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고용 비용 크지 않다"던 포스코…노동현장 해석은 엇갈려

엄수빈 기자 2026. 5. 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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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대상 비용 설명, 노동현장선 처우 제한 메시지로 읽혀
7000명 전환 앞두고 정규직·협력사 노동자 모두 반발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7000여명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노사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불법파견 논란 해소와 고용 안정화를 위한 결정이지만, 정규직 노조는 기존 직원의 처우와 복지 수준 저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직접고용 대상인 하청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별도 직군 신설 방식에 대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 노조는 협력사 직원 직고용 문제와 관련해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일 노사공동합의체 본회의를 열고 직고용 관련 현안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 조정이 최종 불성립될 경우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합법적인 쟁의에 나설 수 있다.

포스코는 앞서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 7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011년부터 이어진 사내하청 근로자 불법파견 관련 법적 분쟁과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 등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대규모 직고용을 통해 원청의 지휘·감독 체계를 명확히 하고, 장기간 이어진 소송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문제는 직고용 이후의 임금·직군·복지 체계다. 포스코 정규직 노조는 협력사 직원들이 대거 직고용되면 기존 직원들의 임금 체계와 복지 수준, 승진 구조 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개채용 절차를 거쳐 입사한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포스코 노조는 사측에 경영진의 사과와 기존 직원에 대한 보상 방안, 합리적인 임금·조직 체계 유지, 복지·인프라 수준 후퇴 방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정 신청으로까지 이어졌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 신청이 곧바로 파업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조정 불성립 시 준법투쟁 등 추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규직뿐 아니라 하청 노동자 측의 반발도 작지 않다. 직고용 자체는 고용안정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별도 직군을 만들어 기존 정규직과 다른 처우를 적용한다면 실질적인 처우 개선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청 노동자 측에서는 별도 직군이 기존 하청 구조와 유사한 처우를 유지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코는 조업지원 협력작업을 수행하는 S직군을 신설해 직무 가치에 따른 별도 임금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설 직군 임금은 동일 연차 E직군, 즉 포스코 생산직 대비 70% 이상 수준이며 복리후생은 기존 직영 직원과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가 최근 "직고용에 따른 비용 증가 규모는 크지 않다"고 설명한 점을 두고도 노동현장에서는 처우 개선 폭과 관련한 우려가 제기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직고용 시 협력사에 없던 복리후생 항목 등이 생기면서 노무비와 복리후생비 일부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협력사 작업 비용과 각종 기금 재원 등이 직영 노무비로 전환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중대한 비용 증가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회사 입장에서 이 발언은 시장의 비용 우려를 낮추기 위한 설명이다. 7000여명이라는 대규모 인력을 직접 고용하면 인건비와 복리후생비가 급증할 수 있다는 투자자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발언이 노동 현장에서는 다르게 읽힌다. 비용 증가가 크지 않다는 것은 전환 인력에게 기존 정규직과 유사한 수준의 처우를 제공하기보다는 별도 직군과 별도 보상체계를 통해 비용 증가를 제한하는 구조일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정규직 노조 입장에서도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는 설명은 "기존 직원 복지나 승진 체계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확약이 아니라 구체적인 배분 구조가 아직 불투명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결국 이번 갈등의 본질은 직고용 여부 자체가 아니라 직고용의 방식에 있다. 같은 직접고용이라도 기존 정규직과 어떤 관계로 편입되는지, 임금과 복리후생은 어느 수준까지 적용되는지, 승진과 배치 체계는 어떻게 설계되는지에 따라 노동자들이 체감하는 의미는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서 철강업계 최초로 직접고용을 추진한 동국제강 사례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지난 2023년말 사내하도급 근로자 1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노사 합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당시 회사 측은 노사 분쟁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상호 논의를 거친 합의라는 점을 강조했고, 전환 대상 인원에게 그룹 복리후생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반면 포스코는 전환 규모가 7000여명으로 훨씬 크다. 포항과 광양제철소라는 핵심 생산 거점에 걸친 대규모 인력 재편인 만큼 기존 직원의 승진·배치·복지 인프라에 미칠 영향도 동국제강 사례보다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규직 노조와의 사전 조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표면화되면서 직고용 결정의 취지와 별개로 현장에서는 갈등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직고용 노사 공동합의체와 관련해 이견을 조율 중"이라며 "노조와 지속 소통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엄수빈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