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 앞 주차하고 "밥 먹었는데 왜!"…아우디 차주, 소방관에 '윽박'

소방서 앞 불법주차를 한 외제차 차주가 "점심시간인데 봐줘야지"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여 공분을 샀다. /사진=보배드림 캡처

소방서 앞 불법주차를 한 외제차 차주가 "점심시간인데 봐줘야지"라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여 공분을 샀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소방서 앞 민폐 주차 아우디 차주 적반하장 반성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목격했다. 나중에 당사자가 이 글을 본다면 본인의 행동을 곱씹으며 반성하길 바란다"면서 민폐 주차 목격담을 전했다.

사건은 이날 정오에 발생했다. 점심을 먹고 집에 가고 있던 A씨는 동네인 경남 창원의 한 소방서 앞 주차 금지 구역에 아우디가 세워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소방관 두 명이 나와 문제의 차를 쳐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저기에 차를 대놓을 정도면 어지간히 급한 일인가 보다 생각하며 지나가는데 마침 아우디 차주가 왔다"며 "근데 차주가 '죄송하다. 급한 일이 있었다'고 사과는 못 할망정 오자마자 화부터 냈다"고 주장했다.

차주는 "밥 좀 먹고 왔는데 왜 사람 면박을 주냐. 내 차 때문에 소방차 못 나가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점심시간인데 좀 봐줘야 하는 거 아니냐. 그동안 여기에 자주 주차했는데 왜 이번에만 뭐라고 하냐" 등 뻔뻔한 발언을 이어갔다.

큰소리 내는 차주에게 소방관들이 제대로 말도 못 꺼냈다고 한다. A씨는 "불법 주차한 게 뭐 자랑이라고 그렇게 우기는지 모르겠다"며 "사람들이 쳐다보니까 부끄러웠는지 소방서 가서 센터장이랑 이야기하고 정식으로 민원 넣겠다더라. 이게 말이 되냐"고 황당해했다.

결국 참다못한 A씨가 직접 나섰다.

A씨는 "차주에게 '당연히 소방서 앞에 주차하면 안 된다. 바닥에 빗금 표시랑 주차 금지 문구도 있지 않으냐. 당신이 잘못한 게 맞다'고 지적했다. 차주는 말을 얼버무리더니 애꿎은 소방관들만 물고 늘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서 이 차주는 공무원을 자기 아랫사람으로 본다는 것을 딱 느꼈다. 대한민국에 이런 사람 더는 없을 줄 알았다"며 "탁 트인 소방서 앞에서도 저럴 정도면 대체 안 보이는 곳에서는 얼마나 꼴불견인지 소방관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분이 안쓰러웠다"고 부연했다.

A씨는 "계속 난리 치는 차주에게 '그렇게 당당하시면 제가 이거 사진 찍어서 온라인에 올려도 되냐'고 물었더니 차주가 그러라고 해서 사진을 올린다. 차주분, 이거 보시면 진짜 반성하라"고 강조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아우디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나가는 문 앞에 빗금 표시된 구역에 불법 주차돼 있다. 위급 상황에 소방차가 빠르게 출동하는 데 지장을 주기 충분한 위치다. 현행 도로교통법에서는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줄 경우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처분한다.

끝으로 A씨는 "전국 소방관, 공무원분들은 저런 사람에게 기죽지 마라. 절대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은 항상 고생하시는 거 알고 감사하고 있다.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