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투신 방지책이 갓길 드럼통?…안전사고 우려도

최은지 2022. 11. 2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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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찾은 인천시 중구 인천대교 일부 갓길에는 드럼통이 늘어서 있었다.

인천대교 운영사가 잇따르는 투신 사고를 막고자 4천만원을 들여 드럼통 1천500개를 대교 갓길에 설치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영종 지역 인터넷 카페에서도 '차가 고장나 인천대교 갓길에 정차한 경험이 있는데 그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거나 '차량을 댈 공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드럼통으로 투신을 어떻게 막느냐'는 등의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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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안전시설 시급한데…예산·교량 안전성 확보 난제
인천대교 갓길에 설치된 드럼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지난 18일 찾은 인천시 중구 인천대교 일부 갓길에는 드럼통이 늘어서 있었다.

전체 21.4㎞ 구간 중 양방향 각 3㎞ 구간에 놓인 드럼통은 모두 줄로 매여 있어 해당 구간에는 주차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드럼통이 없는 바로 옆 갓길에는 차량을 쉽게 댈 수 있었고, 드럼통 사이로 대교 난간 쪽에 다가가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갓길 주정차 금지'나 '폐쇄회로(CC)TV 촬영 중'이라는 경고 문구가 대교 곳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기자가 드럼통 바로 옆에 차를 대고 둘러보는 동안 별다른 제지는 없었다.

인천대교 운영사가 잇따르는 투신 사고를 막고자 4천만원을 들여 드럼통 1천500개를 대교 갓길에 설치했으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드럼통이 설치된 일부 구간은 통계상 투신 빈도가 가장 높은 사장교와 접속교 일대다.

대교에서 발생하는 투신 사고는 통상적으로 갓길에 차량을 주차한 뒤 발생하기 때문에 주차 자체를 막으려는 취지다.

이에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갓길에 드럼통을 놓을 경우 2차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갓길은 위급 상황 때 사용하기 위한 도로인데 이 길을 막으면 사고가 났을 때 방법이 없다"며 "게다가 일부 구간에만 드럼통을 설치한다고 투신 예방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영종 지역 인터넷 카페에서도 '차가 고장나 인천대교 갓길에 정차한 경험이 있는데 그에 대한 대비책이 있느냐'거나 '차량을 댈 공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드럼통으로 투신을 어떻게 막느냐'는 등의 의견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020년 보건부와 한양대 산학협력단의 '교량 자살예방 시설 권고안 개발 연구'에서는 투신 시도가 많은 교량의 경우 최소 2.8m 이상 높이 난간, 회전체·철침 형태의 난간 상부, 인공지능 폐쇄회로(CC)TV, 상담전화 등을 설치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놓기도 했다.

서울 마포대교는 기존 1.5m 높이 난간 위에 1m 높이 롤러식 난간을 추가로 설치한 뒤 투신 시도가 26.5% 감소했다. 창원 마창대교도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한 이후 투신 시도 건수가 절반 넘게 줄었다.

인천대교 측은 그러나 교량 안전성과 예산 문제로 추가적인 안전시설 설치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검토 중인 가장 유력한 안은 추락 방지망 설치인데 예산 50억∼7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바람에 의한 진동 정도를 확인하는 풍동(風洞) 실험으로 교량 안전성도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 추락 방지망이 설치된 대구 강창교를 염두에 두고 대책을 고민 중"이라며 "결국 인천대교 운영사는 운영 주체이지 소유주는 아닌 만큼 정부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2009년 개통한 인천대교에서는 지난 14일까지 모두 65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해 54명이 숨졌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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