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대형마트 업계에 극명한 희비가 엇갈렸다. 이마트는 연결 기준 영업이익 3,22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84.8% 증가하는 폭발적 성장을 달성한 반면, 롯데마트는 7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같은 유통업을 하면서도 두 기업의 실적이 이처럼 극단적으로 갈린 배경에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영 전략이 자리잡고 있었다.
▮▮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화'로 역사 새로 쓰다
이마트의 2025년 실적 반등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주도했다. 트레이더스는 2025년 연간 영업이익 1,293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15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도 924억원에서 39.9% 증가한 수치로, 22개 점포에 불과한 트레이더스가 131개 점포를 운영하는 이마트 할인점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트레이더스의 성공 비결은 대용량·가성비 상품 전략이었다. 2012년 5,640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25년 3조 8,520억원으로 급증했으며, 고객 수는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불황 속에서 창고형 할인점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장 환경을 정확히 읽어낸 것이다.
▮▮ 대형마트 부문도 극적 회생, 손실에서 흑자로
이마트의 진짜 놀라운 성과는 대형마트 부문의 턴어라운드였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5% 성장했으며, 대형마트 부문은 199억원 손실에서 872억원 흑자로 극적인 전환을 이뤄냈다. 이는 정용진 회장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결실을 맺은 결과였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채널 통합 매입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래잇 페스타' 등 초저가 행사를 통해 가격 경쟁을 주도했다. 고래잇 페스타는 '천하제일 할인 대잔치' 콘셉트로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까지 업계 초저가 수준의 전방위적인 할인을 제공했으며, 국내산 삼겹살/목심은 50%, 오징어는 40% 할인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선보였다.
▮▮ '스타필드 마켓' 개편, 매출 74% 급증 신화
점포 혁신 전략도 빛을 발했다. 2025년 고객 관점의 리뉴얼을 진행한 스타필드 마켓 3개 점포는 재개장 이후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실적 개선을 나타냈다. 일산점은 방문 고객 수가 61.3% 증가하고 매출이 74.0% 급증했으며, 동탄점과 경산점도 각각 고객 수가 7.3%, 32.4% 늘어난 가운데 매출이 16.5%, 19.3% 성장했다.
이마트는 2025년 연간 순매출 28조 9,704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71억원에서 3,225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매출보다 수익성에 집중한 정용진 회장의 '쓸 것은 쓰되, 덜 것은 과감히 덜어내는' 전략이 정확히 먹혀들어간 것이다.
▮▮ 롯데마트, 70억 적자로 전환
반면 롯데마트는 2025년 총매출액 6조 44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으며, 순매출액도 5조 4,713억원으로 1.9%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70억원 적자로 전환했으며, 국내 마트 부문만 566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해외 마트가 496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성장했지만, 국내 사업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마트의 적자 전환은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주요 원인이었다. 매달 40~50억원의 비용이 온라인 사업에 반영되면서 단기 수익성이 급격히 저하됐다. 또한 정부의 소비쿠폰 정책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며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 신동빈의 선택, 오카도와 CFC 투자
롯데마트의 전략은 이마트와 정반대였다. 신동빈 회장은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우선시하며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전국 6개의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6년 부산에 1호 CFC가 준공 예정이다.
부산 CFC는 하루 3만 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영국 기업 오카도의 최첨단 솔루션을 도입해 전과정에 선진화된 자동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자동화 기술과 동적 배송 최적화(DSP)를 활용한 주문 처리, 실시간 재고 관리 등을 통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서 차별화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 현재 vs 미래, 두 전략의 명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2025년 실적 차이는 '현재의 수익성'과 '미래의 성장성' 중 무엇을 우선시하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이마트는 정용진 회장 주도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며 오프라인 채널 통합 매입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초저가 행사로 가격 경쟁을 주도했다. 정용진표 혁신은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2025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8.2%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반면 롯데마트는 컬리와 쿠팡 로켓프레시가 주도하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했다. 신동빈 회장이 강조한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 증권가 전망, 이마트 상승세 지속될까
증권업계는 이마트의 실적 개선 흐름이 2026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의 2026년 연결 기준 매출은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통합매입 성과를 바탕으로 가격 리더십을 강화하고 초저가 상품 등 전략적 상품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필드 마켓을 비롯해 총 7개 점포 리뉴얼을 통해 공간 혁신을 추진하며 오프라인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할 전망이다.
이마트의 2025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 2,579억원, 1,809억원으로 매출은 전년과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1,351% 급증했다. 정용진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오프라인 유통의 희망으로 부상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 유통 공룡의 갈림길, 승자는 누구인가
2025년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실적은 한국 유통업계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의 고성장을 통해 본업의 부진을 상쇄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고, 대형마트 부문도 손실에서 흑자로 극적 전환을 이뤘다. 정용진 회장의 파격적 구조조정과 수익성 중심 전략은 단기적으로 눈부신 성과를 냈다.
롯데마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추락하며 깊은 부진에 빠졌지만,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선점을 위한 미래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백화점 사업부가 8조 4,630억원의 매출과 5,0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7.7% 상승한 것은 롯데쇼핑 전체로는 긍정적 신호였다. 결국 이마트의 현재 중심 전략과 롯데마트의 미래 중심 전략 중 어느 것이 옳았는지는 향후 3~5년 후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의 성장 추이를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