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종합병원에 ‘의료 수어통역사’ 없어 환자들 진료 불편

2일 인천농아인협회에 따르면 가천대 인천지역 내 상급종합병원에는 농아인 전담 수어통역사가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다.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는 농아인 환자의 접수부터 진료, 검사, 수납까지 동행하며 수어 통역을 지원한다. 또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도록 도와 치료 지연이나 오진을 방지하는 역할도 맡는다.
전담 인력 부재로 농아인 환자들은 지역 수어통역센터를 통해 파견 수어통역사와 병원 방문 일정을 조율을 한 뒤 동행해야 한다. 긴급하게 병원에 방문하는 환자들은 수어통역사와 동행하지 못해 의료진과의 소통에 애를 먹기도 한다.
수어통역사 수도 적어 예약도 쉽지가 않다. 이달 기준 인천지역 농아인 수는 2만9천 명이다. 이에 반해 수어통역사 수는 34명에 불과하다. 1명의 수어통역사가 약 853명의 농아인을 담당하는 셈이다.
서울의 경우 고려대 안암병원(2명)을 비롯해 이대목동병원(2명), 서울대병원(1명) 등에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를 상시 배치해 대조를 이룬다. 상급종합병원이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지 않는 원인은 법적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의료기관이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 배치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나 미배치 시 제재할 근거를 두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형병원의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 부재를 전형적인 제도적 사각지대로 지적한다.
조승석 경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내 수어통역사 공백은 오랫동안 방치된 복지 사각지대"라며 "전문 인력인 의료 전담 수어통역사 필수 배치를 의무화하는 정책적·법률적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농아인 환자의 방문이 산발적인 데다 상당수가 가족이나 외부 센터의 지원을 받아 내원해 현실적으로 전담 인력을 직접 고용해 배치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며 "이러한 사정은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godok@kihoilbo.co.kr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