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새로운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미국 공장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처음으로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 GM의 전략 변화가 불러온 배터리 시장 재편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삼원계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로 전환을 요구한 것이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이다. GM은 쉐보레 볼트, 에퀴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등 4개 차종에 LFP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삼원계 배터리보다 20~30% 저렴한 LFP 배터리로 교체하면 차량 가격을 대당 6000달러 이상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화로 약 800만원에서 1400만원 수준의 가격 인하 효과를 의미한다.
▶▶ 한국 배터리 업계의 첫 전기차용 LFP 생산 도전
삼성SDI는 2027년 완공 예정인 미국 인디애나 합작공장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라인을 도입한다. 당초 니켈이 80% 이상 들어간 삼원계 배터리만 생산하도록 설계됐지만, LFP 배터리도 병행 생산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도 GM과 합작한 테네시주 공장의 일부를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기존 삼원계 니켈·코발트·망간(NCM) 라인을 LFP 라인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 중국 견제 속 새로운 기회 창출
미국이 중국 자본 지분율 25% 초과 배터리 합작사를 '외국우려기업'으로 지정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도 한국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GM 경영진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중국 소재와 부품을 가능한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LFP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을 배제하고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 ESS 시장까지 확장하는 전략적 포석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중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 대규모 양산 체제를 가동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전기차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ESS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ESS 시장 규모는 2023년 185기가와트시에서 2035년 1232기가와트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배터리 시장의 새로운 판도 변화
업계에서는 GM의 결정을 계기로 포드, 스텔란티스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LFP 전환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는 삼원계, 중저가 전기차는 LFP로 미국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 21개 중 전기차용 LFP 생산 시설을 갖춘 곳은 현재 한 곳도 없어, 한국 업체들이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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