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타기 딱 좋은 날씨네! 초보자를 위한 '라이딩 꿀팁' 총정리

날씨가 풀리면서 겨울 동안 잠자고 있던 바이크를 꺼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주말에 교외를 나가보면 미세먼지의 습격을 뚫고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계절이다.

사진제공 = 할리데이비슨

물론, 이제서야 도로를 나서기로 결심한 초보 라이더들도 있다. 갓 취득한 2종 소형 면허와 새 바이크를 마련했지만, 막상 장거리 라이딩을 나가려면 막막한게 사실이다. 모터그래프가 이들을 위한 장거리 라이딩 팁을 정리했다.

#짐은 심플하게

1박 이상의 일정을 생각한다면 짐을 효율적으로 싸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동차에는 넉넉한 트렁크가 있고, 그것도 부족하면 뒷좌석에 실으면 된다. 그러나 바이크의 공간은 그리 여유롭지 않다.

사이드백이나 탑박스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 역시 한계는 분명하다. 적재할 수 있는 총용량이 기내용 캐리어보다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우의와 상비약 등 필수 장비를 먼저 챙긴 뒤 여벌 옷 등을 고민하는게 좋다.

짐을 싣는 방법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양쪽에 있는 사이드백에 넣을 계획이라면 균형을 맞춰야 한다. 한쪽이 텅 비어 가볍거나, 꽉 차서 무거우면 코너링과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 = 두카티

적재 공간이 부족하다면 전용 리어백을 얹고 끈으로 단단히 결박하자. 도난을 막기 위한 잠금장치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다만, 짐은 높게 쌓지 않아야 한다. 무게 중심이 높아질수록 안정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캠핑 등을 목적으로 비포장 도로 주행이 포함된다면 무게 중심을 낮추는게 중요하다.

라이더가 별도의 백팩을 맬 수도 있겠지만, 그리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다. 가까운 거리라면 상관없지만, 장거리 주행에서 만나는 맞바람은 생각보다 많은 피로를 누적시킨다. 바람은 가방과 몸 사이를 파고들어 등짝을 뒤흔들고, 어깨에도 상당한 무리를 준다.

# '이건 필수' 안전을 위한 준비물들

바이크를 탈 때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동차와 달리 몸이 바이크 밖으로 몽땅 드러난다. 몸 자체를 보호해주는 이른바 '라이딩 기어'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추위와 바람, 비를 막아주는 기능뿐 아니라, 튀는 돌 등 도로에 날아든 무언가와 부딪히거나 넘어졌을때 충격을 줄여줄 수 있는 유일한 안전 장비다.

사진제공 = BMW모토라드

헬멧은 얼굴을 모두 가리는 풀페이스 제품을 추천한다. 최근에는 하관을 여닫을 수 있는 시스템 헬멧도 흔해졌지만, 맞바람에 저항성이나 충격 안전성은 풀페이스가 더 유리하다. 하관을 가리지 않는 하프 페이스 제품은 빗방울이나 돌조각에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게 좋다. 평소에는 별거 아니던 빗방울이 장거리 고속 주행에서는 상당한 고통을 안겨준다.

날씨의 여부를 떠나 장갑은 반드시 껴야 한다. 예쁘거나 따듯한 제품보다는 손바닥과 손의 수많은 관절 부위를 보호해주는 프로텍터 장착 제품들을 선택해야 한다. 핸들에 열선이 내장되어있다면 사계절용 제품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겨울용 제품을 따로 구비해야 한다.

어깨, 팔꿈치, 무릎 등을 따로 보호하는 장비도 있지만, 최근에는 재킷이나 바지에 보호장비가 내장된 제품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청바지나 가죽 재킷 등 흔히 입는 기성복 디자인과 비슷한 제품도 많아서 디자인 선택 범위도 넓다.

신발은 발목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골라야 한다. 대배기량 바이크들의 특성상 변속 레버를 반복해서 조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신발의 발등 부위가 손상될 수 있으니 내구성이 뛰어난 제품이 좋다.

# 주행할 때, 지켜야 할 것들

준비가 끝났다면, 바이크를 깨워 도로로 나갈 일만 남아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도로의 흐름에 따라 주행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륜차는 자동차보다 지켜야 할 것들이 더 많다.

사진제공 = 혼다코리아

장거리 라이딩에서 가장 중요한건 지정차로를 준수하는 것이다. 원칙상 이륜차는 가장 우측 차선으로만 통행해야 했지만, 2018년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며 4차선 도로에서는 오른쪽 3ㆍ4차로를, 3차선 도로에서는 2ㆍ3차로를 쓸 수 있게 바뀌었다. 1차로(추월차로)는 이용하면 안 된다.

차간 주행도 지양해야 한다. 이륜차가 자동차 사이로 다니는 건 정차 상황이건 주행 중이건 모두 불법이다. 조금 더 빨리 가기 위해 차선 사이를 주행하거나, 정차 상황에서 정지선 앞까지 미리 가려고 움직이는 행위들은 모두 단속 대상이다. 다만, 불법 주정차가 많이 있는 도로에서는 예외적으로 차간 주행이 허용된다.

2대 이상의 바이크가 함께 달릴 때, 한 줄로 나란히 운행하는건 위험하다. 선행 차량이 급제동하는 등 돌발 상황 발생 시 대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대신, 지그재그로 앞 운전자 너머의 도로 상황을 읽는 게 안전하다.

BMW R18

대열운행은 여전히 논란이다. 도로교통법 46조 1항은 '자동차 등의 운전자는 도로에서 2명 이상이 공동으로 2대 이상의 자동차 등을 정당한 사유 없이 앞뒤로 또는 좌우로 줄지어 통행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열운행 자체가 불법이라는 의견과 위해를 끼치거나 교통상의 위험을 발생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운전자 사이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무리해서까지 대열을 유지하지 않는 것이다. 대열을 유지하기 위해 억지로 추월하거나 신호를 위반하다 보면 사고가 날 수 있다. 또, 구성원들을 기다리기 위해 속도를 낮추는 등 다른 운전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 지정차로제를 준수하고, 도로교통법에 맞춰 안전하게 운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여담 : 현금과 지렁이를 지참해야 하는 이유

나의 안전도 중요하지만, 바이크의 안전도 중요하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바이크에 문제가 생기면 조처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진제공 = BMW모토라드

라이딩 고수들은 이른바 '지렁이'로도 통하는 리페어씰과 작업을 위한 간단한 공구를 지참하라고 권한다. 우리나라의 국도와 지방도로는 모세혈관처럼 전국 곳곳에 뻗어있는데, 고속도로만큼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다. 언제든 도로변에서 이물질을 밟을 수 있다. 언제 어떤 상황을 겪을지 모르니 수납공간에 상시 보관해두는게 좋다.

일정 금액 이상의 현금을 지참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바이크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운반을 위한 차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크는 자동차처럼 견인할 수 없으니 용달차 불러 실어야 한다. 이마저도 어려운 외딴 곳이라면 인근 마을에서 1톤 트럭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