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D 프린팅 기술 전문기업 링크솔루션의 주가가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공모가 하단으로 주저앉자 재무적 투자자(FI)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FI가 보유한 지분은 대부분 보호예수(락업) 기간이 1개월로 짧지만,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시드라운드부터 꾸준히 후속 투자를 진행한 벤처캐피탈(VC)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가 새로운 트랙레코드를 남길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18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링크솔루션은 조달청의 혁신제품 시범구매 제도를 통해 육군과 5억4000만원 규모의 이동형 3D 프린팅 시스템(AM Fab)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링크솔루션의 기술력은 이란-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시 군수지원 플랫폼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링크솔루션의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우선 공모가가 희망 밴드 상단인 2만3000원에 확정해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일 장중 63%까지 상승했지만, 하락세로 전환돼 2만6250원에 장을 마쳤다.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17일 종가는 공모가를 하회하는 2만150원에 마감했다.
상장일부터 약세를 이어가자 FI의 회수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특히 링크솔루션의 FI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는 향후 회수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2015년 설립된 링크솔루션은 2019년부터 지난해 7월 프리IPO 라운드까지 총 2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A 라운드 당시 기업가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7월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진행한 프리IPO 라운드에서 책정된 기업가치는 724억원이었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는 시드 단계부터 △오픈워터소부장1호펀드 △오픈워터소부장2호펀드 △신한-오픈워터 Pre-IPO 투자조합 제1호 △오픈워터창업초기투자조합 2호 △오픈워터엔젤스투자조합4호 △오픈워터엔젤스투자조합1호 △오픈워터케이그로쓰1호펀드 등 총 7개 펀드를 통해 투자에 참여했다. 누적 지분율은 17.87%에 달해 최근식 링크솔루션 대표(25.2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는 상장 당일부터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픈워터는 상장 당일인 10일에만 27만3082주를 주당 약 3만원대에 매도해 약 90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남아있는 지분은 75만2468주로, 17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51억원 규모다.
링크솔루션의 시드 라운드 당시 기업가치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프리IPO에 참여한 FI는 공모가 기준으로 약 84%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는 시드 및 시리즈A를 거치며 멀티플 2~3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링크솔루션의 전체 주식은 상장 3개월 후부터 70.59%만 유통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높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가 투자 비히클로 활용한 펀드들의 만기가 2026년부터 2033년까지로 여유가 있다. 당장 회수에 나서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드 라운드부터 투자를 진행해 높은 수익률을 확보한 상태다. 투자 원금 회수를 마친 뒤에는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회수 시점을 조율할 수 있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가 링크솔루션에서 의미 있는 수익을 내고 엑시트에 성공한다면, 새로운 트랙레코드를 추가하게 된다. 아직 총 운용자산(AUM)이 1700억원 수준인 소형 VC지만, 보유 포트폴리오에는 두나무, 솔트룩스, 토스, 무신사 등 업계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포진해 있어 향후 성장성이 주목된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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