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한 딸은 친정에 올 때마다 늘 빈손이었습니다. 과일 한 봉지 들고 오는 법이 없어 속으로 서운한 마음이 쌓여 갔습니다.한 번은 참지 못하고 딸에게 서운한 소리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사위에게 들은 이야기에 제 가슴은 쿵 내려앉았습니다.

쌓여 가던 서운함
다른 집 딸들은 올 때마다 뭘 사 들고 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우리 딸은 늘 빈손으로 와서 밥만 먹고 돌아갔습니다. 처음에는 바빠서 그렇겠지 했지만 매번 그러니 마음이 상했습니다. 결국 저는 너는 올 때 뭐 하나 사 올 줄을 모르느냐고 말해 버렸습니다. 딸은 아무 대답 없이 고개만 숙이고 돌아갔습니다.

사위에게 들은 이야기
며칠 뒤 사위가 혼자 찾아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딸 부부는 몇 달 전부터 형편이 많이 어려워졌다고 했습니다. 딸은 친정에 걱정 끼치기 싫어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빈손으로 오는 날에도 딸은 제 앞에서 늘 웃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웃음 뒤에 숨은 사정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딸에게 건넨 말
저는 곧바로 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서운하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딸은 한참을 울다가 엄마한테는 괜찮은 모습만 보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빈손이어도 좋으니 자주 얼굴만 보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서운함이 컸던 만큼 미안함도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가족의 마음을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서운한 마음이 들 때일수록 먼저 사정을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요즘 뜸해진 자식이 있다면 요즘 괜찮으냐고 한번 물어봐 주시면 어떨까요. 그 질문 하나가 자식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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