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5년 3월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인터배터리(InterBattery)에서 소개된 최신 배터리 기술들은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기술 트렌드를 보여주었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혁신에 대한 소개와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배터리 시스템의 다양한 소개는 많은 흥미를 끌었다.
가장 중요한 차세대 배터리인 고체 전해질 배터리는 안전성과 고밀도 에너지 저장 측면에서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가지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중요한 제품이다. 기존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여 안전성을 대폭 향상시키며, 결과적으로 열폭주나 화재 등의 위험을 크게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2~3배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수 있어, 같은 무게만큼의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고체 전해질 배터리의 양극재 및 고체 전해질 샘플을 전시하며 차세대 제품을 적극 소개하였다. 다만, 아직 대량 생산을 진행할 수 있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배터리 팩을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한 배터리 시스템 수준의 기술 개발들도 주목을 받았다. 기존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배터리 셀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전압, 전류, 온도 등의 측정 케이블과 커넥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배터리 팩 내부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고, 공간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 BMS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이 기술은 각 배터리 셀에 무선 칩을 부착하고, 해당 칩이 수집한 정보를 모듈의 안테나를 통해 BMS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배터리 팩 내부의 복잡한 배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무선 BMS에 추가로 셀 단위의 전류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된다면, 배터리 셀들의 이상을 진단할 수 있는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도 있게 될 것이다.
또, 무선 BMS의 도입은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케이블과 커넥터가 필요 없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대신 배터리 팩의 공간 효율성과 냉각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더 나아가, 무선 칩을 통해 배터리 셀의 생산 공정, 원산지, 사용 기간, 재활용 가능성 등의 이력 정보를 쉽게 관리할 수 있어 배터리의 전 생애 주기 데이터를 관리하는 '배터리 여권' 시스템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셀투팩(Cell to Pack; CTP) 기술은 기존의 셀-모듈-팩으로 구성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배터리 셀을 직접 팩에 통합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셀 간의 연결부, 모듈 케이스, 냉각 시스템과 같은 비활성 구성 요소를 최소화함으로써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배터리 셀을 배치할 수 있게 하므로 배터리 팩의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키게 된다. CTP 기술을 적용한 배터리 팩은 기존보다 15~20%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그 결과,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CTP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은 생산 공정의 간소화와 비용 절감이다. 중간 모듈 단계가 생략되면서 배터리 팩의 제조 복잡성이 줄어들고, 부품 수가 적어져 생산 효율성이 향상된다. 이를 통해 제조 비용이 절감되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도 강화된다.
배터리 기술의 혁신은 전기차 시장을 지속적이고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2025년 인터배터리에서 확인된 기술들은 이 혁신의 중요한 출발점을 보여주었다. 고체 전해질 배터리, 무선 BMS, CTP 기술들과 함께, 이 지면에서는 자세한 소개는 못 하였지만, 일차적으로 전기차에서 사용되었던 배터리들의 재사용 및 재활용에 대한 기술들은 전기차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며 지속가능한 전기차 산업을 완성시키는 중요한 기술들이다. 이들이 결합되면 전기차는 더 저렴하고, 더 안전하며, 더 긴 주행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향후 수년 내에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과 동등하거나 더 우수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기차 보급의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하며, 교통 시스템에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전기차 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전력망 안정화, 재생 에너지 통합 등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속가능한 미래 기술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며 발전하고 있는 친환경 배터리 기술이 모든 인류에게 행복한 내일을 가져다 주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