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이 사업] 부모 소득 안 본다…포항 ‘천원주택’ 확대

김웅희 기자 2026. 2. 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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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유출 막기 위한 승부수 월 3만 원 임대주택 운영
독립 꿈꾸는 청년들 몰려…지난해 천원주택 청약 경쟁률 8.5대 1
2026년 포항시 천원주택 예비입주자 모집 포스터.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월 3만 원으로 입주할 수 있는 '천원주택'을 내놨다.

하루 임대료로 환산하면 1천 원 수준으로, 이름도 여기서 유래했다.

포항은 최근 몇 년 사이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됐다. 2015년 51만9천600명이던 인구는 2020년 50만2천900명, 2022년 49만6천60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48만 명대까지 내려갔다. 이 같은 인구 감소는 철강산업 침체와 맞물리며 청년층 유출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최근 5년 간 20~30대 순유출 인원만 7천 명이 넘는다.

포항시는 청년층 이탈의 주된 원인으로 '주거 불안'을 꼽았다.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인구 유출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전국 기초지자체 중 처음으로 '천원주택'을 도입했다.

천원주택은 LH가 매입한 원룸과 빌라 등 공공매입 임대주택을 시가 다시 임차해 재임대하는 구조다. 전용면적은 33㎡ 안팎이다. 월 임대료는 17만 원 수준이나, 이 중 대부분을 시가 부담해 입주자는 월 3만 원만 내면 된다. 입주 대상은 19세 이상 45세 이하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다. 계약 기간은 2년, 조건을 충족할 경우 한 차례 연장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천원주택은 지난해 첫 공급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100가구 모집에 854명이 신청하며 평균 경쟁률 8.5대 1을 기록했다. 청년주택 부문 경쟁률은 10대 1을 넘어섰다. 접수 현장에는 포항 거주 청년뿐 아니라 타 지역 거주자도 다수 몰렸다.

입주자 구성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실제 입주 세대의 약 20%는 타 시·군에서 포항으로 전입한 청년이었다.

지난해 천원주택에 입주한 한 청년은 "고향은 대구지만 군 전역 후 곧바로 포항에서 일하게 되면서 원룸 월세가 큰 부담이었다"며 "천원주택 덕분에 월세가 예전의 10% 수준으로 줄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포항시는 2026년 천원주택 입주자 모집에 나선다. 올해 모집에서 가장 큰 변화는 입주 기준 완화다. 기존에 적용되던 부모의 소득·재산 기준을 배제하고, 신청자 본인의 소득과 재산만으로 선발한다. 사회 초년생들이 부모 소득 기준에 막혀 신청조차 못했던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모집 규모는 지난해와 같은 100호다. 지원 대상은 19세 이상 45세 이하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이며,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접수는 오는 3월 5~6일 이틀간 포항시 주거복지센터에서 진행된다.

선발 구조도 일부 조정됐다. 1순위 저소득층 20%, 2순위 일반 청년 80%로 재편해 일반 청년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 가운데 40%는 관외 거주 청년에게 배정해 외부 인구 유입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올해 청약에 나설 예정인 염모(26·울산시)씨는 "부모님은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지만, 내 생활을 내 힘으로 꾸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포항에서 제빵 기술을 배우면서 독립의 첫 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천원주택은 단독 정책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청년 1인 가구 이사비·중개수수료 지원, 민관 협력 집수리 사업 등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주거비뿐 아니라 생활 전반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취지다. 주거 지원은 취업·창업 정책과도 연계된다. 청년이 포항에 머무르며 생활할 수 있는 정착 생태계 조성이 목표다.

시는 구도심의 장기 공실 건물과 빈집을 활용해 창업 인큐베이팅 레지던스와 신산업 인력 양성 교육센터를 조성했다. 복합 예술촌과 창작 레지던스를 통해 문화 기반 일자리 창출에도 나서고 있다. 일부 공간은 도심 대학 캠퍼스와 연계해 교육·연구 기능을 수행한다.

도심 게스트하우스와 청년 운영 숙박시설을 조성해 관광·문화 산업과 청년 창업을 연결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는 이러한 일련의 정책을 '포항형 주거복지 사다리'라는 이름으로 묶었다. 생애 주기별 공공임대주택을 단계적으로 공급해 주거 불안에 따른 도시 이탈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천원주택은 또한 일회성 정책이 아니다. 매년 100호씩 공급되면서 2029년까지 총 500호로 확대될 예정이다. 올해 모집의 최종 당첨자는 소득·재산 조사 등 검증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24일 발표된다.

김복수 도시안전주택국장은 "청년들이 포항에서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주거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지난해 9월 포항형 천원주택 예비입주자 모집 현장. 포항시 제공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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