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임베디드 금융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우리은행은 제휴 기업이 원하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기업의 플랫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금융 강화 전략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임베디드 금융 전략을 구체화했다.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사의 플랫폼의 금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탑재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뜻한다.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임베디드 금융 서비스로는 최근 개설된 오픈API 플랫폼 '이음'이 있다. 이음은 제휴 기업이 특정한 금융 기능을 자신들의 플랫폼에 넣고 싶다고 요청하면 우리은행이 서비스형 뱅킹(BaaS)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우리은행이 보유한 금융 정보·서비스 등을 제휴 기업의 플랫폼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은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제휴 통장 'CJ페이 우리통장'을 출시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페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휴 계좌 개설, 연동, 조회, 간편결제 연동 등의 기능을 구현하는 데 우리은행의 API를 적극 활용했다.
네이버페이도 우리은행의 API를 도입했다. 사용자의 우리은행 금융계좌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잔액 및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방침이다. 제휴 통장인 '네이버페이 머니 우리통장'의 출시도 예정됐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말 신사업제휴추진부와 혁신기술플랫폼부를 통합하며 전담 조직 '신사업제휴플랫폼부'를 만든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같은 해 클라우드 관리 전문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와 BaaS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임베디드 금융이 유통플랫폼, 공급망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음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는 활용 분야만 해도 △여행·모빌리티 △통신 △부동산 △제조 △리테일·커머스 △리빙·홈 △교육 △헬스케어 등이 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금융서비스 제휴 외에도 제안 문의를 받고 있다. 금융 전문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의 서비스 제안 및 플랫폼 입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음에도 대기업만큼의 플랫폼 역량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들이 서비스 제공자로서 참여하게 된다면 이음이 '양방향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음이 중소기업들이 찾는 금융서비스 장터이자 유망 핀테크 기업들의 중개소로 성장한다면 스타트업·중소기업 육성과 성장을 중점에 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전략도 힘을 받게 된다. 우리은행은 정 행장 체제를 갖춘 뒤로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는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영업력이 다른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낮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53조6530억원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으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29조6780억원으로 제일 적었다. 다른 곳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을 보면 △KB국민은행 146조3000억원 △신한은행 141조7330억원 △하나은행 134조9180억원 등이다.
이에 더해 우리은행은 임베디드 금융을 활용한 제휴 통장 출시로 거액의 요구불예금도 확보할 수 있다. 올 1분기 연결 기준으로 우리은행의 요구불예금은 21조2902억원이다. 지난해 말(23조4944억원)과 비교하면 2조2042억원 감소한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예대마진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영향을 끼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표적인 임베디드 금융서비스인 오픈API플랫폼 '이음'을 공개했다"며 "금융과 전혀 연관이 없는 회사라 하더라도 자체 애플리케이션에서 금융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