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식탁에서 혈당과 체중을 함께 챙기려는 사람들은 양배추나 파프리카부터 꺼냅니다.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고 열량 부담도 적어 좋은 선택입니다. 그러나 바쁜 아침마다 채소를 씻고 썰어 먹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결국 빈속에 달콤한 커피부터 마시거나 식빵과 시리얼로 끼니를 때우게 됩니다. 이때 식사 전에 소량만 챙겨도 포만감을 보완하고 식후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가능성이 연구된 식품이 있습니다. 바로 아몬드입니다. 아몬드가 양배추와 파프리카를 제치고 공식적인 건강식품 1위에 올랐다는 순위는 없습니다. 또한 몇 알 먹는다고 허리 지방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핵심은 탄수화물이 많은 아침 식사보다 먼저 아몬드를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식사 속도와 혈당 반응의 변화입니다.

아몬드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불포화지방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은 빵이나 죽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만 먹을 때보다 위에서 음식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당뇨병 전 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주요 식사 약 30분 전에 아몬드 20g을 먹은 집단에서 식후 혈당과 혈당 변동이 개선된 결과가 관찰됐습니다. 3개월 동안 같은 방식을 유지한 연구에서는 체중과 허리둘레가 줄어든 결과도 보고됐습니다. 다만 특정 지역의 당뇨병 전 단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므로 모든 사람에게 같은 변화가 생긴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장기 연구에서는 아몬드가 혈당 대사에 뚜렷한 이점을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불리한 결과도 나타나, 먹는 양과 전체 식단의 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몬드 몇 알을 천천히 씹으면 단단한 조직이 부서지면서 지방과 단백질, 섬유질이 위장관으로 내려갑니다. 지방과 단백질은 소화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섬유질은 수분을 머금으며 음식물의 이동 속도를 완만하게 만듭니다. 그 뒤 빵이나 밥이 들어오면 전분에서 분해된 포도당이 장벽을 통과해 혈액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상대적으로 느려질 수 있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아몬드를 아침 식사에 포함했을 때 식후 혈당 반응이 낮아지고 포만감이 높아진 결과가 관찰됐습니다. 흰빵과 함께 먹은 연구에서는 아몬드의 양이 늘어날수록 식사의 혈당 반응이 감소하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아몬드가 혈액 속 당을 흡수해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그대로인데 아몬드까지 많은 양을 추가하면 전체 열량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허리둘레가 줄어든다는 표현도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몬드는 한 줌만 먹어도 열량이 적지 않은 고열량 식품입니다. 아몬드 약 28g에는 대략 160㎉ 정도가 들어 있어, 평소 식사에 그대로 더하면서 체중 감소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과자와 달콤한 빵 대신 아몬드를 먹으면 단백질과 지방, 섬유질이 포만감을 높여 하루 동안 다른 음식의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상시험을 모아 분석한 연구에서는 일정 기간 아몬드를 섭취했을 때 체중과 허리둘레가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지만, 비교 식품과 섭취 기간에 따라 결과가 달랐습니다. 다른 분석에서는 허리둘레에 유의미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기도 했습니다. 아몬드가 뱃살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덜 건강한 간식을 대신했을 때 체중 관리에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아침에 아몬드를 먹는다면 소금이나 설탕이 묻지 않은 제품을 10~15알 정도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식사 20~30분 전에 물과 함께 천천히 씹어 먹거나, 아침 식사에 곁들여도 됩니다. 아몬드를 먹은 뒤 식빵과 잼, 달콤한 커피를 평소처럼 모두 먹기보다 빵의 양을 줄이고 달걀이나 무가당 요구르트를 더하는 편이 좋습니다. 꿀을 입힌 아몬드와 초콜릿 아몬드, 짭짤한 양념 제품은 당류와 나트륨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가 약한 사람은 잘게 부수거나 무가당 아몬드버터를 소량 활용할 수 있지만, 숟가락으로 계속 떠먹으면 양이 쉽게 늘어납니다.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먹어서는 안 되며, 혈당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식사량을 크게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양배추와 파프리카는 여전히 아침 식탁에 올리기 좋은 채소입니다. 아몬드가 이들을 대신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빈속에 달콤한 빵이나 시리얼부터 먹던 사람이 아몬드 몇 알을 먼저 천천히 씹고, 이후 탄수화물의 양을 줄인다면 식후 혈당과 허기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몬드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라 좋지 않은 간식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 봉지째 들고 먹기보다 작은 접시에 열 알만 덜어 놓아 보십시오. 그런 작은 조절이 쌓이면 허리둘레와 혈당이 받는 부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10년 뒤에도 가벼운 몸으로 가족과 아침 산책을 나서는 노후는 특별한 보조제보다 매일 반복하는 한 줌의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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