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줄고 생산 늘고…"신차 대기 없어요"
할부금리 올라 구매 포기 속출
GV80 대기 30개월서 8개월로
아이오닉5는 6개월까지 줄어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1년 걸려
업계, 대기고객에 OTT 서비스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신차 구매 계약을 걸어뒀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한때 2년 안팎에 이르렀던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은 이달 기준 1년 내외로 줄었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차종에 따라 수십 개월에 달하던 출고 대기 기간이 올해 들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는 지난해 12월 2.5 가솔린 모델 기준 출고 대기 기간이 11개월에 달했지만, 이달 기준으로는 5개월 수준으로 줄었다.
대표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의 출고 대기 기간은 작년 말 12개월에서 이달 6개월로 줄었다. 기아 K5(1.6T 가솔린 모델 기준)의 출고 대기 기간도 같은 기간 9개월에서 4개월로 줄었다.
이처럼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공급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연 2~3%(36개월 기준) 수준이던 신차 할부 금리는 현재 8% 내외로 뛰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계약 시점이 아닌 출고 당시 고정금리로 정해진다. 지난해 신차 구매를 계약했다가 올해 차량을 인도받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이자 부담이 3~4배 커져 실제 구매 가격이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부동산 관련 대출 등 기존 대출 이자가 늘어나고, 주식시장 침체로 금융자산 가치가 줄어들면서 개인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렌터카 업체 등 법인 소비자들의 구매 계약 취소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줄어들고 있는 요인이다. 자동차 판매 영업점 직원 A씨는 "렌터카 업체가 대량으로 차량을 발주한 뒤 할부 금리가 부담된다면서 계약을 파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완화에 따라 생산 차질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도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짧아지는 이유로 꼽힌다.
다만 하이브리드 모델 등 인기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은 여전히 1년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 대기 기간은 지난해 12월 20개월 이상에서 이달 14개월로 줄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도 같은 기간 18개월에서 16개월로 2개월 단축되는 데 그쳤다.
소비자 입장에서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소식이지만 완성차 업체 분위기는 다르다. 완성차 업체는 대기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기아는 신차 출고를 기다려준 이들을 위해 고객 보답 프로그램 '기아 베네핏 플러스'를 올해 말까지 운영한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지니', 방송·영화·해외 시리즈 등 영상 콘텐츠 서비스 '웨이브' 등을 제공한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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