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101㎡ 아파트가 16억원에 경매 나오자 벌어진 일

기로에 선 부동산 시장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과도하게 오른 집값에 대한 피로감, 금리 급등이 원인이다. 전국적인 집값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자칫 실물 경제 위기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조금씩 시장 분위기가 살아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근거가 있는 얘기인지 알아봤다.

◇아파트 매매거래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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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1월 들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절대적인 거래량 자체는 아직 많지 않지만 매수 심리가 바닥을 찍고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729건으로 전월(559건) 대비 170건(30.4%) 늘었다. 아파트 실거래 신고 기한은 계약 후 30일이기 때문에 11월 거래가 모두 반영된 통계다.

서울 아파트 월별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1000건을 밑돌았다. 7월 639건, 8월 669건, 9월 608건으로 600건대를 기록하다 10월엔559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금리로 주택 수요가 급감한 여파다.

그러다 11월 들어 700건을 넘었다. 정부가 거래 회복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으면서 11월 거래량이 소폭 회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9억원 이하 주택 매입시 연 4%대 금리로 5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시행하기로 했고, 2주택자 종부세 세율을 1주택자와 동일하게 매기는 세법 개정안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했다.

서울 내 규제지역도 대거 해제됐다. 서울 송파구에서 영업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까지 매수 수요는 없지만 급매물들이 어느정도 정리되면서 매도 호가가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경매 조금씩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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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출 금리 급등 여파로 주택 수요가 끊기는 상황에서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 일부 매물이 새로운 주인을 찾는 데 성공하고 있다. 가격은 낮다. 대부분 최초 입찰 시작 가격에 비해 30~40% 정도 떨어진 금액에 낙찰되고 있다. 2019년 하반기의 시세와 비슷한 수준이다.

29일 법원경매 정보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6일 경매를 진행한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면적 101㎡ 입찰에는 19명이 참여했다. 이 매물의 최초 감정평가액은 26억2000만원이었는데 입찰자가 없었다.

이후 두 차례 유찰되면서 16억7680만원(최초 가격의 60% 수준)까지 떨어지자 사람들이 몰렸다. 낙찰자는 최저 입찰가보다 약 2억원 높은 18억6892만원을 써서 당첨됐다. 최초 감정가보다 약 7억5000만원 저렴하다. 이 가격은 2019년 8월 실거래가(16억8000만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현재 같은 면적 매물의 최저 호가는 23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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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진행된 마포구 성산시영 47㎡ 경매도 13명이 참여해 경쟁했다. 마찬가지로 최초 감정가 10억4000만원에서 3회 유찰되면서 최저 입찰가격이 5억3248만원까지 떨어졌고, 6억3699만원에 낙찰됐다. 15일 진행된 강남구 청담자이 49㎡도 3명이 경쟁해 최초 감정가 21억원보다 2억2000만원 내린 18억7999만원에 낙찰됐다.

아파트 경매는 대체로 시세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되고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주택 시장 선행지표로 통한다. 서울의 경우 경매에서 한 차례 유찰될 때마다 20%씩 감정가가 내려간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통상적으로 2회 이상 유찰되면 가격적으로 매력이 있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일부 움직이게 된다”며 “서울 내 다른 지역의 아파트 매물들도 몇 번 유찰되면 응찰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시장 회복 전망으로 보기엔 섣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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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경매 시장의 이런 움직임을 침체된 주택 시장 회복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금리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현금 부자가 아니고서는 집값이 떨어졌다 하더라도 섣불리 움직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진 주택 거래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출금리가 연 6~7%대에 달하고 있어 거래량이 소폭 반등하더라도 평년 수준까지 회복되긴 어렵고, 가격 역시 오름세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고금리 부담과 경기 위축 우려가 크기 때문에 주택 거래나 가격 모두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아직 금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이 같은 경매 시장의 분위기가 전반적인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영지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