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달새 삼성증권 단타로 138억 차익…배당금 420억도 수령

조회 3,0972025. 2. 17.
/그래픽=임초롱 기자

삼성증권의 최근 실적발표와 배당 의결을 앞두고 주가가 횡보하는 사이 국민연금이 단타로만 100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삼성증권이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 이후 배당 의결을 단행, 국민연금은 400억원대 배당수익까지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현금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를 폐쇄한 뒤 지난달 설연휴 직전 이사회를 열고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의 현금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한 달 동안 장내 매매로 삼성증권 지분율을 13.45%에서 13.08%로 0.37%p 축소시켰다. 보유주식수를 보면 1200만9914주에서 1168만3310주로, 32만6604주를 순매도했다.

매매거래 관련 세부내역을 보면 국민연금은 신정과 설연휴를 제외한 18거래일 모두 하루도 빠짐없이 삼성증권 주식 거래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17일 하루만 매도거래를 진행했던 점을 제외하고 모두 당일날 매수와 매도 거래를 반복했다.

취득 및 처분 단가를 단순 계산해보면 지난달 192억원에 43만5173주를 매입하면서 평균 취득단가 4만4082원을 기록했다. 매도물량의 경우 보유 주식 76만1777주를 330억원에 내던지면서 평균 처분단가는 4만3320원을 나타냈다. 이로써 138억1700만원 규모의 매매차익을 거둔 것이다.

이 기간 삼성증권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4만3050원에 출발해 4만2000원대까지 내려왔다가 지난달 31일 4만5600원을 기록하는 등 4만원대 중반을 오르내렸다. 삼성증권은 아직 정관 변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금 배당을 위한 기준일을 먼저 설정하고, 지난해 말 주주명부를 먼저 폐쇄했다. 이에 따라 1월 초에는 예년처럼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주가를 짓눌렀다. 여기에다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와 함께 설연휴 기간 긴 휴장을 앞두고 시장의 투자심리 역시 관망심리가 짙어지기도 했던 시기다.

결국 국민연금은 매도물량을 쏟아내기 직전 보유 기준으로 삼성증권 배당금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3500원씩 총 3126억원을 배당하기로 의결했다. 2021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보유했던 수량에 단순 곱하면 총 420억원의 배당수익이 추산된다.

이와 함께 삼성증권은 최근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자기자본 8조원 달성 후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을 50%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중장기 주주환원책도 내놓았다. 삼성증권 계열사인 삼성화재가 먼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발표한 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간 지배구조에 소폭 변화가 예상되는 데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서 삼성증권의 주가 역시 시장에서 긍정적인 기대감을 받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는 52주 신고가(5만700원)에 근접한 4만91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삼성증권 보유주식을 전량 매도한 게 아니어서 보유자산 평가이익도 오르는 셈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개별 종목에 관해 왜 사고 팔았는지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며 "이번 삼성증권 거래내역 역시 세부적으로는 국민연금만의 투자전략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장기투자를 지향하고 허용된 위험한도 안에서 기금의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원칙은 모든 종목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국민연금의 삼성증권 주식 매매거래 세부내역 /자료=금융감독원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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