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신발’ 어그·호카 인기에 데커스 아웃도어 호실적, 전망은? [넘버스 투자생각]
👟 당신에게 들려줄 이야기
· 데커스 아웃도어의 성장 스토리
· 수요 강세에 호실적 달성
· 월스트리트 평가· 추가 성장 전망
01.
‘못생긴 신발’ 어그와 호카로 성장한 데커스 아웃도어
데커스 아웃도어는 약 50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의 신발 및 의류 생산업체입니다. 1973년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서 플립플랍 샌들 생산업체로 시작했습니다. 1985년에 스포츠 샌들 브랜드인 테바와 생산 및 유통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제품군을 처음으로 확대했고 2002년에 테바의 특허, 상표를 포함한 자산을 인수했습니다.
1993년에 나스닥에 상장한 후에는 호주 부츠 브랜드인 어그, 러닝화 브랜드 호카 오네오네, 캐쥬얼 신발 브랜드 사눅과 샌들 브랜드인 쿨라부라를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데커스 제품은 50여개국에 진출했으며 자체 매장, 웹사이트, 일부 온라인 플랫폼, 백화점과 신발 전문매장에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데커스의 주력 브랜드는 어그와 호카입니다. 두 브랜드 모두 처음에는 특유의 디자인 때문에 ‘광대 신발’, ‘어글리 슈즈’로 불리기도 했지만 수년에 걸쳐 성능이 검증되고 철저한 재고 관리로 희소성을 유지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어그는 1978년에 호주 출신 서퍼인 브라이언 스미스가 캘리포니아에서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스미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소재인 양가죽으로 서핑 후 발의 보온성을 유지하면서도 편안한 신발을 만들고자 했고 그 결과 어그가 탄생했습니다. 그 후 어그는 서퍼들 사이에서도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데커스는 1995년에 어그를 인수했습니다. 이후 어그는 비교적 느리게 성장했고 회사의 대표 브랜드가 되기까지는 10여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3년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쇼에 등장한 후입니다. 이후 케이트 모스, 패리스 힐튼 등 당시 탑스타들이 어그를 신으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듬해인 2004년에 방영된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주인공인 배우 임수정이 신으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후 어그의 인기는 시들해졌지만 최근 Y2K(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유행한 밀레니얼 패션) 트렌드와 함께 다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데커스는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여러 전략을 펼쳤는데요. 높은 통굽의 플랫폼 부츠를 포함해 새로운 제품 라인을 선보였고요. 또 겨울에만 신을 수 있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봄·가을용 신발과 여름 샌들 등의 신제품도 출시했습니다.
이 밖에도 인플루언서와 블레이크 라이블리, 지지 하디드, 카디 비와 같은 톱스타들과의 협업을 통해 주요 제품 노출을 극대화한 것은 물론이며 뉴욕의 유명 가방 브랜드 텔파를 비롯한 인기 브랜드와 콜라보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또 다른 ‘못생긴 신발’인 크록스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유명 연예인과 파트너십을 진행했던 것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데커스의 또 다른 대표 브랜드는 러닝화와 등산화를 판매하는 호카 오네오네입니다. 호카 오네오네는 뉴질랜드 마오리어족 언어로 ‘지구 위를 날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 출신인 니콜라스 메무드와 장루크 디아드가 2009년에 설립했습니다.
이 둘은 내리막길을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신발을 디자인하고자 했고 그 결과 두꺼운 쿠션과 오버사이즈의 아웃솔을 특징으로 한 러닝화를 만들었습니다. 초기에 호카는 일반 운동화에 비해 넙적한 디자인 때문에 못생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호카가 후원한 마라톤과 트레일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일반인과 러닝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발이 편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호카의 연간 매출은 데커스에 인수됐던 지난 2012년만 해도 약 300만달러였습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매출을 고려했을 때 규모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약 10년 후, 지난 2023 회계연도 호카의 매출은 14억1000만달러까지 성장했습니다. 전년 대비로도 59% 증가했습니다. 월가에서는 호카의 2024 회계연도 매출이 18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6년 전까지만 해도 호카가 데커스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10% 미만이었지만 이제는 약 40%에 달합니다.
1. 월스트리스트저널은 호카 경영진이 지나치게 빨리 성장하려하기보다 직관적이지 않은 비즈니스 전략을 활용해 속도를 조절하면서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2. 월가는 호카의 2024년 회계연도 매출이 18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봤는데요. 6년 전까지만 해도 데커스 매출에서 10% 미만이었던 호카 비중은 이제 약 40%에 달합니다.
3. 데커스의 사상 최대 실적은 어그와 호카 브랜드의 성공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0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는데요. 데커스의 호실적은 스케처스, 나이키와 같은 경쟁사가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