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시작되는 여름, 자연 속에서 조용한 힐링을 찾고 싶다면 주홍빛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절집을 떠올려보자.
서울에서 멀지 않은 수원 봉녕사는 능소화와 고즈넉한 사찰 풍경이 어우러져 특별한 여름의 정취를 전한다. 번잡한 도심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하루쯤은 시간을 내어 이곳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수원 봉녕사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봉녕사의 능소화는, 단순한 꽃 구경을 넘어서 한 폭의 그림처럼 정적인 감동을 안겨준다.
사찰 입구의 오래된 돌담 위로 줄기를 뻗은 능소화는 주홍빛 꽃송이를 쏟아내듯 피워내며, 자연스레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이곳의 능소화는 단아한 사찰의 풍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마치 동양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봉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의 말사로, 고려 희종 때인 1208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이다.
비구니 승려들의 수행과 교육 도량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그 깊은 시간만큼이나 주변 풍경에서도 정갈함과 고요함이 배어 나온다.
최근에는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능소화 명소’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지만, 상업화되지 않은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여전히 한적한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북적이는 관광지와는 결이 다른 여유로움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이다.

봉녕사의 능소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타이밍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개화는 6월 말부터 시작되며, 7월 초에서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특히 7월 첫째 주는 능소화가 가장 화사하게 피는 시기로 꼽힌다. 하지만 기온과 날씨에 따라 개화 시기는 달라지므로, 방문 전에는 SNS나 최근 블로그 후기를 통해 현장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히 법당 주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 담백한 고요가 오히려 더 깊은 위로를 전한다.
마치 짧은 선의 시간처럼,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해도 머릿속이 맑아지는 듯한 기분을 준다.
봉녕사는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지는 곳이기도 하다. 여름의 능소화뿐 아니라 봄이면 벚꽃이 사찰 곳곳을 물들이고, 가을엔 단풍이 경내를 수놓는다.
어느 계절에 찾아도 그만의 색과 온도를 지닌 풍경이 반겨주며, 매번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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