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환 코치님께 너무 죄송해서" 정은원이 무한 자책한 이유 [인터뷰]

고유라 기자 2022. 11. 1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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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은 지난달 18일 조성환 코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2년간 몸담은 한화를 떠나 두산 베어스로 복귀한 조 코치는 당시 정은원과 인사를 회상하며 "내가 미안한데 (정)은원이가 오히려 계속 죄송하다고 하더라. 눈을 못 마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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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은 지난달 18일 조성환 코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2년간 몸담은 한화를 떠나 두산 베어스로 복귀한 조 코치는 당시 정은원과 인사를 회상하며 "내가 미안한데 (정)은원이가 오히려 계속 죄송하다고 하더라. 눈을 못 마주쳤다"고 말했다. 조 코치는 오히려 "지는 경기에 위축되지 말라"고 정은원을 달랬다.

이달 10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정은원은 "코치님이 항상 '선수들이 실수하는 건 괜찮다. 책임은 코치가 지니까 너희는 야구장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를 과감하게 하라'고 하셨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팀 전체적으로 내야수들 실책수도 많았고 그 중심에 내가 있었다. 코치님이 떠나신다고 했을 때 조금 많이 죄송했다. 코치님도 자신의 선택이셨겠지만 같이 2년 동안 했던 코치님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좀 더 잘했다면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정은원은 조 코치 이야기 뿐 아니라 인터뷰 내내 '아쉽다', '죄송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만큼 스스로 실망이 큰 시즌이었다. 그는 올해 140경기에 나와 508타수 139안타(8홈런) 67득점 49타점 10도루 105삼진 85볼넷 타율 0.274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는 981⅔이닝 동안 실책 17개를 범했다. 리그 2루수 중 수비 이닝 3위, 실책 1위였다.

골든글러브를 받으며 국내 최고의 2루수로 인정받았던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 지난해 105볼넷을 기록해 리그 최다 2위에 올랐던 선구안도 나빠졌다. 정은원은 올 시즌 타격을 돌아보며 "잘하는 점은 유지하면서 단점은 고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두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던 거다. 그러면서 악순환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수비에 대해서도 "더 신경쓰면 더 발전할 수 있고 잔실수도 줄일 수 있었다. 훈련 때 사소한 것들을 하나씩 놓치면서 경기 때 실수로 나온 것 같다. 그때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멘탈이 깨지면서 복합적으로 문제가 됐다. 단추 하나 틀어진 것만 잘 잡았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정은원은 "심리적인 부분이 힘들었던 건 올해가 처음인 것 같다. 3년차까지만 해도 멋모르고 할 때였다. 지난해 성장하면서 좋아지고 여유도 생기고 올해 탄탄대로에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또 다른 벽에 마주쳤다. 그 벽을 느꼈을 때 멘탈이 처음 깨져봤다"고 회상했다.

▲한화 이글스 정은원. ⓒ한화 이글스

그래도 후반기 자신의 컨디션이 돌아온 것은 하나의 희망이다. 정은원은 "굉장히 힘든 시즌 초반을 보냈지만 중후반으로 가면서 출루율, 볼넷도 조금 올려서 자신감을 얻게 됐다. 초반에 이렇게 무너졌는데도 어느 정도의 자리는 찾아오는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는 내 장점을 좀 더 살리는 느낌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잃었던 미소를 조금은 되찾은 모습이었다.

데뷔 때부터 항상 그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팬들에게는 "더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누구보다 더 아쉽다. 스스로 조금 더 성장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더 악착 같이 야구장에서 할 거다. 좀 더 많이 발전한 모습, 달라진 느낌을 보여드려야 한다.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잘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인사를 전했다.

정은원은 이제 한국나이로 23살에 불과한 2000년생 어린 선수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은 한화에서는 입단 5년차가 주전으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하는 압박을 느낄 때가 됐다. 정은원이 자신을 향한 자책과 후회를 벗어던지고 내년 다시 마음껏 날아오를 수 있을까. 내년 다시 '포근'한 정은원의 수비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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