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팝업스토어… 폐기물도 ‘산더미’ [밀착취재]
기업들 수십억원 들여 ‘반짝 홍보’
2~3주 뒤 철거… 쓰레기 수십t 쌓여
“화려함 이면 사회적 비용은 막대
ESG 경영에 맞는 기업활동 필요”
“우드득, 쾅!”
2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카페 골목에선 오전부터 요란한 철거 소음이 울러퍼졌다.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한 대형 카페 근처로 2.5t 덤프트럭과 1t 트럭들이 분주히 철거 현장의 잔해들을 끌어모았다. 전날까지 2층 카페와 인근 상가를 통째 빌려 신상 전자제품을 홍보한 팝업스토어가 빠르게 해체되고 있었다. 폐목재, FRP(혼합플라스틱), 비닐류 등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팝업스토어 전성시대다. 본격적인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시대 속 늘어난 외부활동에 발맞춰 기업들이 너도나도 팝업스토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2∼3주간의 ‘반짝’ 홍보 이면엔 수십t의 폐기물이 양산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내세우는 기업들의 양면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폐기물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전국 폐기물 발생량은 1억9738만t으로 2017년(1만5678t) 대비 5년 새 4000t 이상 늘었다. 특히 팝업스토어와 같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사업장일반폐기물이 2021년 건설폐기물을 앞지르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팝업스토어에서 ‘기간 한정’으로 판매하거나 무료로 나눠주는 굿즈들도 불필요한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팝업스토어는 단기간 내 특정 브랜드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진행되는 만큼 ‘한정템’ 굿즈들이 많이 제작된다. 스티커, 공책, 인형 등의 문구류부터 에코백, 텀블러, 우산, 여행용 캐리어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팝업스토어가 ‘기간 한정’ 요소를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에게 구매욕을 자극해 계획에 없던 소비까지 불러일으킨다는 말도 나온다. 회사원 권소희(28)씨는 “팝업스토어에 가면 이것저것 사오는데 잠깐 기분 좋아지고 잊어버린다”라며 “사실상 굿즈들은 ‘예쁜 쓰레기’”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도 “팝업스토어가 하나의 유행이 됐는데 단기간 화려하게 꾸미고 해체하며 발생하는 폐기물 등 사회적 비용은 막대하다”며 “팝업스토어 설치 기준에 ‘재활용 50% 이상’ 등 정부의 지침도 필요하고, 기업도 ESG 경영에 맞게 경영활동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사진=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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