는 어느 곳에서도 선택받지 못하고 맨유에 남게 됐고 1일 맨유 유니폼을 입고 라요 바예카노와의 친선전에서 전반전 45분을 소화했다. 경기 후에는 자신의 SNS에 "돌아와서 기쁘다"는 말을 남긴 호날두였다. 팀을 떠날 생각만 하고 있던 선수가 다시 돌아와서 뱉은 말 치고는 매우 뻔뻔한 것이었다.

심지어 SNS에서의 말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호날두다. 미국 매체 ESPN은 경기 후 "호날두가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났다"며 그의 제멋대로인 행동을 보도했다. 여전히 팀에 대한 존중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FPBBNews = News1

맨유는 오는 7일 브라이튼 앤드 호브 알비온을 홈으로 불러들여 2022~2023 EPL 첫 경기를 치른다. 호날두가 맨유와의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그래도 그가 뭔가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만큼이나 그의 이기적인 행동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호날두를 둘러싸고 있다.

과연 2022~2023 시즌의 호날두는 축구 역사에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 현재까지는 영 좋지 못한 쪽으로 거꾸로 흘러가고 있는 호날두의 시간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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