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엠, 美매출 98% 성장 기대…규모 달라진다"
"북미, 올해 가장 중요한 성장 시장"
"단순 전자가격표 아닌 시스템 제공"
"올해 미주 매출이 전년 대비 9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
29일 서보일 솔루엠 부사장(사진)은 올해 ESL(Electronic Shelf Label, 전자식 가격표시기) 사업 중 가장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으로 북미를 꼽았다. ESL은 가격 등 정보가 담긴 전자종이(E-Paper 디스플레이)로, 2015년 삼성전기에서 분사된 솔루엠의 주력 사업이다. 한동안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ESL은 북미 시장 공략을 계기로 올해부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서 부사장은 올해 북미지역 비즈니스 규모가 단번에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ESL 사업부는 솔루엠 내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ESL 사업은 솔루엠의 출발점이자 현재 가장 큰 매출 기반이다. 현재 ESL 시장 글로벌 점유율 기준 2위 사업자로, 솔루엠 ESL 매출의 약 90%를 유럽·북미 등 해외에서 내고 있다. ESL은 단순한 전자가격표를 고객에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가격표 하나를 바꾸는 것이 아닌 매장 전체의 운영을 효율화 하기 위해 IoT(사물인터넷) 디바이스를 동기화하는 시스템이다. 리테일러가 매장 운영을 더 스마트하게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본질이다.
-작년 ESL 사업의 주요 성과는.
▲작년은 미래를 준비한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생산 측면에서 베트남 공장이 작년 5월 기준 월 700만개라는 사상 최대 생산량을 달성했다. 또 11월에는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ESL 양산을 본격 시작했다. 아마존 홀푸드 납품을 포함해 북미 대형 리테일러와의 관계가 실질적인 수주로 이어지기 시작했고, 4분기엔 북미 매출 비중이 20%까지 올라왔다. 유럽에선 독일계 슈퍼마켓 알디(Aldi)의 벨기에 매장 적용을 완료했다. 이러한 성과로 현재 수주잔고는 2조2000억원 수준이다. 단기 매출이 아닌 중장기 사업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ESL 시장에서 경쟁 우위는 무엇인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기술력과 생산 경쟁력의 조합이다. 제품 기술 관점에서 솔루엠 ESL의 핵심 강점 중 하나는 RF(무선 주파수) 통신 기술이다. 'ESL 용 통신 프로토콜'(Newton)을 독자개발해 배터리 수명을 10년 유지하고, 통신 속도는 4만5000개의 ESL을 1시간내 업데이트할 정도로 빠르다. 이를 통해 리테일러는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생산 측면에선 베트남·멕시코·인도·중국 등 4개국 생산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인 뷰전(Vusion)이 월마트 단일 고객에 매출의 70%가 집중된 것과 달리, 솔루엠은 고객과 지역 모두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 박람회 유로샵(EuroShop) 2026에서 본 경쟁사의 전략 변화는.
▲뷰전, 프라이서(Pricer) 등이 모두 하드웨어 제조사의 이미지를 벗어나 매장을 미디어·데이터·운영 자동화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는 포지셔닝을 강조했다. 뷰전은 이미 스스로를 '리테일 미디어 인프라스트럭처 컴퍼니'(Retail Media Infrastructure Company)로 재정의하며 소비재 기업(CPG) 마케팅 예산을 직접 타겟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에게도 중요한 신호이다. ESL이 '가격표'가 아니라 '리테일 운영·미디어 인프라의 말단 디바이스'로 역할이 전환되는 국면에서, 솔루엠도 리테일 미디어 인프라스트럭처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다.
- 색상의 다양화와 ESL 확대 전략은.
▲4컬러 전자종이 ESL은 핵심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현재 솔루엠 ESL 제품 믹스에서 4컬러 비중은 70%까지 확대됐다. 흑백 제품 대비 고객은 원하는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프로모션 표시, 알레르기 정보 색상 구분, 재고 상태 시각화 등 기존 흑백 태그로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졌다. 유럽과 북미의 고급 리테일러일수록 이 니즈가 강하고, 저희의 주요 고객층이 바로 이 시장이다.
- ESL의 대형화 그리고 다색화에 대한 의견은?
▲ 현재 소형 ESL 제품군에는 4컬러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만, 최근 출시한 32인치 전자종이 사이니지에는 6컬러 기술을 적용한다. A1, A2, A3, A4 크기의 대형 화면 라인업도 준비 중이며, 올해 말 55인치와 75인치 제품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대형화와 컬러 수 증가는 단순히 패널이나 제품 설계 역량 문제가 아니다. 함께 고려해야 할 핵심 기술이 무선 네트워크다. 예를 들어, 2.9인치 ESL 대비 75인치 디스플레이는 무선으로 전달해야 하는 데이터 양이 이론적으로 약 4200배 이상 증가한다. 결국 대형·다색 디바이스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무선 솔루션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화려한 디스플레이 너머에 핵심 기술 경쟁력이 숨겨진 것이다.
- 북미 시장 공략 현황과 PoC 진행 상황은.
▲ 북미는 2026년 가장 중요한 성장 시장이다. 올해 미주 매출이 전년 대비 9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을 만큼 기대가 크다. 현재 북미 대형 리테일러와의 대규모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양산 전환이 목표다. 이것이 실현되면 저희 북미 비즈니스의 규모가 단번에 달라지게 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공급망도 갖춰지고 있다. 작년 11월 멕시코 공장에서 ESL 양산을 시작한 것이 핵심이다. 아마존 홀푸드 납품 레퍼런스도 확보했고, 이를 토대로 다른 미국 주요 리테일러들과의 협상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시장 상황과 경쟁사 뷰전 대비 솔루엠의 포지션은 어떻나.
▲유럽은 안정적인 '홈 마켓'이다. 유럽·북미 합산 매출이 회사 전체 ESL 매출의 90%를 차지한다. 현재 알디의 벨기에 매장 적용을 완료하고 독일 전국 확산을 진행 중이며, 이외에도 다수 유럽 리테일러들과의 프로젝트가 병행되고 있다. 뷰전과의 경쟁 구도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그들의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매출이 작년 3분기 기준 전년 대비 11% 역성장했다는 점이다. 미국·월마트에 매출의 70%를 의존하는 포트폴리오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난 것이다. 반면 솔루엠은 유럽 내 고객 다변화가 잘 되어 있고, 유럽 리테일러들과 장기 공급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구조적 차이가 중장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 트럼프 관세 등이 ESL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기회다. 가장 직접적인 수혜는 멕시코 생산 거점이다. 중국산 ESL 제품에 고관세가 부과될수록 멕시코 공장을 통한 대미 공급의 원가 경쟁력이 부각된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적용으로 관세 부담 없이 미국에 공급할 수 있는 구조는 미국에서 입찰을 진행하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미국 리테일러가 중국산 ESL 비중을 줄이려는 흐름도 유리하다. 신뢰할 수 있는 비중국 ESL 공급사로서 솔루엠의 위상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물론 환율과 원자재 비용 변동성은 관리 과제이지만, 전반적인 구도는 솔루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안준형 (wh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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