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이어 하메네이 ‘참수’…트럼프식 단발 타격, 세계 질서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납치한 데 이어 이란 체제의 정점까지 직접 타격하면서, 국제 사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져 온 규범 기반 세계 질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행보를 두고 “국제법적 절차를 우회한 채 힘의 논리와 세력권을 앞세운 19세기식 독트린의 부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의 제한적인 대응과 유럽 동맹국들의 신중한 태도 역시 이러한 규범 균열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된다.
마두로에 이어 하메네이까지 이어진 일련의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 외교의 뚜렷한 패턴을 드러낸다. 협상과 다자 합의 대신, 제한적 군사력으로 상대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뒤 정치적 결과를 압박하는 방식이다. 흔히 ‘참수 전략’으로 불리는 이 접근은 냉전 이후 미국이 강조해 온 동맹 조율과 국제기구 중심 개입과는 다른 궤적을 보인다는 해석이다. 특정 지역을 전략적 세력권으로 간주하고, 신속한 단발 타격을 통해 질서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지도부를 겨냥한 단발 타격은 구조적 한계도 지적된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 미 정치 매체 노터스 인터뷰에서 “미국은 마두로를 납치했지만 베네수엘라 정권 전체를 전복하지는 못했다”며 지도부 제거와 체제 변화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회성 타격 이후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다고 평가하며, 체제 재편이나 사후 안정화 전략이 병행되지 않는 한 지속적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번 이란 공습은 단일 지도자를 겨냥한 작전과 달리 군·안보 기구 고위 인사들까지 동시에 타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디언 등 외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상군 투입 없이 공중·정밀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군사적 억지력 과시와 정치적 압박을 극대화하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다만 지상군 없이 지도부를 제거하는 방식은 향후 이란 내부 권력 재편과 안보 질서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전문가들은 이란 최고지도자 유고 시 헌법상 과도 권력 구조가 가동되고,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강경파가 권력을 재정비할 가능성을 거론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습이 군과 안보 기구 수뇌부까지 동시에 흔들었다면 상황은 단순한 권력 승계 문제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앙 통제력이 예상보다 약화될 경우 권력 공백이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권력 재편이 길어질수록, 이번 공습의 파장은 이란을 넘어 중동 전역의 안보 균형을 뒤흔드는 시험대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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