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시달리는 유럽 자동차 시장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체코 자동차 브랜드 스코다가 내년 선보일 소형 전기 SUV '에픽(Epiq)'의 가격을 25,000유로(약 3,900만 원)에 책정한다고 발표했다. 3~4만 유로대가 보편적인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가격 경쟁력이다.
에픽은 60kWh 배터리와 204마력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4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실제 주행 조건에서도 350~420km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해 도심과 고속도로를 가리지 않고 활용할 수 있다.
충전 성능도 준수하다. 급속충전 시 최대 125kW의 충전 속도를 지원해 30분이면 배터리의 80%까지 채울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의 평균적인 충전 속도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스코다는 에픽에 새로운 디자인 언어 '모던 솔리드'를 처음 적용했다. 전면부의 '테크덱 페이스' 마스크에는 레이더와 카메라가 매끄럽게 통합됐고, T자형 LED 주간주행등과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실용성이다. 양방향 충전(V2G) 기능을 탑재해 차량 배터리를 외부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캠핑이나 야외 활동 시 노트북, 전기그릴 등 각종 전자기기를 차량 전원으로 작동할 수 있어 레저용 차량으로도 손색이 없다.
실내는 실용성과 첨단 기술의 조화에 중점을 뒀다. 플로팅 센터 콘솔과 무선 충전기는 기본이며,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스코다의 트레이드마크인 '심플리 클레버' 솔루션을 대거 적용해 일상생활의 편의성을 높였다.
스코다의 이번 도전은 '고급화'가 아닌 '실용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기차 시대의 대중화는 결국 가격 경쟁력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내년 출시될 에픽이 유럽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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