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가 사라지고 있다..한국도 상어 고기 수입 세계 8위

김승환 2022. 7. 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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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낚싯바늘에 걸린 상어' 보고서 발표
"지난 50년간 상어 개체수 71% 감소
전 세계 상어 시장 연간 1조3000억원 규모
한국도 세계 8위 수입국"
포획된 상어. 그린피스 제공
상어가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 상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데 따라 상어 포획이 무분별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많은 상어고기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Shark Awareness Day)을 맞아 이같은 내용을 담은 ‘낚싯바늘에 걸린 상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대서양 어업의 중심이 황새치에서 상어로 옮겨간 지 오래지만 관련 규제는 이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상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바다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상어 개체수가 줄어들면 해양생태계와 먹이사슬 균형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결국 대기 중 탄소와 열을 흡수하는 바다의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지난 50년간 전 세계 상어 개체수가 무려 71%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이같은 상어 개체수 급감은 상어 서식지에서 이뤄지는 ‘연승어업’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연승어업은 긴 끈에 일정한 간격으로 가짓줄을 달아 낚시를 하는 어업을 뜻한다. 북대서양의 일반적 조업일 기준으로 연승어업을 위해 물속에 늘어져 있는 줄의 길이가 1200㎞ 이상, 낚싯바늘은 1만5500∼2만8000개로 추정된다. 
상어.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런 북대서양 연승어업은 명목상으로는 참치회 재료인 황새치를 표적으로 삼고 있지만 수익 유지를 위해 상어 혼획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상어 조업에 관련된 국가들은 조업 관리 방식 개선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수산업계의 ‘입김’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이러는 사이 상어 제품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상어 제품 시장 규모는 연간 1조3000억원(약 10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상어에서 나오는 주요 상품은 고기와 지느러미다. 상어 간유는 화장품과 의약품에 흔히 쓰이는 성분인 스쿠알렌을 얻는 데 이용된다. 콘드로이틴은 상어 연골에서 추출해 건강보조식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 중국 문화권에서 인기가 좋은 음식인 샥스핀 수프 영향으로, 상어 지느러미는 여전히 가치가 높은 상어 제품으로 평가된다. 상어고기 시장은 지느러미를 자른 상어를 바다에 버리는 일을 금지한 데 따라 상어 사체를 뭍으로 가져와 상업적으로 활용하면서 성장했다. 

상어고기 세계 최대 수출국은 스페인(2020년 기준 2400만달러·한화 약 310억원)이고 최대 수입국은 이탈리아(2020년 기준 2500만달러·한화 320억원)다. 유럽연합(EU)이 상어고기 국제 무역의 20% 이상에 대해 책임이 있다.

우리나라도 10대 상어 수입국가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약 87억원(약 670만달러)에 달하는 상어고기를 수입했다. 무게로 따지면 약 2474t에 달하는 수치다. 

김연하 그린피스 해양 캠페이너는 “지금과 같은 파괴적인 상어 조업이 계속된다면 상어는 멸종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다음달 15일 개최되는 유엔(UN) 해양생물다양성 보존협약 회의에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할 수 있는 강력한 해양조약을 지지해 바다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해양생물다양성 보존협약 회의에는 한국 정부 또한 참여한다. 그린피스 등 국제환경단체는 2030년까지 공해(어느 나라의 주권에도 속하지 않는 바다)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는 해양조약 체결을 촉구해오고 있다.

국제사회의 행동은 상어 개체수를 다시 복원할 수 있다. 실제 고래의 경우 40년 전 상업적인 포경이 금지된 이후 최근 들어 일부 고래 종의 개체수가 복원되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리포트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는 남극 반도에 긴수염고래 개체 수가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1904∼1976년 이뤄진 상업적 포경으로 남극 주변 긴수염고래 개체수는 기존 대비 1% 수준으로 줄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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