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자전거 타는데 다짜고짜 날아차기… 30대 남성의 변명은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을 향해 날아차기를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가해 남성은 자전거 운전자들이 비켜주지 않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발로 찼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지만, 블랙박스 영상에는 보행자도로를 침범하지 않고 멀쩡히 달리는 자전거에 남성이 돌연 다가가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3일 30대 남성 A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일 오후 2시25분쯤 동작구 노들역 한강대교 아래 전용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 20대 남성과 50대 남성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들을 향해 비켜달라 손짓했는데 이들이 비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범행했다고 주장 중이다.
다만 당시 상황이 담긴 자전거 블랙박스 영상에는 A씨 주장과 다소 상반되는 모습이 담겼다. 50대 피해자 B씨가 JTBC ‘사건반장’에 제보한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피해자가 자전거도로에서 보행자도로를 침범하지 않은 채 정상적으로 주행하고 있는데 다짜고짜 다가와 발길질했다. 오히려 A씨가 보행자도로에서 자전거도로로 넘어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20대 피해자 C씨 역시 충돌 가능성이 거의 없었는데도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고 했다. C씨는 “인도랑 자전거도로 사이 선을 넘지도, 밟지도 않았는데 A씨가 점프해서 제 오른쪽 가슴과 쇄골 쪽을 발로 찼다”며 “그래서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넘어졌는데, A씨는 뒤도 안 돌아보고 걸어가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A씨 공격으로 머리부터 땅에 떨어졌다. 헬멧을 안 쓰고 있었으면 큰일 났을 것”이라고 했다.
C씨는 유튜브에 올라온 사건 영상 댓글을 통해서는 “피해자 조사받으러 가는데 강력 처벌 받도록 하겠다”며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반드시 블랙박스 장착하셔라.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했다.
A씨는 범행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되레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A씨는 경찰에게 “제가, 제가 피해자인데요!”란 말을 반복했다. 경찰이 ‘발로 찬 사람이 누구냐’라고 묻자, A씨는 당당한 목소리로 “그게 저예요”라면서도 “발로 차긴 했는데 제 앞으로 와서 찼다”고 했다. “비켜달라고 했는데 이쪽으로 바짝 붙어서 와서 제가 발로 깠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현재 B씨는 부상이 심해 직장도 그만둬야 하는 상태라고 한다. B씨 아내는 “쇄골 골절이 생각보다 너무 심해서 철심을 밑에 하나를 더 댔다”며 “6개월~1년을 유지해야 하고, 유지하는 동안은 팔을 90도 이상 들 수 없다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랑이 요리사인데, 직장에서도 오래 기다려줄 수 없어 퇴사 쪽으로 이야기 중이다”라고 했다.
현재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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