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는 없다?” 일본차가 87% 장악한 나라에 현대차가 던진 ‘승부수’

“30대만 노렸다”…현대차가 동남아에서 벌이는 조용한 전쟁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온 동남아 공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그 중심에는 인도네시아가 있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60㎞ 떨어진 델타마스 공단에 위치한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2022년 3월 완공된 이래, ‘동남아 점령의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왜 이곳을 선택했을까. 일차적 이유는 풍부한 니켈 자원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이 매장된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생태계의 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땅이다.

여기에 평균 연령 30세의 젊은 인구 비중, 7억명에 달하는 아세안 전체 시장을 포괄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더해진다. 사실상 현대차가 그동안 북미, 유럽, 인도, 중국에서 겪었던 ‘글로벌 경쟁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 이곳에 있다는 평가다.

日車 점유율 87%…자동차 문화 자체가 일본 중심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일본차의 천국’이다. 전체 차량의 87%가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브랜드다. 판매 상위 톱5 모두 일본차이며, 신차부터 중고차, 폐차, 부품 유통까지 전 과정이 일본 브랜드 중심으로 돌아간다.

일본 브랜드는 1960년대부터 진출해 현지화 전략을 완성했고, 심지어 현지 고유의 자동차 문화까지 만들어냈다.

현대차는 이 단단한 벽을 뚫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택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현지 소비자에게 ‘품질의 현대차’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품질 기지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성보다 내구성과 품질에 모든 초점을 맞춘다”며, 더위와 도로 상황이 열악한 동남아 환경에 최적화된 전략임을 강조했다.

"디자인은 일본차보다 앞선다"…현지 30대 공략 본격화

현지 최대 딜러인 마주모터그룹의 사무리 프라위로 책임자는 “일본차의 아성을 넘기 위해선 디자인과 제품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도네시아 젊은 소비층은 일본차에 얽매이지 않으며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수용성도 높다.

이에 현대차는 30대 소비층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젊은 소비자 기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젊고 신선한 브랜드 이미지로 접근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직접 진출…‘초기비용 낮추기’로 승부

현대차는 단순히 제품만이 아닌, 금융 서비스까지 풀패키지로 제공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직접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다양한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현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는 현대차에 대한 가격 장벽을 낮추는 전략을 전개 중이다.

“젊은 층은 장기 이자보다 초기 구입 비용을 중요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잔존가치 보장, 리스, 할부 금융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입 장벽을 허물고 있다.

日車 중심의 MPV 시장…현지 맞춤형 전략차종이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7인승 MPV 중심이다. 이는 일본 브랜드가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 놓은 전통이다. 현대차는 이 시장 구조를 바꾸기 위해 현지 문화에 맞는 전략 차종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즉, 일본차의 철옹성을 허물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판을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지 현대차 관계자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기존 MPV에서 조금 더 개성 있는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며, 현대차가 이 틈을 파고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 시장은 단기적 관점에서 보면 아직 작고, 수익성도 불확실하다. 하지만 현대차에게는 브랜드 완성의 마지막 퍼즐로서의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톱3에 오른 현대차그룹이 ‘완전한 글로벌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보가 절실하다.

결국, 현대차는 일본 브랜드가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해온 제품과 문화의 지배 구조를 ‘한국차 문화’로 대체하려는 긴 여정을 시작했다. 아이오닉5 BEV, HEV 등 고효율 전동화 모델을 앞세운 것도 그 일환이다. 브랜드, 제품, 품질, 금융을 모두 통합한 토털 전략만이 동남아에서 현대차가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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