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 더?"…美 발표할 '中 블랙리스트'에 떠는 K-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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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상 FEOC(해외우려단체)를 지켜보는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계의 시선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국내 유력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은 올들어 줄줄이 중국 기업들과 JV(합작법인)를 설립키로 했다.
FEOC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이 특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을 경우, JV의 소재지와 관계없이 IRA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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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딱하다가는 수 천억원을 더 쓸 수도 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상 FEOC(해외우려단체)를 지켜보는 국내 배터리 및 소재 업계의 시선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국내 유력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은 올들어 줄줄이 중국 기업들과 JV(합작법인)를 설립키로 했다. 한국·모로코 등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나라에서 소재를 만들고, 북미에 공급해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한 취지다. 중국산 원료가 필요했던 한국 기업, 자신들을 겨냥한 IRA를 우회하기 위한 중국 기업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
변수는 올 연말쯤 발표할 것이 유력한 FEOC다. 여기에는 중국 기업들의 이름이 대거 오를 가능성이 크다. 관건 중 하나로는 '지분 허용률'이 꼽힌다. FEOC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이 특정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했을 경우, JV의 소재지와 관계없이 IRA 세제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 전구체·리튬·양극재 등 생산과 관련한 JV를 만들 때 '지분 비중 조정'을 안전 장치 격으로 만들었다. 추후 FEOC 세부 내용 발표에 맞춰 JV 지분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한·중 배터리 소재 JV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광물 생산업체들이 한국과 총 45억 달러 규모의 합작투자를 성사시키며 IRA를 우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 상원 에너지 및 자연자원위원회 위원장인 조 맨친 의원은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한국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을 '광물 세탁'이라 비판하며 엄격한 FEOC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중국에 대한 '지분 허용률'은 많게는 50%에서 적게는 25%가 거론된다. 강경한 목소리를 대거 반영한다면 25% 혹은 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이럴 경우 국내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이 한·중 JV의 지분율을 7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배터리 소재 생산라인에 '조 단위'에 가까운 자본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할 때, 수 천억원 대의 추가투자가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고금리에 시달리는 배터리 업계가 결코 환영할 소식이 아니다.
정부와 업계는 합리적인 수준의 FEOC 기준을 미국 측에 촉구하고 있다. 중국산 핵심 광물을 완전히 배제하면 현실적으로 배터리 생산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미중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 소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 공급망 분리)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IRA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존재감으로 인해 FEOC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해도 IRA를 완전히 폐지하진 못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FEOC의 '지분 허용률' 같은 조건을 강화하는 방식 등을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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