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KG그룹이 상장 계열사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구체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내놨다.
KG그룹은 9일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 T-아트홀에서 'KG그룹 기업가치 정상화 및 미래전략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곽재선 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CEO와 CFO, 참여이사들이 자리해 향후 경영 방향과 계열사별 실행 계획을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는 KG그룹이 시장과 직접 소통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룹은 상장 계열사들의 실적, 현금창출력, 재무구조에 비해 시장 평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 회복을 단기 과제가 아닌 그룹 차원의 핵심 경영 목표로 설정했다.
가장 핵심으로 제시된 과제는 주주환원 강화다. KG그룹은 향후 5년간 상장 계열사의 총주주환원율을 50% 수준까지 확대하는 방향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배당 정책을 보다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자사주 관련 정책도 강화할 계획이다.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우선하는 경영 기조를 확립해 주주와 성과를 공유하겠다는 설명이다.
상시적인 IR 활동도 확대된다. KG그룹은 시장 친화적인 소통 체계를 강화해 투자자들이 계열사별 사업 방향과 재무 성과를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실적 개선뿐 아니라 시장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 Car 인수 이후의 모빌리티 전략도 이날 발표의 핵심 축으로 다뤄졌다. KG그룹은 KG모빌리티(KGM)의 완성차 제조 역량, K Car의 중고차 유통망, KG이니시스와 KG파이낸셜의 결제·금융 역량을 결합해 자동차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별 성장 전략도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KG케미칼은 친환경 에너지 연료 밸류체인 확보를 위해 향후 3년간 20만kL 규모의 저장능력을 갖춘 탱크터미널 투자를 추진한다. 이를 바탕으로 물류와 에너지 허브 기능을 강화하고 동남아 비료 시장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회사는 2025년부터 연평균 108%의 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다.
KG에코솔루션은 바이오연료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의 외연을 넓힌다. 고품질 바이오연료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양 연료 시장에 진출하고, 순환경제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친환경 선박유 시장에서는 연평균 4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
KG스틸은 제조 경쟁력 고도화를 위해 AI 전환을 추진한다. 회사는 2029년까지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철강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K Car와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 소재 분야의 신규 수익원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KGM은 친환경차 중심으로 제품 전략을 재편한다. 회사는 2030년까지 전기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SUV 중심 친환경차 7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수출 전략에서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KD 사업을 주요 성장축으로 삼는다. KGM은 2030년 연간 판매 20만 대, 매출 10조 원 이상, 영업이익률 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KG이니시스는 결제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 확대에 나선다. 회사는 일본 역직구, 외국환 거래, 디지털 화폐를 미래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특히 일본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역직구 결제서비스를 강화하고, 2027년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KG파이낸셜은 결제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에서 디지털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핵심 신규사업으로는 B2B 선정산 사업을 제시했다. 회사는 해당 사업에서 2027년 취급액 5,000억 원, 2028년 1조 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자산 사업, 가상자산사업자 취득, 글로벌 금융 인프라 확대도 추진한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기업가치는 결국 실적과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 평가받는다"며, "위기 기업을 정상화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외형 확대를 넘어 내재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행 중심의 경영을 통해 시장의 저평가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K Car 인수에 대해서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라고 설명했다. 곽 회장은 "제조와 유통, 금융과 결제를 연결해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KG그룹은 향후 정기적인 IR 활동을 통해 시장과의 접점을 넓히고, 경영 성과와 미래 전략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로드맵은 주주환원 확대, 계열사별 성장 목표, 모빌리티 밸류체인 구축, 디지털 전환 전략을 한데 묶은 그룹 차원의 실행 계획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KG그룹이 제시한 목표를 실제 실적과 주주가치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특히 K Car 인수를 기반으로 한 통합 모빌리티 생태계가 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상장 계열사들의 밸류업 전략이 시장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