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 인수에 120조 베팅했던 넷플릭스, 돌연 포기 선언...주가는 10%↑

주당 31달러 인수 제안한 파라마운트 역전승...넷플릭스 “더이상 매력적인 가격 아냐”

영화 제작사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위해 120조원이 넘는 금액을 배팅하면서 경쟁사 파라마운트와 '쩐의 전쟁'을 벌였던 넷플릭스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P통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최신 제안에 상응하는 가격으로는 더는 워너브러더스 인수가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넷플릭스. / pixabay

테드 서랜도스·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이 거래는 언제까지나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었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은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의 주당 31달러, 총 1110억 달러(약 159조원) 최신 인수 제안이 넷플릭스와 체결한 기존 계약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직후 나온 것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작년 12월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과 스튜디오 사업을 주당 27.75달러, 총 827억 달러에 인수키로 하고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양사 계약 후에도 파라마운트가 소송과 적대적 인수 시도를 병행하며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적극 나섰고,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계약했던 가격보다 훨씬 높은 인수가액을 제안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현금이 충분하다고 강조해 온 만큼 파라마운트가 제시한 가격을 뛰어넘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돌연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이번 계약 파기로 워너브러더스는 넷플릭스에 28억달러의 위약금을 주기로 했다.

금융시장에서는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포기를 오히려 반겼다.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치솟았다.

한편 넷플릭스와 경쟁에서 승리한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라더스와 HBO뿐만 아니라 CNN, TNT, TBS, 푸드 네트워크 등 다수의 인기 케이블 네트워크를 소유하게 돼 향후 스트리밍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 연합뉴스

그동안 파라마운트는 디즈니, 넷플릭스, 아마존과 같은 자금력이 풍부한 거대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워너브라더스 인수에 성공하면서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대등한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워너브러더스도 새로운 파트너와의 미래를 기대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러더스 CEO는 "이사회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면 주주들에게 엄청난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며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가 합쳐지면서 만들어낼 잠재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