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부부가 직접 고쳤다는데".. 확실히 예쁜 34평 신혼집 인테리어

처음 이 집을 마주했을 때, 건축가 부부의 눈엔 낯선 우아함이 스며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공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쓸모 있는 구조와 숨은 가능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나 부부의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던 탓에 직접 도전장을 던졌다. 이사와 함께 반려견 ‘땅콩’이 가족이 되며 셋이 머물 보금자리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이 집은 천천히 다시 태어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넓은 거실 한가운데에서

복도 끝에 펼쳐지는 거실은 얼핏 보면 40평대처럼 넉넉한 느낌을 준다. 광활한 공간을 무작정 두는 대신, 부부는 이곳을 세 가지 역할로 나누었다. 먼저 큰 창에서 내려오는 빛이 포근하게 감싸주는 소파존은 하루의 피로를 녹이는 휴식 구역. 커튼에 뿌려지는 은은한 룸스프레이 향이 바람을 타고 공간을 휘도는 순간, 거실은 온전히 집다운 온기를 품는다.

반대편엔 오디오와 책, 그리고 취향이 고이 담긴 디퓨저가 위치한 아늑한 오디오존이 있다. 굳이 거창한 장식 없이, 오래된 앰프와 턴테이블이 공간의 무게감을 만들어냈다. 거실 안쪽엔 작은 서재처럼 활용할 수 있는 테이블과 선반이 있어 공부와 휴식을 오간다.

그리고 이 가족의 취향이 집약된 공간, 바로 ‘평상’. 직접 만든 이 나무 평상은 마치 작은 마루처럼 오후를 머물게 한다. 벽걸이 TV와 그 옆 틈새 수납장은 현실적인 감각까지 더해 준다.

네모난 주방에 열린 창을 더하다

주방은 조리 공간과 식사 공간이 무심히 나눠져 있던 원래 구조를 과감하게 오픈 형태로 바꾸며 개방감을 확보했다. 중간에 낸 오프닝은 단순한 창이 아니라, 거실과 주방의 흐름을 연결해주는 프레임이 되었다.

요리를 마치고 나면 향이 공간에 머무르지 않도록 디퓨저를 두고, 룸스프레이로 마무리하는 부부의 작은 루틴은 주방에서의 시간까지도 기분 좋게 만든다.

다양한 손길이 오가는 취미방

주방과 이어지는 중간 공간은 부부만의 작은 공방으로 바뀌었다. 원래 있던 문은 떼고, 서로의 취미가 담긴 도구와 취향들이 놓인 남편과 아내의 자리. 이곳에서 누구는 그림을 그리고, 누구는 레이아웃을 구상한다. 완성된 작업들은 거실의 책장에 조용히 자리 잡고, 생활은 그렇게 물 흐르듯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