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도 슈퍼맨처럼 투시력 갖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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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파 변화를 인공지능(AI)이 감지, 벽 건너편 물체를 파악하는 일종의 투시 기술이 등장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연구팀은 지난 11~15일 열린 학회 ‘Optica Imaging and Applied Optics Congress’를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뇌파와 AI를 활용해 특정하는 방법을 공개했다.
‘고스트 이미징(Ghost Imaging)’으로 명명된 이 기술은 SF 영화 속 초능력자들이 사용하는 꿈같은 투시 능력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고안됐다.
‘고스트 이미징’은 벽을 투과하는 전파를 이용, 건너편 상황을 파악하는 이스라엘 영상 업체 카메로텍의 투시 장비 ‘제이버’와는 개념이 다르다. ‘고스트 이미징’은 시각야, 즉 대뇌 바깥층 중 시각과 직접 관계하는 부위의 뇌파를 분석, 사람이 인지하지 못하는 물체를 특정한다.
위 사진을 보면, 오른쪽 프로젝터가 투사한 알파벳 ‘T’의 빛은 스크린을 투과하고 뒤에 있는 흰 벽에 반사된다. 장벽 너머 사람은 틈새로 새어 나오는 반사광만으로는 프로텍터가 뭘 투사했는지 판별하지 못한다. 다만 여기서 AI를 이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AI에 의한 ‘고스트 이미징’은 비가시선(Non Line of Sight, NLoS) 기술이 핵심이다. 원래 NLoS는 벽 너머 물체를 판별하기 위해 레이저를 조사, 빛을 우회한다. 벽에 맞은 레이저는 반사돼 그 너머 물체에 맞고, 다시 반사되면서 벽을 경유해 돌아온다. 이를 카메라로 포착, 분석해 정체를 판단하는 것이 비가시선 기술이다.
‘고스트 이미징’은 카메라 대신 인간 뇌파를 활용한다. AI가 뇌파를 분석함으로써 벽 너머 물체를 판별하는 식이다. 뇌파측정기를 장착한 피실험자가 벽에 투영된 희미한 빛을 볼 때 시각야 반응을 AI가 해독한다. 이 과정에서 피실험자가 알 리 없는 원래 도형을 알아맞히는 것이 ‘고스트 이미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실험에서는 16×16픽셀 이미지를 2초간 6Hz 주파수로 명멸시켰다”며 “AI는 1분가량 빛의 데이터를 관찰함으로써 정확하게 원래 도형을 재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벽에 반사된 빛은 원래 한결같지 않다. 원래 ‘T’ 모양에 따라 농담도 존재한다”며 “무심결이지만 뇌파는 이를 파악했다. AI는 뇌파 분석을 거쳐 원래 도형을 판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NLoS 대신 인간 뇌파를 동원한 것이 사람의 능력을 강화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3차원 물체까지 뇌파와 AI를 활용해 판별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한편, 여러 사람의 시각 데이터를 동시에 결합하는 실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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