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슬림한 스피커 - Fyne Audio Vintage Classic X 스피커


오디오에 대한 사용자의 취향이나 선호도를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크게는 2가지로 나뉜다.

강력하고 짜릿한 음질인가?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질인가?
정교하고 깔끔한 음질인가? 나긋하고 감미로운 음질인가?
저음이 단단하고 빠른 음질인가? 저음이 풍부하고 웅장한가?

이것만 확인해 보고 스피커를 선택하더라도 실패율을 확실히 낮추고 성공률을 70~80% 이상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대표적인 하이엔드 사운드이면서, 아무리 고해상력이면서, 아무리 광대역을 잘 재생하는 스피커라고 하더라도 마음에 안 들어하는 유저들이 꽤 있다. 그러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는 대체로 오디오적인 사운드보다는 음악적 분위기를 잘 유지해 주고 포근하고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기는 바란다.음색의 촉감이 부드럽고 감로워야 되며 저음은 그 양감이 적은 것보다는 많고 풍부해야 된다.

저음의 양감이 많고 풍부해야 되지만, 그게 부담스럽거나 부밍이 발생해서는 안되고 저음도 지극히 근사한 톤이어야 되며 부드럽고 감미로워야 된다. 대체로 연배가 어느정도 있는 분들 중에서 이러한 취향을 가진 분들이 많으며, 젊은 분들 중에서도 오디오 마니아적 성향보다는 음악 자체를 오랫동안 길게 즐기는 분들은 이런 취향인 경우가 더 많다.

필자는 그러한 스피커 중에서 부피가 제법 되면서 1000만원 미만에 가장 적합한 스피커가 어떤 것이 있을지 오랫동안 찾아왔었다.


이미 결정되어 있다

Fyne Audio Vintage Classic X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다. ‘그래서 어떤게 제일 좋습니까?’ , ‘그게 더 좋습니까?’ , ‘그러면, 그거 사면 되는겁니까?’ 나는 그에 대해서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는 편이다. 가장 완벽한 만족을 위해서는 가장 좋은 제품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기 이전에 자신의 취향과 환경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객관적 음질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존재하더라도 그 객관적 음질과 무관하게 본인의 취향과 환경에 따라 선호도와 만족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너무나 비일비재하다.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이미 만족할 수 있는 제품과 그렇지 못할 제품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 편이다. 뭔가를 마시고 싶을 때, 탄산음료를 먼저 찾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이 익숙한 사람은 왠만해서는 탄산음료를 안 마실 것이다. 종종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하다보면, 설탕이나 우유 같은 음식을 절대로 먹어서는 안되는 독약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다. 오디오에도 그런 편견이나 왜곡된 정보들도 많다. 정확하게는 왜곡된 정보라기 보다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제품이 있는 것이다.

과거의 전통에만 머물러서도 안되고, 현대의 기술만 우선해서도 안된다

이 스피커의 디자인은 클래시컬 하다. 이름도 클래식 시리즈다. 누가 보더라도 이 스피커보다 더 클래시컬한 디자인은 찾기 힘들다. 동일 브랜드의 상위 기종인 빈티지 시리즈 혹은 유사한 브랜드의 가장 클래시컬한 제품정도라야 비슷한 디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스피커는 디자인과 만들어진 방식을 보고 어느정도 음질이나 추구하는 방향을 유추할 수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것도 대략 70~80% 정도 유추가 될 것이라고 판단된다. 나머지 20~30%는 결국 여러가지 매칭으로 사용해 봐야 알 수 있다.

그런데 분명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을 추구하기 마련이며, 화려하며 반짝거리고 현대적인 디자인에 금속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스피커일수록 정교하고 선명하며 단단하고 짜릿한 음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파인오디오는 클래시컬한 음을 추구하면서도 현대적인 기술이 더해진 제품이다. 과거에 통울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소프트한 진동판 재질을 사용하는 스피커들은 대부분 풍성하면서도 부드러우면서도 넉넉하고 진득한 음을 냈었다. 반대로 음의 정교함이나 투명함이나 각 대역의 정확한 스피드감은 아주 꽝이었다.

그런데 파인오디오는 음악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음의 유연성과 풍부한 하모닉스는 최대한 살리고, 음의 딱딱함이나 경직됨, 자극과 거친 느낌은 최대한 배제하는 음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절대로 과거의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스피커들처럼 저음이 벙벙거리거나 중음의 답답한 음을 내는 스피커는 아니다. 현대 스피커에서 중요시 여기는 각 대역별 스피드와 해상력의 표현도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설계법을 선택하고 있다.

일단 스피커가 꽤나 무겁다. Vintage Classic X(빈티지 클래식 10)은 10인치 우퍼 유닛을 탑재하고 있는 스피커이면서 무게는 45.2kg 이다. 우퍼유닛이 크기는 하지만, 키가 91.8cm 로 별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45.2kg 이라는 무게는 이러한 디자인의 스피커로는 꽤나 무거운 무게다. 참고로 이보다 더 큰 12인치 우퍼 유닛을 탑재한 JBL 이나 하베스, 그라함, 리바이벌오디오 등의 무게가 30kg 대이며, 무려 15인치 우퍼 유닛을 탑재한 클립쉬의 스피커가 43.4kg 이다. 파인오디오 클래식10 은 그 모든 스피커들보다도 더 무겁다.

스피커가 무겁다는 것은 강력한 앰프를 사용하거나 혹은 한계치의 강력한 음을 재생해야 될 때, 불필요한 통의 진동에 대해서 잘 버텨준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하이엔드 스피커들에게 요구되는 조건이기도 하다. 스피커가 가벼우면 그 한계상황에서 왜곡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디자인의 스피커들은 스파이크도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파인오디오에서 제공하는 스파이크는 바늘처럼 얇은 스파이크가 아니라 삼각형 형태로 견고하게 만들어진 스파이크를 제공한다. 바닥면이 넓은 스피커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운드를 재생하고 공진을 줄이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액세서리다. 이러한 견고한 액세서리를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것도 제작사가 이 스피커를 어떠한 방향으로 음질을 만들어 갈려는 것인지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우퍼 유닛의 엣지 부분에 주름도 왜곡을 줄이고 정확한 음을 내기 위한 설계법이다. 주름이 없으면, 엣지에서 발생하는 진동의 흐름이 계속 옆으로 전달이 되는데, 주름을 만들어 줌으로써, 그 진동이 덜 전달되고 정확한 작동을 할 수 있게 된다.동축 유닛이긴 하지만, 기본적인 세팅 자체도 고해상력의 재생에 맞춰진 듯 하다.

다만, 계속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확실히 다른 선명한 음을 추구하는 현대적인 디자인의 스피커에 비해 확실히 음의 유연성이나 하모닉스가 풍부하게 재생된다. 소리를 딱딱 끊어서 재생하고 중저음을 무겁게 재생하는 다른 현대적인 디자인의 스피커에 비해 한결 더 유연하고 한결 더 촉촉하며 한결 더 딱딱하지 않으면서 하모닉스 표현력은 더 풍부한 음을 재생하는 것이다.

파인오디오의 제작진은 과거 구형 스피커들의 음질이 듣기에 편안하고 부드럽고 풍성한 것은 좋았으나, 해상력이 떨어지고 불분명한 저음으로 인해 답답하게 들리고 각 대역의 표현이 정확한 음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던 점을 개선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파인오디오의 스피커들은 대부분 한결같이 생생하고 촉촉하며 하모닉스가 풍부한 음을 재생한다. 표현력의 양 만큼은 많은 것이다. 표현력의 양이 많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해상력이 좋다고 해석해도 별로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하모닉스는 좀 더 풍부하게 조절하기 위한 두개의 조절 레버가 있다. 하나는 ENERGY 조절 레버이고, 다른 하나는 PRESENSE 조절 레버다. ENERGY 를 조절하면 중고음역대의 톤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해서 이것을 앰프의 볼륨과 함께 적절히 조절하면, 전체 음조가 낮은 음이 되기도 하고 밝고 높은 음이 되기도 한다. 아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는 높여주면 되고 넓은 공간에서는 낮춰주면 된다. ENERGY를 낮춘 상태에서 앰프 볼륨을 올리면, 스피커에서는 중고음의 톤은 낮추고, 앰프에서는 저음을 높이는 효과가 되며, ENERGY 를 높이면 같은 볼륨이라도 중고음이 더 밝고 선명하게 들리기 때문에 더 이상 볼륨을 높이지 않게 되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중저음의 에너지가 약해지게 된다.

PRESENSE 는 특정 대역의 하모닉스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두툼하고 무난하게 듣고 싶다면 중립으로 두거나 낮추면 되고 하모닉스가 풍부하고 세세하게 듣고 싶다면 높이면 된다.


음악의 풍요로움과 넓은 자연의 정취를
낭만적이며 유연하게 느끼게 해주는 음

딱히 구동이 많이 어려운 것 같지는 않다. 소리 자체는 어렵지 않게 잘 나온다. 다만, 보기보다 중고음은 밝고 저음이 많은 편은 아니다. 우퍼 유닛이 10인치이고 좌우폭이 45cm 나 되는데도 의외로 저음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ENERGY 를 조절하면 원하는 느낌만큼 변화가 된다.

넓은 공간에서는 낮추는게 밸런스가 맞는데, 예컨데 아파트 국평이라고 하는 33평 거실이라면, 중립에 놓고 사용하면 적당할 듯 하고, 더 넓어질수록 조금씩 낮추면 이상적인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기능이 아주 유용한 듯 하다. 마치 배역에 따라 몸무게는 55kg 에서 85kg 까지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배우라거나 수용인원에 따라 이동수단의 자리를 한자리에서 10자리까지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기능이다. 모든 스피커가 이렇게 작동될 수는 없을 것이다. 파인오디오는 그렇게 작동되기를 미리 감안하고 기본 세팅이 되었을 것이다.

더 좁은 공간에서는 클래식8 을 선택해도 되고, 더 넓은 공간에서는 클래식12 를 선택해도 되겠지만, 필자가 테스트 해보기로는 거실용으로는 클래식10 정도는 되어야 부피가 큰 스피커다운 넉넉한 울림과 하모닉스가 확보될 듯 하다.

Alexis Ffrench – Bluebird

너무 피곤하고 생각할 것들이 많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잔잔하면서도 낭만적인 피아노 재즈 연주가 듣고 싶었다. 엄밀하게는 피아노 연주가 듣고 싶기는 하지만, 그것이 피아노 연주인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적당히 미끈하면서도 포근하면서도 영롱한 음을 듣고 싶었다. 긴장감을 풀어줄 수 있으면서도 적당히 음이 나긋나긋하고 미끈하게 들을 수 있는…

슬림한 스피커에서는 어지간해서는 그런 음이 나오지 않는다. 내가 기대하는 10인치 우퍼 유닛과 전면 배플이 넓은 스피커에서 나올 수 있는 유연하면서도 넓은 대역을 근사하고 미끈하게 재생해 주는 그 느낌을 듣고 싶었다.

처음에는 그런 음이 나지 않았다. 그런데 왼쪽 노브를 좌측으로 돌리니 원하는 뉘앙스가 만들어졌다. 같은 곡을 15번은 연속해서 들었다. 포근하면서도 미끈하며 영롱한 음이 미끈미끈하면서도 아주 넓고 우아하게 펼쳐지면서 마치 수목림의 한가운데 예쁜 테이블을 놓고 휴식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한은 – Verde Alma

초고음을 잘 내주는 스피커만 기타 음을 원음처럼 내주는게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고광대역 고해상력에 능한 스피커일수록 어쿠스틱한 음을 더 비현실적으로 내줄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비현실적이라는 표현은 여기서 칭찬이 아니라 원음이 아닌 현실적이지 않은 음이라는 의미다. 어차피 기타음은 공기중에 산란하는 느낌을 잘 표현해주면 되는 것이지, 고광대역이 별로 필요가 없다.

어렸을 적에 ‘ㄷ’ 자로 생긴 마루가 있는 한옥집에서 살았다. 그리고 그 ‘ㄷ’ 자 구조의 중앙에는 화단이 있었고 그 너머로는 넓은 마당이 있었다. 서울에서 지내다가 종종 내려가면 맨 가운데 방에서 정오까지 늘어지게 자고 나서 일어나 마루 문을 열면 화단을 넘어 햇살이 마루로 들어오고 그 바깥으로 보이는 마당과 하늘의 전경이 너무도 평안하고 아무 걱정도 없이 가슴에 부담감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말 그대로 그게 바로 힐링이다.

지금 파인오디오 클래식 10 이 들려주는 음이 바로 그런 느낌이다. 이건 객관적인 음질과 크게 연관 지어서 설명할 필요도 별로 없다. 그냥 낭만적인 느낌이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 하겠나??

동일한 앰프를 사용하더라도 슬림한 스피커들에 비해 약간 낮은 볼륨에서도 좀 더 근사한 분위기 연출이 되고 있다. 정말로 음악을 들을줄 아는 사람들은 큰볼륨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바디감과 함께 얼마나 음악적인 분위기 연출이 잘 되는지로 만족을 하게 된다. 가수로 치자면, 고음을 더 높은 옥타브까지 내 지를 수 있는 것이 가창력이 아니라 동일한 곡이라고 하더라도 특유의 풍부하면서도 깊이있는 성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파인오디오는 얼핏 상당히 밝고 산뜻한 느낌의 음을 내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음색 밸런스를 전면 노브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이다. 그래서 성량이 좋으면서도 바디감과 미끈함과 근사한 분위기의 음색톤이 아주 마음에 들고 차별화 된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이 느낌은 절대로 슬림한 스피커로는 대체가 되지 않는다.

당장에 중고음의 짜릿함이나 투명도나 정교함을 최고로 생각한다면 굳이 이 스피커가 아니어도 되겠지만, 어디 자동차가 최고 속도로 성능을 따지는 사람이 있는가? 음악의 재생도 최고의 선명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당 악기와 목소리를 표현하는 대역 자체에서의 질감 표현의 충실도가 더 중요할 것이다.

David Oistrakh - Beethoven Violin Concerto

볼륨을 딱히 더 크게 올려야겠다는 욕심이 생기지 않는다. 볼륨을 올리지 않아도 섬세하면서도 뉘앙스와 표현력이 풍부하면서도 넓은 대역에 대한 정보량이 그대로 다 느껴지고 있다. 클래식 재생에 매우 충실한 특성이다.

바이올린 음이지만, 과도하게 가볍거나 거칠지 않고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며 풍요롭게 재생해 주고 있다. 바이올린 연주를 음색의 선을 강조해서 재생하게 되면 피곤해서 들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스피커는 풍요롭게 재생해주고 있으며 선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의 울림과 함께 공간을 적셔주고 있다. 그래서 그냥 피곤한 몸을 축쳐지게 늘여트리고 생각없이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기에도 딱 좋다.

어떻게 이런 디자인에 클래식 재생이 안 좋을 수가 있겠는가?

Luciano Pavarotti - Mascagni Cavalleria rusticana 서곡

‘공기 반 소리 반’ 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필자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음악적으로 좋음 음은 너무 과도하게 정교할 필요도 없고 너무 과도하게 강력한 필요도 없다.

마치 숲속의 공기가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다. 숲속의 향기와 산정상에서의 공기와 바람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이다. 풍요로우며 정겨우며 사려깊고 살갑고 부드러운 이 느낌.. 누구나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 분위기와 그 향기와도 같은 공기감에 취할 수밖에 없다. 클래식 협주곡을 감상함에 있어 일체의 긴장감은 필요가 없으며, 그저 평온하면서도 적당히 숙연하게 취하게 되는 연주다. 굳이 볼륨이 클 필요도 없고, 더할나위 없는 분위기다.

Maria Callas - Tosca, Act 2 : Vissi d’arte, vissi d’amore

솔직히 마리아 칼라스 유명하다지만 잘 듣지는 않는다. 일단 녹음도 별로고 노래 부르는 톤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순수 오디오 마니아 중에 마리아 칼라스를 자주 듣는 경우를 별로 본적이 없다. 그런데 이 노래와 이 녹음을 오디오적으로만 표현하면 정말 실망스러워서 들을 수가 없다. 오디오적으로는 녹음 자체가 너무 별로다.

그런데 오히려 파인오디오에서는 이 음악을 오디오적으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중고음의 선명도나 정보량은 오디오적으로 출중하게 표현하지만, 음악적으로는 부족한 정보량이나 홀톤이나 잔향감 등을 스피커의 크기나 유닛 자체의 울림으로 해결해 버리고 있다. 그래서 녹음 자체가 너무 별로였던 음악을 제법 분위기가 있으면서 공간감이 있도록 재생해 주기 때문에, 객관적인 음질이 좋다는 보다는 이 음악의 연출 자체가 드라마틱하게 느껴지게 재생해 준다.

예컨데, 우리나라 60~70년대 전설적인 가요들이나 쉬운 예로는 ‘김광석’ 이나 ‘들국화’ , ‘김민기’ , ‘김현식’ 같은 경우도 비슷한 느낌이다. 그 특유의 약간은 투박한 듯 하지만, 절절한 느낌을 분위기적으로 잘 연출을 해주는 음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진정한 음악인들에게 사랑받을 스피커
이와 유사한 스피커를 찾기가 어렵다

오디오 자체를 좋아하는 유저보다 음악 자체를 좋아하는 분들은 브랜드나 소리 자체보다는 음악 자체에 매료될 수 있는 음질을 찾는다. 여기서 말하는 소리는 음질 자체는 분석하고 하나하나 분해하고 찢어서 감상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고, 반대로 음악 자체에 매료될 수 있는 음질이라는 것은 특정한 소리 자체에 음질이 집중되어 있기보다는 전체 대역의 조화가 음악적인 완성도로 잘 이뤄져 있다는 의미다.

1000만원 미만에서 이런 스피커를 오랫동안 찾았다. 금속성의 음이 아니면서 모든 대역을 슬림한 스피커에 비해 좀 더 풍성하고 깊이감 있게 재생해 주며, 볼륨에 관계 없이 모든 대역의 표현이 유연하고 자연스러우며 하모닉스나 세부 표현을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스피커.. 그런 스피커가 의외로 1000만원 미만에 거의 없다.

공간이 좁다면, 그런 스피커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스피커들이 대부분 우퍼 유닛은 8인치 미만, 6.8 인치나 7.2 인치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밀폐된 공간이라면 모르겠지만, 이정도 크기의 우퍼 유닛을 탑재한 슬림한 스피커는 10인치급 스피커만큼의 넉넉하고도 근사한 울림이 절대로 나오질 않는다.

그걸 해결한 것이 바로 파인오디오의 클래식 시리즈인 것이다.

1000만원 미만에 10인치 이상급 우퍼 유닛을 탑재한 스피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퍼 유닛이 크더라도 바닥이 짤린 박스형 스피커와 파인오디오 클래식 시리즈 같은 바닥이 있어서 부피가 큰 톨보이형 스피커와는 또 그 울림이 다르다. 그리고 파인오디오가 또 다른 부피가 큰 스피커와 다른점은 동축 유닛을 이용한 스피커이기 때문에 대역간의 하모니, 그 조화가 다른 스피커들에 비해 너무나 우수하다. 대단히 미끈하고 대단히 유연한 음을 재생하는데, 해상력까지 좋다.

그래서 파인오디오 클래식10 은 이정도 가격대에서 대체가 쉽지 않으며, 대체가 쉽지 않은 존재는 극찬을 하는 것이 맞다.

공식 소비자 가격이 900만원이다. 오디오 마니아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공식 가격이 900만원짜리 제품은 900만원에 판매하지 않는다. 그걸 감안하면 클래식10은 1000만원 미만에서 부피가 크면서 음악적인 스피커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돋보이는 스피커가 될 것이며, 더 크고 넉넉한 스피커로는 클래식12가 있고 조금 더 제한된 공간에서는 클래식8 과 클래식8 SM 이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