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지구 반대편 소년들의 혹독한 생존기

▲ 영화 <이오 카피타노> ⓒ (주)팝엔터테인먼트

세네갈 다카르에 사는 10대 소년이 돈을 벌기 위해 유럽으로 밀입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이오 카피타노>가 지난 8월 7일 개봉했습니다.

<고모라>(2008년)와 <리얼리티: 꿈의 미로>(2012년)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신작인 <이오 카피타노>는 그동안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불법 이주민들이 처한 현실과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불법 이주민들의 사회적 문제를 담아냈는데요.

<이오 카피타노>는 지난해 열린 80회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신인배우상(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을 받았고, 올해 열렸던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후보에 지명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 세네갈에 사는 순수한 10대 청년 '세이두'와 '무사'는 오로지 가수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인 다카르를 떠나 이탈리아행을 결심하죠.

그러나 수도에서 벗어나 국경 인근에 도착한 순간부터 떠나기 전에는 미처 몰랐던 현실의 벽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자신이 사는 곳 외에는 무지한 이주민들을 온갖 협박과 약탈, 고문, 인종차별 등으로 좀 더 나은 삶을 꿈꾸던 사람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죠.

영화에서는 발바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걷다가 목이 말라 죽는 여성, 리비아 군인들 몰래 돈을 숨겼다가 감옥으로 끌려가는 사람들, 고문실에서 고문을 당하다 끝내 사망하는 남성 등 실제 이주민들의 비참하고 처절한 삶을 꽤 직설적으로 담았는데요.

영화 후반부에는 수많은 역경을 딛고 드디어 지중해까지 나아간 주인공 '세이두'에게 열여섯의 어린 나이지만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을 이끌며 위험한 상황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 '캡틴'의 임무까지 주어지게 되고, 끝난 줄 알았던 고난의 끝에서 다시 한번 현실의 벽과 마주하게 되죠.

이렇듯 <이오 카피타노>는 이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차별과 인권 침해를 강조하고, 그들이 겪는 극심한 고통을 그들의 입장과 시선으로 보여주면서 국제 사회가 '불법 이주'라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음을 지적합니다.

하지만 <이오 카피타노>는 밀입국의 현실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지만, 한 편으론 가수가 되고 싶은 소년들의 우정 어린 로드무비이며, 마음의 풍경을 비현실적 이미지로 풀어낸 판타지이고, 플롯 안에 또 다른 플롯들이 삽입된 액자식 동화이기도 한데요.

소년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평범한 '꿈'을 찾아가는 내용이라는 점이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납득시킬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죠.

한편, 지난 8월 6일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 '라이브러리톡'에 참여한 배우 한예리는 "많은 부분 배를 타고 시칠리아로 향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불법 이주민들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예전에 찍었던 <해무>(2014년)라는 작품 생각이 많이 났다. 배의 엔진룸은 잠깐 있기도 어려운 공간이라 촬영 때 매우 힘들었던 기억인데, 이곳에서 몇 날 며칠을 버티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같이 고통스러웠다"라고 회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5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