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 반려묘 바이오의약품 전세계 1개뿐… 美부터 틈새공략

강민성 2026. 5. 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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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경험 살려 관점 전환… 동물의약품 퍼스트무버
첫 개발 과제 고양이 고질병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자회사 유유바이오·머빈스펫케어, 현지 경쟁력 입증
5월 구강관리 제품 아마존 입점… 실시간 리뷰 주목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와 유 대표의 반려묘 아리. 유유제약 제공

유유제약


85년 전통의 유유제약이 반려묘 의약품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고양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퍼스트 무버로 진입해 시장의 기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유유제약은 그간 자체 개발 펩타이드 신약 물질로 미국 안구건조증 임상 2상을 진행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와 뇌졸중·다발성경화증 공동 연구도 했다. 탈모·전립선비대증 치료제 ‘두타스테리드’ 적응증 확대, 개량신약 연구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중견 제약사로서의 현실적 한계를 체감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신약 개발은 높은 난이도의 긴 여정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연구개발(R&D) 관점을 전환해 지난 4년간 동물의약품 시장을 분석했고, 그 결과 고양이 바이오의약품이 매우 희귀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충북 제천 유유제약 본사의 고양이 회의실. 유유제약 제공

◇“개보다 많은 고양이… 마리당 지출 의료비는 절반”


유유제약이 반려동물용 약, 그 중에서도 고양이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주목한 이유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기회의 땅’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고양이 바이오의약품은 단 1개에 그친다.

글로벌 동물의약품 시장은 약 60조원 규모다. 이 중 반려동물 치료제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통계에 따르면 현지 반려견 수는 6500만마리이며 개 1마리당 연간 의료비가 약 1533달러에 달한다. 반면 반려묘 수는 7000만마리인데 연간 의료비는 약 800~900달러 수준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개보다 고양이 숫자가 더 많은데 의료비 지출은 절반 정도다. 이 격차를 기회 요인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첫 신약 개발 과제는 고양이의 고질병인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약이다. 가장 대중적인 질환을 타깃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는 게 유유제약의 전략이다.

미국에서 반려동물 대상으로 승인된 바이오의약품은 4개에 그친다. 그 중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인 ‘사이토포인트’(Cytopoint)는 연간 매출 1조원 규모이며, 고양이 골관절염 치료제인 ‘솔렌시아’(Solensia)는 출시 3년 만에 연 매출 2600억원을 기록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고양이 바이오의약품은 블루오션이며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아 후발 주자가 쉽게 추격하기 어렵다”면서 “이에 따라 퍼스트 무버가 되면 시장의 기준을 만들 수 있는 위치에 이르게 된다”고 기대했다.

충북 제천 소재 유유제약 본사 전경. 유유제약 제공

◇반려동물용 바이오의약품·건강기능식 투트랙 전개


‘고양이 집중’ 전략의 배경에는 유원상 대표의 남다른 반려묘 애정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아리’와 ‘랑이’라는 이름의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 ‘집사’다. 반려묘와 함께 출근할 만큼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유 대표의 고양이는 사내에 마련된 전용 ‘고양이 회의실’에서 유 대표가 일하는 동안 머무른다.

유 대표는 “반려동물 산업 진출을 준비하며 특히 고양이 관련 제품의 성장 가능성이 큰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반려동물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유제약은 지난해 11월 450만달러를 출자해 지주회사인 유유벤처(Yuyu Venture)를 미국에 설립했다. 유유벤처는 유유바이오(Yuyu Bio)와 머빈스펫케어(Mervyn‘s Petcare) 2개 자회사를 관리한다.

유유바이오는 반려동물용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진행한다. 작용 지속 시간이 길고 순응도가 개선된 재조합 단백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반려동물 만성질환 가운데 특히 고양이 건선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임상 후보물질 도출을 위해 애쓰고 있다.

머빈스펫케어는 반려동물용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진행하며 관절, 피부, 장에 좋은 건강기능식품과 종합비타민에 집중하고 있다.

유유바이오와 머빈스펫케어는 캘리포니아나노시스템연구소(CNSI)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매그니파이(Magnify) UCLA 캠퍼스에 오피스를 개설해 사무공간 임대 등 초기 투자비용을 최대한 아꼈다. 미국 현지 스타트업들과의 경쟁 심사를 거쳐 합격했기 때문에 사업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받은 셈이라고 유유제약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재 매그니파이에 가입된 스타트업은 유유바이오와 머빈스펫케어를 포함해 총 22개 기업에 불과하다. CNSI는 UCLA와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UC 산타바바라)가 공동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주정부 연구소로 2000년 설립됐다.

유 대표는 “유유바이오와 머빈스펫케어는 미국에서 반려동물 사업을 직접 진행하며, 연간 수천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는 경력자를 영입해 보다 빠르게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유제약은 고양이를 넘어 동물 산업 전반에 대한 사업 확장을 위해 전략적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은 △반려동물용 종 특이적 단일클론항체를 개발하는 미국의 동물용 신약개발 기업인 벳맙바이오사이언스(VETMAB BIOSCIENCES) △반려견 전용 커뮤니티서비스 기업인 독피피엘(DOG PPL) △꿀벌과 새우를 대상으로 면역 기반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는 달란 애니멀 헬스(Dalan Animal Health) △영국 프리미엄 동결건조 반려동물 사료 기업 제임스 앤드 엘라(James & Ella) 등이다.

아마존닷컴의 머빈스펫케어 고양이 건기식 판매 화면. 유유제약 제공

◇ 아마존 입점으로 미 반려동물 시장 공략 본격화


유유제약은 최근 반려묘 건기식 제품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닷컴에 입점시켰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미국 법인 머빈스펫케어는 고양이 구강 관리 건강기능식품 ‘아리스퍼펙트덴탈바이츠’(ARI‘S PURRFECT DENTAL BITES)를 5월 아마존에 입점했는데, 실시간으로 제품 리뷰가 달리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매일 양치하기 어려운 반려묘의 특성을 고려해 간식 형태로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구강 관리가 되는 제품이다. 치아 표면의 플라그와 치석 관리에 도움을 준다. 주성분은 치아 건강 관리에 널리 활용되는 헥사메타인산나트륨이다. 침 속 칼슘과 결합해 플라그와 치석을 억제한다.

머빈스펫케어는 두 번째 제품으로 고양이용 스틱형 영양제를 준비하고 있다. 향후 아마존 입점 뿐만 아니라 자사몰도 마련해 미국 묘주들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유 대표는 “아마존 입점은 머빈스펫케어가 1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도출한 첫 성과로, 유유제약이 반려동물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한 후 첫 해외 수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향후 차별화된 기능성 원료와 현지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미국 묘주들이 신뢰하는 펫케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유제약은 1941년 설립된 85년 역사와 전통의 제약사로 전문의약품(ETC), 일반의약품(OTC), 건강기능식품 등 100여종의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09억원, 110억원이다.

유유제약이 신성장동력으로 동물의약품을 장착했지만 회사의 정체성은 여전히 ‘제약회사’라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의약품은 신약 개발 경험을 축적하는 출발점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유제약은 동물의약품 개발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가 인간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인간과 동물의 건강은 하나의 연속선상에 존재하며 장기적으로 동물에서 인간으로 연계되는 역방향 혁신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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