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배추 한 포기 2만원 ‘쇼크’

기록적 폭염 영향으로 배추 등 채소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24일 광주 서구 매월동 서부농수산물공판장에서 시민들이 배추를 고르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여름배추 가격이 한 포기에 2만원을 넘어서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 여름 기록적 폭염에 모종이 마르는 등 생육부진을 겪은 탓에 평년보다 2배 가량 비싸졌다. 정부는 2년만에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로 결정했다.

24일 전남도와 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배추 1포기의 평균 가격은 9321원이었다.

평년 가격 6823원보다 2498원(36.6%) 올랐다. 이미 금(金)배추였던 지난달(7248원)보다도 28.6% 비싸다.

산지 공급 상황이 보다 빠르게 반영되는 도매가격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이날 배추 10kg 기준 도매가는 4만1500원으로 4만 원을 돌파했다. 평년(2만785원)의 2배가량이다.

급격히 오른 도매가에 물건을 확보한 농협하나로마트 일부 지점에서는 배추 한 포기가 2만2000원, 3포기가 든 한 망이 5만9800원의 가격표를 붙인 채 매대에 올랐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본사 직영점 등은 별도 물류센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산지에서 확보한 물량을 상대적으로 싸게 팔 수 있다. 때문에 이들 마트는 지금도 할인 행사를 통해 포기당 7000∼8000원에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도매가격은 통상 며칠 뒤 소매가에 반영되기에 배춧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배추 가격이 상승한 것은 추석 연휴까지 장기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에다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이 줄면서 출하량이 감소한 탓이다.

어쩔수 없이 정부는 이날 배추의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2년 만에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27일 들여오는 초도물량은 16t으로, 가을배추 작황 여부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배추 파종 시기가 8월 말~9월 초인 국내 가을 배추 작황은 현재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강원도 고랭지에서 재배되는 여름 배추와 달리 김장에 사용되는 가을배추는 전국에서 나온다.

파종 시기까지 폭염이 이어지면서 모종이 마르는 등 생육 부진을 겪은 데다 지난 20~21일 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 신안, 무안, 완도 등지를 비롯해 남부지방에 최대 100㎜가 넘는 가을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실제 완도(2㏊)에서는 배추 모종이 유실되고 순천(0.3㏊)에서는 열무, 갓 등 농작물이 침수 피해를 봤다.

이런 가운데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은 예년보다 줄었다.

농업관측센터가 전월 대비 가을배추 모종 정식 의향(8월20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경기(6.4%)를 제외한 강원(-4.9%), 영남(-1.9%), 호남(-0.5%), 충청(-3.7%) 등 전체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2.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2870㏊, 생산량은 118만9606t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1%, 4.3%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일각에서는 여름 못지않게 겨울에도 배추 가격 상승에 따른 김장대란을 벌써부터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는 ‘배추 작목전환 지원사업’을 통해 배추 적정면적 재배를 적극 유도하면서 지속적으로 배춧값 추이를 살핀다는 계획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배추는 강원도 고랭지 여름배추로 폭염에 따른 작황부진 영향에 따라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적정면적 재배를 유도하기 위한 배추 작목전환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선제적 수급조절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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