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모빌리티쇼] "롯데가 자동차를 만든다고?"…킨텍스에 등장한 '롯데시티'

조회 9,7712025. 4. 3.
'2025 서울모빌리티쇼' 롯데 전시 부스에 조성된 자율주행 셔틀 체험존. /사진=최지원 기자

'2025 서울모빌리티쇼'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전시장 입구를 통과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끈 건 뜻밖의 이름이었다. 큼지막하게 걸린 'LOTTE' 로고 아래 펼쳐진 공간은 낯설면서도 흥미롭다.

"롯데가 자동차도 만들었나?"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핑크색 벨리곰 조형물 앞에서 셀카를 찍기 바쁘다. 그렇게 전시장 안으로 발을 들인 이들의 표정은 곧 호기심에서 놀라움으로 바뀐다. 전기차, 수소 충전소, 자율주행 셔틀, 미니어처 도시가 한눈에 펼쳐지는 공간.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롯데가 상상하는 미래도시 전체를 실물처럼 구현한 공간이다.

자율주행부터 수소 생태계까지…롯데가 보여준 콘텐츠

롯데는 올해 처음으로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했다. 전시 주제는 '엘 모빌리티 파노라라마(L.Mobility Panorama)'로 롯데그룹이 구상하는 친환경 이동 생태계 전반을 체험형 콘텐츠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부스에는 전기차 충전, 수소 에너지, 스마트 물류, 디지털 기술까지 계열사들의 역량이 하나의 흐름으로 결합돼 있다.

전시장 중심에는 롯데가 설계한 미래형 도시의 정교한 모형이 자리하고 있다. EV 충전소에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로고가 새겨진 전기 배송트럭이 멈춰 있고 옆에는 대형 수소 충전소가 설치돼 있다. 롯데마트, 롯데월드타워, 세븐일레븐 등 계열사 간판이 도시 곳곳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모형이지만 구조와 구성이 꽤나 현실감 있게 설계돼 마치 실제 도시를 축소해놓은 듯한 현실감을 준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 롯데 전시 부스에 조성된 롯데시티 미니어처. /사진=최지원 기자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단연 자율주행 셔틀 체험존이다. 외관에는 ‘롯데 자율주행셔틀을 타고 미래를 체험해보세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고 전면 유리 너머에는 조종사 복장을 갖춘 벨리곰이 익살스럽게 앉아 있다. 이 셔틀은 국내 최초 시속 40km 주행이 가능한 무인 자율주행차(B형)를 본떠 제작됐다. 내부에는 운전대 없이 좌석만 가지런히 놓여 있고 차량은 정해진 경로를 따라 매끄럽게 움직인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도로, 차량, 보행자, 장애물, 실시간 반응형 신호체계 등은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VR 기기를 착용하면 체험은 더욱 확장된다. 자율주행 셔틀이 스마트 도시를 달리는 360도 화면이 펼쳐지고 주행 중간에는 에스파·ITZY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의 홀로그램 콘서트 장면이 등장한다.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인 ‘칼리버스’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접목해 기술과 콘텐츠, 이동 수단의 융합을 연출한 점이 인상적이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 롯데 전시 부스에 조성된 수소 밸류체인 미니어처 모형. /사진=최지원 기자

롯데의 수소 밸류체인 전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대산 출하센터에서 생산된 수소가 저장·정제·압축을 거쳐 울산의 수소 발전소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했다. 해외 청정 암모니아를 들여와 수소로 전환하는 글로벌 조달 전략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소개된다.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이르는 롯데의 에너지 생태계 로드맵이 한눈에 들어온다.

롯데 신사업 구심점…'모빌리티'로 시동 걸다

롯데는 자동차를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자동차가 달리고, 충전하고, 멈추는 도시의 인프라를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의미가 깊다. 산업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플랫폼과 서비스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롯데는 회사를 '도시 운영자'로 재정의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제시했다.

롯데가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한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더 이상 유통과 식품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그룹은 이미 2023년 △모빌리티 △바이오&웰니스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을 4대 신성장 축으로 삼고 새로운 사업 지형에 진입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중에서도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그룹 차원의 전환 의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준 무대다.

참여 계열사는 △롯데케미칼(배터리·수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전기차 소재) △롯데인프라셀(전력 저장) △롯데글로벌로지스(친환경 물류) △롯데이노베이트(디지털 기술) 등이다. 개별 기술을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롯데시티'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습으로 관람객에게 경험된다. 롯데 관계자는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롯데가 그리는 도시와 삶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며 "그룹 전체가 하나의 생태계처럼 움직인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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