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봄과 여름의 경계에 선 5월의 중순입니다. 혹시 지난 황금연휴에 여행 다녀오셨나요? 놓치셨더라도 괜찮습니다. 우리에겐 여름 성수기가 있거든요. 다만 요즘 부쩍 늘어난 여행객에 웃음소리도 곡소리도 함께 들려오고 있습니다. 여행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네요.
우리의 여행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5월 2주에 들려온 여행가 소식을 전합니다.
황금연휴 가도 여름 성수기는 남았다
여기어때, 최저가 박람회…5배 보상·20% 쿠폰(전자신문, 23.05.08)
티몬, 여행박람회 총력전…특가딜 2배 늘린다(이투데이, 23.05.12)
‘여름 성수기는 반갑지만’…여행업계, 출혈경쟁 어쩌나(데일리안, 23.05.10)
5월 연이어 예정된 황금연휴는 여행업계에게는 기회였다. 근로자의 날부터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공휴일 그리고 어버이날 등 가정의 달 행사까지. 5월의 여행 동향은 상반기 여행가에 있어서 초미의 관심사였다.
호텔가를 비롯한 유통가, 여행가는 다채로운 가정의 달 프로모션을 공개하며 실적을 쌓았다. 인터파크는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인원은 전년 대비 3000% 증가하는 등 매섭게 타올랐다는 평가다.
5월의 뜨거운 여행 열기를 여름 성수기가 이어받았다. 여행업계는 앞다투어 특가 상품을 출시하면서 여름 성수기 모객에 나서고 있다. 여기어때는 ‘해외여행 최저가 박람회’를 실시하고 있다. 항공권과 숙소 등 다양한 특가 상품과 항공권 할인 티켓 등을 준비해 여름 여행객 공략에 나섰다. 특히 해외 숙소 1000개 상품, 항공+숙소 50개 상품에 대하여 최저가가 아닐 경우 차액의 5배를 보상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내세웠다.
소셜 커머스 사이트 티몬도 경쟁에 가세했다. 현재 티몬은 오는 28일까지 3주간 ‘2023 티몬투어 여행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 3000여 개의 특가 상품과 최대 50만원 이상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12일부터는 매주 금요일 여행 상품 할인 폭을 대폭 확대해 ‘단 하루’기획전을 열고 화요일마다 ‘올인 데이’를 실시하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기쁜 소식이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피 튀기는 할인 경쟁이 여행업계의 치킨게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출혈경쟁이 부른 마케팅비 확대가 실적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만큼 여행 수요가 언제든 줄어들 가능성도 염두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제 살 깎기식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차별화된 상품·서비스로 여행객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주의 즐거운? 힘겨운? 비명
'수학여행의 부활' 제주행 비행기 채운 하하호호…항공사도 큰웃음(뉴스1, 23.05.09)
내국인 빈자리 채우는 외국인…관건은 제주 국제선 회복(여행신문, 23.05.11)
“여행 가서 쓰레기 구경만 해야 할 지경”...몸살 앓는 제주, 특단의 대책 내놔(매일경제, 23.05.10)
2040년까지 ‘플라스틱 없는 제주로’(국민일보, 23.05.11)
국내 관광객이 외면하면서 적막이 감돌던 제주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제주의 재도약에는 수학여행 부활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수학여행을 계획하는 학교 비율은 45.5%다. 지난해와 비교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학여행객들은 주로 하늘길을 이용하는 만큼 항공사도 덩달아 웃음 짓고 있다는 소식이다.
제주항공의 학생단체 여행객 비율은 지난달 4%에서 5월 13%로 증가했고, 이스타항공 또한 전월 대비 세배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4~5개월 전 예약을 진행하는 단체여행 특성상 10월 예약 문의까지 물밀듯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주 재활성화의 또 다른 숨은 공신은 외국인 관광객이다. 올 3월 중순까지 제주에 입도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세 자릿수였으나 3월 말에는 네 자릿수로 뛰었다. 제주관광협회가 공개한 잠정 통계 결과에 따르면 4월 외국인 관광객 수 또한 전년 동월보다 1027.5%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 신호탄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방한 외국인 회복을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는 중동시장을 비롯 아직 전면 개방 전인 중국과 타이완 등 주요 시장에서도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다만, 관광객 회복에도 제주의 신음은 여전할 것이라는 염려도 나온다. 넘쳐나는 쓰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가 지난 10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제주 생활폐기물 발생량 47만5692t 가운데 15.1%(7만2029t)가 폐플라스틱이다. 이 중 재활용되는 폐플라스틱은 3만6023t(50.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소각(49.3%), 매립(0.7%) 처리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업체의 다회용기 사용을 지원하고, 소비자가 개인 용기로 포장 없이 제품만 구매하는 제로 웨이스트 상점도 지정, 운영하는 등의 방식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기존 플라스틱 관리 대책이 재활용과 폐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원료구매-생산-소비-폐기·재활용 등 전 주기에 걸친 대책”이라며 “플라스틱 없는 제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플라스틱 사용 저감 움직임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K-관광객 잡아라’ 한국 관광객 모시기 나선 아시아
무료 항공권 2만4000장 쏜다…홍콩의 '관광객 유치' 대형 이벤트(머니투데이, 23.05.12)
베트남관광총국 응우엔 쭝 칸((Nguyễn Trùng Khánh) 관광 총국장, 주한 베트남관광청 대표부 방문(스포츠경향, 23.05.10)
"싸구려 도시락 먹는 한국 관광객 기이해" 日극우인사 또 논란(중앙일보, 23.04.24)
“日 ‘슬램덩크’ 명소 찾아 소변 보고 쓰레기 투기…한국 관광객 골치”(동아일보, 23.05.10)
한국인이 여행 규모 순위권에 들었다는 소식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본과 동남아 등지에서는 해당 국가 방문객 수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한국인들의 폭발적인 해외여행 수요에 아시아 국가들은 앞다퉈 한국 관광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홍콩관광청의 홍콩행 무료 왕복 항공권 제공 캠페인 소식을 보도했다. 50만 장의 홍콩 왕복 항공권을 전 세계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데, 그중 한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2만4000장을 배정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베트남에서는 관광 총국장이 직접 나서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응우엔 쭝 칸 베트남 관광 총국장은 지난 3일 주한 베트남 관광청 대표부를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협력 사원을 논의하고 향후 교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더 새로운 전략으로 한국 여행시장에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아시아 각국이 한국관광객을 대상으로 연일 홍보에 나서는 반면 일각에서는 한국인 관광객을 향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중앙일보는 극우 인사가 기고한 한국관광객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칼럼을 보도한 바 있다. 무로타니 카츠미(室谷克實)는 “한국인들은 일본에 놀러와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한다”며 “호텔과 료칸보다는 민박이나 캡슐호텔에서 묵어나 사우나에서 자면서 숙박비를 아꼈다는 후기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읽어 보면 그들이 일본에 왜 일본에 오는 것인지 매우 기이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소음과 쓰레기 투기 등으로 실질적 피해까지 입히고 있다는 주장이 더해지며 논란을 가세했다.
지난 10일 동아일보는 일본 국민들이 관광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데믹과 함께 관광객과 함께 사회 문제도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공해의 주요 유발자로 한국인 관광객과 중국인 관광객을 지목해 화제다.
인근 주거지에 노상방뇨를 하거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무리하게 교통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음식 가짓수를 인원에 맞지 않게 주문하거나 호텔 비품을 가져가는 것도 문제 사례로 지적했다.
글 = 정윤지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