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X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신작, 어떤 내용인가?

조회수 2024. 4. 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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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즈 <동조자> ⓒ 쿠팡플레이

[TV시리즈 이슈 알려줌] 쿠팡플레이 공개 시리즈 <동조자> (The Sympathizer, 2024)

글 : 양미르 에디터

쿠팡플레이에서 공개된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동조자>는 베트남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1970년대, 남베트남의 비밀경찰이자 CIA 비밀요원, 그리고 공산주의 북베트남 스파이인 이중간첩으로 활동하는 주인공 '대위'가 두 가지 역할과 두 가지 문화 속에서 겪는 갈등과 혼란을 그린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2022년)으로 7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후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자, BBC <리틀 드러머 걸>(2018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연출한 글로벌 시리즈다.

<동조자>는 퓰리처상 수상으로 화제를 모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작가의 첫 소설인 <동조자>는 퓰리처상 외에도 앤드루 카네기 메달, 에드거 어워드 첫 소설상 등 미국 주요 문학상을 휩쓸었고, '뉴욕 타임스', '가디언' 등이 선정한 '올해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1971년에 베트남에서 태어난 비엣 탄 응우옌은 사이공이 함락된 1975년에 해상 난민이 되어 미국으로 이주, 난민 캠프에서 지내며 전쟁에서 패배한 남베트남 진영에 속한 부모 아래 미국 문화와 언어를 습득하면서 자랐다.

역사적인 사건과 자신의 경험에 이주민과 혼혈인이 겪는 차별과 갈등을 상상력으로 더한 그의 소설 <동조자>는 박찬욱 감독을 단숨에 사로잡으며 전격 시리즈로 제작됐다.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년)를 본 순간을 선명하게 기억하며 시각적, 정치적으로 강렬했고, 복수와 폭력, 기억 등 작가가 관심 있던 주제를 다룬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박찬욱 감독 역시 소설의 탁월한 이야기와 문체는 물론, 베트남 전쟁 참전과 이데올로기의 갈등을 혹독하게 겪은 공통점 등 한국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의 힘에 매료되었다고.

원작을 직접 각색한 박찬욱 감독은 "소설을 시리즈로 만들면서 주인공의 마음이 글로 정리된 문학이 가진 풍부함을 옮기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동조자>의 경우 주인공이 자술서를 쓰고 그것을 읽는다는 세팅을 차용했다. 문학적인 장치에 영화적 기법을 결합해 내러티브 장치를 만드는 것에 많이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 감독은 "원작의 재치 있고 냉소적인 표현을 동원하는 한편 인물의 얼굴이나 공간 등 문학에 없는 영상 매체만의 특권을 사용해 유머를 만들려고 노력했다"라며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상황이나 비극적인 상황에서 나타나는 씁쓸한 유머 등 원작 소설과 비교해서 가장 노력한 부분은 코미디"라고 강조했다.

한국인 감독으로서 다른 나라의 역사 소재를 다루는 것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우리와 근현대사적 공통점을 가졌다는 점에서 어떤 동병상련의 마음도 있고 그러면서도 미국 문화에 매몰된 주인공 '대위'의 마음도 알 것 같다. 그래서 크리에이터로서 적당한 거리감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박 감독은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데 꼭 그 집단에 속해야만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른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지켜보며 그 역사에 대한 존중을 담아 나름의 영화적인 표현을 구사해서 만들면 된다"라며 발언했다.

이처럼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청년이자 이중 스파이인 '대위'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유창한 베트남어와 영어 실력을 기본으로, 혼혈이어야 했으며, 작품을 관통하는 주인공의 내면 갈등을 표현하기 위해 매력적이고, 지능적이면서도 어두운 면이 필요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진행된 장장 8개월간의 오디션 과정에서 '대위' 역할을 맡게 된 배우는 베트남계 호주 배우 호아 쉬안데였다.

호주에서 베트남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제작진이 찾던 조건에 완벽하게 맞는 배우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우보이 비밥>(2021년)의 '린' 역할로 얼굴을 알린 그는 <동조자>의 거의 모든 장면에 출연, 두 개의 얼굴과 두 개의 마음으로 혼돈의 시기를 살아가는 인물의 내면을 연기하며 작품을 이끌어 간다.

박찬욱 감독은 "베트남계 배우들을 섭외해야 하는 과정에서 배우 지망생, 웹 디자이너, 영화감독부터 극단의 단역까지 수천 명의 오디션을 봤다"라면서, "연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믿고 가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기본적인 것들까지 알려주면서 시작했지만,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경험이 즐거웠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오펜하이머>(2023년)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역시 1인 4역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CIA 요원, 교수, 국회의원, 영화감독까지 외모와 말투, 눈빛과 표정까지 같은 배우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변화무쌍한 매력을 펼친 것.

박찬욱 감독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성공한 백인 남성들은 미국의 자본주의를 보여주는 네 개의 얼굴일 뿐, 결국 하나의 존재라고 느꼈고 이 점을 시청자가 단박에 알게 하고 싶었다. 대사를 교묘하게 쓰기보다 한 명의 배우에게 모든 역할을 맡기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미친 사람 취급할까 봐 걱정했는데 제작진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라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일인다역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이런 개성 강한 역할들을 구별되게 표현할 능력을 갖춘 배우가 필요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워낙 슈퍼스타라 큰 기대 없이 캐스팅을 요청했는데 금방 하겠다고 해서 다행이었다"라며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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