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치를 것" 이스라엘 호언 장담, 이란 핵시설 때리나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결국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미사일 200발을 퍼부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보복하지 않는다면 군사 행동을 여기서 멈추겠다며 정지선을 그었으나, 이스라엘이 보복을 시사하면서 중동 정세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일(현지시간) 정치 안보회의를 시작하면서 "이란은 오늘 밤 큰 실수를 했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스라엘의 보복 선언으로 충돌의 악순환이 더욱 심화될 위험이 커졌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수준이면 다행이지만…핵시설 타격 가능성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보복에 나서더라도 지난 4월 수준에 그치는 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핵 시설로 둘러싸인 이스파한 공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시설 자체는 타격을 피하면서 나름대로 자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미국 관리들은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로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 심장부인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을 꼽았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파한 북쪽에 위치한 나탄즈에서는 수 주 내로 농축도를 핵무기급인 90%까지 올릴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생산되고 있다. 현재 농축도는 약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지난 4월에 비해 강도가 높기에 이스라엘의 보복도 이에 상응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랜트 럼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NYT 인터뷰에서 "이란이 탄도미사일을 주로 사용하면서 지난 4월의 실패를 피하고 싶었던 것이 분명하다"며 "탄도미사일은 훨씬 빠르게 이동하고 방공시스템을 빠르게 압도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못 말릴 이스라엘, 더 자유로워졌다
이스라엘에 반격에 나서면 상징적 조치라고 여겨졌던 지난 4월보다 더욱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직 고위 정보관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이스라엘은 지난 4월 때와 비교해 판단에서 좀더 자유로워진 상태"라며 "헤즈볼라가 동참할 것이란 위협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응 자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시트리노비츠는 다음 달 미국 대선이 열리기 때문에 미국의 영향력이 4월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행동에 나서면 또 다른 이란의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은 역내 형세를 바꿀 "50년 만에 가장 큰 기회"를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의) 핵무기 프로젝트를 파괴하고, 그들의 주요 에너지 설비를 파괴하고, 이 테러 정권에 치명상을 입히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문어(다방면으로 세력을 뻗치는 단체, 이란)의 촉수는 크게 다쳤다. 이제는 머리를 겨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장성 출신의 현 국가 안보 고문인 야콥 아미드로르는 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발사에 따라 이제 이스라엘 앞에 놓인 숙제는 '이란에 대한 공격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가 됐다고 말했다.
아미드로르는 유일한 질문은 "우리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격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오랫동안 우려해왔다.
모하메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 참모총장은 2일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영토가 공격받으면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인프라 시설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는 집중포화는 "한층 큰 강도로 반복될 것이며, 정권의 모든 인프라 시설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아흐마드 하그탈라브 이란 혁명수비대 핵 안보 담당 사령관은 현지 언론에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게 되면 그들의 핵시설도 첨단 무기로 고스란히 보복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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