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Dream] 삼성 라이온즈 윤정빈

 서퍼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본거지 대구에선 바다를 볼 수 없다. 하지만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무엇보다 푸르고 거센 물결을 일으키는 이들이 있으니. ‘최강삼성’이라고 적힌 수건을 쥐고 흔들며 선수들의 플레이에 응원을 보내는 팬들이다. 일렁이던 푸른빛이 결국 넘쳐흘러 전국을 뒤덮은 올 시즌, 파도에 올라 유영하던 선수 윤정빈도 존재했다. 단단한 몸과 마음을 가진 그는 흔들려 불안한 기색도 없이 파란에 몸을 맡겼다. 혹자는 서핑이 바다에 도전하는 스포츠라고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사실 서핑은 바다와 한 몸이 되는 스포츠인 까닭이다. 그리고 준비된 자에게 허락된 자신감으로 보드에 올라탄 윤정빈이기에 믿어 본다. 언뜻 고꾸라질지라도 그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한 명의 ‘서퍼(Surfer)’로서 파도가 끝나는 곳까지 한 몸처럼 나아갈 것이라고 말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Jiin Lee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기회

<더그아웃 매거진> 첫 출연을 환영해요. 독자들에게 인사 한번 부탁합니다. (11월 27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삼성 라이온즈 윤정빈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 인터뷰를 진행하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잔뜩 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최근까지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캠프를 치르고 왔는데, 휴식기인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요?
캠프와 구단 행사 같은 공식 일정이 다 끝나서 제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고 있어요. <더그아웃 매거진> 인터뷰 겸 촬영 같은 일정들이 남아 있거든요. 12월 9일부터는 다시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올해 6월 9일에 1군으로 콜업됐잖아요. 이날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요.
그때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전날 진행된 퓨처스리그 경기가 부상에서 복귀한 뒤 두 번째 경기였는데, 시합을 마치고 나서 매니저님께 전화가 왔어요. 1군에서 절 올릴지 말지 고민 중이니까 어느 정도 준비를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날 제가 3안타도 치고 좋은 결과를 낸 건 사실이지만, 경기에 다시 나간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좀 섣부른 판단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기대하지 않았고, 팀에서도 고민하셨을 텐데 결국 불러주시더라고요. 서울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대구에서 밤 10시 반쯤 출발해서 새벽 1~2시쯤 도착한 기억이 나요.

그날 경기에서 9회 초에 바로 타석에 들어가게 됐어요. 긴장되지는 않았나요?
1군 경기가 너무 오랜만이다 보니 정신도 없고 긴장도 됐어요. 근데 이상하게 그라운드에 나가니까 또 그렇게 긴장되진 않더라고요. 타석에 들어가서는 투 스트라이크까지 가는 승부를 했고, ‘공이 보이면 일단 돌리자’라고 마음을 먹고 있었어요. 커브는 직구보다 느리다 보니까 타이밍이 잡히는 순간이 그렇게 자주 있지는 않은데, 마침 신기하게 딱 잡히는 거예요. 제 인생에서 제일 잘 잡아서 친 커브가 아니었을까요? (대타로 나가게 될 걸 예상했나요?) 경기 내내 계속 준비하기는 했는데, ‘언제 나갈 거다’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죠.

그 후로도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며 69경기에서 188번 타석에 섰어요. 목표였던 100경기 출장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커리어 하이를 맞이한 올해를 평가해 본다면요?
시작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타격폼을 바꾸면서 점차 페이스가 올라가는 와중에 부상을 당한 게 아쉬웠어요. 그렇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올라간 데다, 성적도 따라와서 자신 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시즌이었죠. 경기 경험을 계속 쌓다 보니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깨달았고, 저만의 기술이나 감각을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등장이었어요. 6월엔 거의 매 경기 안타를 기록했고, 출루율은 5할에 가까웠으니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첫 타석 영향이 컸어요. 그 안타를 시작으로 결과가 계속 좋았기 때문에 그 뒤로도 자신 있게 게임에 임할 수 있던 거죠. 당시에는 진짜 별생각 없이 어떻게 쳐도, 심지어는 빗맞아도 안타가 됐어요. 한 2주 동안 좀 미쳐있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땐 야구가 참 재밌었어요.

외야수는 타격 능력이 중요한 포지션이잖아요. 올해 본인의 타격 관련 지표들도 준수했는데, 시즌 전에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나요?
저는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게 중요한 보완점이었기 때문에 매년 그 부분을 위주로 준비해 왔어요. 올해는 타격 스타일을 바꾼 게 잘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싶네요. 힘엔 자신 있다 보니까 잘 맞히면 공은 당연히 멀리 갈 느낌이라, 장타를 욕심내기보다는 계속 정확하게 치려고 했습니다.

한창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할 때 삼성이 LG 트윈스에 스윕승을 달성해서인지, 본인도 LG에 강하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그런 생각을 아예 안 할 수는 없는 게, 항상 결과가 좋게 나오긴 하더라고요. (2024시즌 LG 상대 타율 0.346) ‘오늘 LG전이니까 편하다’ 이런 건 전혀 없는데 말이죠. (팀마다 상성이란 게 있기도 하잖아요.) 상대하는 모든 팀이나 투수나 다 비슷한데, 사실 저는 오히려 LG가 제일 까다롭게 느껴지거든요. 수비할 때는 빠른 선수들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힘 있는 타자가 많아서 타선의 밸런스도 잘 잡혀있고요. 이렇게 보면 상대할 때 어렵다고 느끼는 거랑 결과가 잘 나오는 건 또 다른 영역인가 봐요.

LG를 상대로 유의미한 기록도 하나 있었죠. 케이시 켈리가 달성할 뻔했던 퍼펙트게임을 9회 초에 극적인 안타로 저지했어요.
거의 뭐, 어떤 대회에서 우승한 것처럼 기뻤어요. (웃음) 1루로 뛰어가는 길에 공이 외야수 앞에 떨어지는 걸 보고, 팀은 지는 상황인데도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게 되더라고요. (이후 더그아웃에서 주변 선수들이 어떤 말을 하던가요?) ‘이거면 됐다’, ‘져도 된다’, ‘네가 해줬다, 고맙다’ 이런 말들을 들었어요.

삼성 구단 역사상 5만 번째 안타를 본인의 홈런으로 달성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어요. 구단 역사의 주인공이 된 기분은 어땠나요?
그 기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거든요? SNS에 올라온 걸 보고, ‘내가 주인공이 되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당일 경기를 치르면서는 몇 개가 남았는지 신경 쓰지 못했어요. 홈런을 치고서 1루 베이스 돌 때까지 모르다가 ‘5만 안타를 달성했다’라고 안내 방송이 나와서 알게 됐어요. 제 손으로 기록을 완성하고 싶었는데 진짜 성공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고, 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된 게 되게 영광스럽습니다.

사이클이 올라갈 때가 있으면 떨어지는 시기도 있는 법이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어요?
‘해결책’이라는 걸 깨닫게 된 한 해예요. 경기 도중에 느낌이 별로면 상황에 맞춰서 뭔가 바꿔본다거나, 투수를 어떻게 상대하겠다는 확실한 대책을 세우고 들어가는 식으로 극복하려고 했어요. (특별히 도움을 준 사람도 있나요?) 일본으로 돌아가신 타치바나 (요이시에) 코치님이 꿀팁을 알려주셨고요. 이진영 코치님도 매 타석 들어가기 전에 상대 투수가 어떤 구종을 어떤 코스로 던진다거나, 제게 어떤 공을 자주 던졌으니 이런 식으로 상대해 보라는 식의 조언을 해주셨어요. 배영섭 코치님은 안 좋을 때도 계속 좋다고 말해주시면서 자신감을 심어주셨죠. 모든 타격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가면서 시즌을 잘 치렀습니다.

올해 출장 횟수가 대폭 늘어났어요. 체력적인 부분은 어떻게 관리했나요?
부상으로 한 달 반 정도를 쉬고 본격적으로 시즌에 돌입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은 문제없었어요. 시합 끝나고 힘든 날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요. 힘들더라도 스트레칭을 하고 잔다든가, 다음 날 더 일찍 나와서 몸을 빨리 푼다든가 해서 그런지 큰 힘듦은 못 느꼈어요. (종종 식사를 잘 못 하는 선수도 있던데, 식사는 잘 챙기는 편이에요?) 잘 먹어요. 배부를 정도로 먹지는 않아도, 시합 때 에너지를 쓸 수 있을 정도는 꼭 챙겨 먹고 들어갑니다.

올해 내내 ‘언제든 기회가 오면 잡아내는’ 선수로 느껴졌어요. 후반기에도 스타팅이든 아니든 경기에 나오기만 하면 결과를 만들었고요. 항상 마인드 컨트롤이 잘 돼 있는 건가요?
그것도 결국 자신감인 것 같아요. 감이 좋을 때 꾸준히 시합을 나가면서 그 느낌을 계속 가져가게 되는 거죠.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상대할 투수 특성이나, 설정해 놓은 타격 존을 다시 복기했던 덕에 꾸준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변화

평소 쓰는 안경은 ‘찐경(도수가 있는 진짜 안경)’인가요? 테는 어떤 기준으로 고른 건지 궁금해요.
매장에 직접 방문해서 테를 골랐는데, 사실 이 테는 안경테가 아니었어요. 선글라스였는데 스포츠용이니 일반 렌즈로 끼워달라고 하고, 동그란 것보다는 네모난 게 잘 어울려서 한두 개 정도 써보고 바로 결정했어요. (다른 후보는 어떤 디자인이었어요?) 똑같은 뿔테인데, 그건 투명 테요. 작년에 한 번 써봤더니 주변에서 멋 부리냐는 소리를 종종 하길래 무난한 검은색으로 골랐습니다.

안경이 타격이나 수비할 때 방해가 되지는 않나요?
그런 걱정은 없어요. 선글라스를 쓰고 2군에서 낮 경기도 종종 해봐서, 불편함이나 거부감은 딱히 없습니다. (맨얼굴이 더 나아서 평소에는 안 쓴다고 들었어요.) 주변 선수들이나 팬분들께서 그렇게 얘기해 주셔서 그냥 안 쓰고 다녀요.

팀 동료인 박승규, 이해승과 친하기로 유명해요. 특히 두 선수가 아무리 놀려도 웃어주던데, 함께 지낼 때 느낌은 어때요?
승규, 해승이랑은 정말 친하죠. 가까워진 지 6년 정도 됐는데, 눈만 마주쳐도 웃기고… 그냥 보면 웃겨요. 옆에 있으면 재밌고요. (어쩐지 ‘삼튜브’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웃더라고요.) 그땐 카메라가 있어서 그나마 수위가 약했던 거예요. 저희끼리도 카메라가 있으니까 어느 정도 공개할 건 공개하고, 숨길 건 숨겨가면서 놀았죠.

주말에 ‘The Blue Wave’ 행사에 다녀왔잖아요. 팬분들과 가까이에서 그런 이벤트를 진행한 건 처음이죠?
무대에서 노래한다든가 하는 게 처음이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다만 두 번째 순서로 알고 있었는데, 당일에 가서 리스트를 보니까 제가 장기자랑의 마지막인 걸 알고 당황하긴 했어요.

영탁의 ‘막걸리 한 잔’을 불렀어요. 선곡은 어떻게 한 거예요?
장기자랑을 했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고 뭘 할지 고민했는데, 뭔가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은 다 발라드를 부를 것 같은 거예요. 발라드도 좋기는 한데, 나라도 분위기 띄울 수 있는 노래를 해봐야겠다 싶어서 그 곡으로 결정했어요.

빅뱅의 ‘뱅뱅뱅’은 급조된 거죠?
완전히 급조된 거죠. 근데 끝나고 들어보니까 애들이 예상했다더라고요. 형이 저희를 불러서 그 곡을 하자고 할 줄 알았다고. (랩도 잘해서 다들 놀랐어요.) 승규, 해승이랑 셋이 노래방에 가면 하는 건데 안 간 지 오래됐어요. (노래방에 가는 걸 콘텐츠로 찍어볼 의향도 있어요?) 라이온즈TV에서 부탁하면 하지 않을까요? 애들도 빼지는 않을 느낌인데…

응원단장 의상을 입은 것도 화제였어요.
미리 준비한 건 아닌데요. 제가 의상을 못 구해서 당일 홍보팀에 혹시 단장님 코트가 있으면 빌릴 수 있을지 여쭤보니까 바로 갖다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잘 썼습니다.

2024년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블루’라고 했어요. 그야말로 파랗게 물들였던 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하루를 꼽아본다면요?
하나만 고르기 좀 힘들어요. 1군에 오래 있었던 시즌도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기억에 남는 게 워낙 많거든요. 그래도 꼽아보자면 (원)태인이가 완투승했던 날에 홈런을 쳤던 타석이요. 이건 다른 분들이 물어보셔도 똑같이 얘기하는 거긴 합니다. 그 순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11월 30일에 열릴 ‘2024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도 참가하더라고요.
같은 팀 (김)민수 형이 자선야구 행사에 항상 참석하시잖아요. 근데 올해 저한테 “함께 갈래?” 이렇게 물어보시길래 “네, 갈게요” 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자선야구에서도 선수들이 퍼포먼스를 하는데, 혹시 준비한 거 있어요?) 안 그래도 준비해야 하나 싶긴 한데, 뭘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냥 지금은 어디서, 몇 시에 하는지를 제외하고는 아는 게 없기도 하고요. 그냥 조용히 갔다 올까 싶기도 하지만, 한 이틀 열심히 고민해 봐야죠.

팬분들이 본인을 ‘캐해(캐릭터 해석)에 실패하는 선수’라고 하곤 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사람 윤정빈’은 어떤 존재인가요?
지금까지는 되게 조용하고, 제 할 것만 하고 이런 사람이었죠. 근데 이제는 가끔 재밌기도 하고, 망가질 줄도 알고, 이미지에 편견이 없는 완전 ‘E’처럼 변하지 않았나 싶어요. 팬분들도 저라는 사람을 아시게 됐기 때문에 그런 행사에서 재밌게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더 열심히 하게 돼요. (그럼 선수로서는 어떤 캐릭터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이제 막 커리어를 시작하는 선수요. 앞으로 제가 하기 나름이 되겠네요.

#미래

롤 모델로 KIA 타이거즈 나성범을 꼽았어요. 어떤 점을 배우고 싶어요?
전체적으로 무척 닮고 싶은 선배님이에요. 갖고 계신 툴이 정말 좋기 때문에 플레이 스타일이라거나, 타격, 주루 등 모든 부분을 다 배우고 싶어요. 젊으실 때는 더 날아다니셨던 걸 알고 있는데 저도 그런 플레이를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기도 해요.

KIA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군대 동기인 변우혁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본인을 보며 동기부여가 됐다고 언급했더라고요.
그 인터뷰를 보고 우혁이도 다 지켜보고 있었구나 싶어서 반가웠어요. 저희 둘 다 상무에 있을 때는 1군에 오래 안 있어 본, 아직 뭘 많이 모르는 선수였잖아요. 근데 이제 그렇게 큰 무대에서 군대 동기인 우혁이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게 기쁘기도 했어요.

올해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는데, 분위기를 느껴보니 어떻던가요?
야구장 자체의 분위기는 너무 신났어요. 팬분들의 목소리나 노랫소리도 평소보다 더 크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한국시리즈’라는 무대였죠. 다만 팀이 처한 상황을 보면 마냥 즐길 수만은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팬분들의 응원 소리가 힘이 됐겠어요.) 큰 힘이 됐죠. 팬분들의 목소리가 엄청나게 커서 온몸에 소름도 돋았어요. 더 멋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처음 경험한 포스트 시즌 후기를 한 마디 남겨준다면요?
포스트 시즌이라는 무대 자체가 선수들을 좀 더 힘 나게 하는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많은 걸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또, 아쉽게 2위를 했는데 이제 다시는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요.

팀 성적이 상위권에 머물렀던 만큼, 내년에 대한 욕심도 커졌겠어요. 마무리 캠프 기간 어떤 훈련을 위주로 진행했나요?
수비 부분에선 좀 더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는 세부적이고 섬세한 연습을 하고 왔고요. 타격에 대한 건, 제가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공에 배트를 가져다 맞히려는 성향이 강했거든요. 그래서 투 스트라이크가 되기 전에 결과를 빨리 낸다든가, 아니면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도 제 스윙을 할 기회를 만들 방법을 찾으려 했어요. 또, 올해 땅볼 타구가 자주 나왔기 때문에 외야로 공을 날려 보낼 수 있는 타구를 만들어내는 걸 위주로 연습했고요.

다가올 스프링 캠프에서는 어떤 능력치를 올리고 싶나요?
마무리 캠프 때랑 똑같아요. 다만 스프링 캠프 중에는 연습 경기가 있으니까, 쭉 해온 훈련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겠죠. 그 결과가 잘 나오면 계속 제가 찾아낸 방법을 밀고 나가고, 잘 안된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라 보완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맞춰나갈 계획이에요.

벌써 다음 시즌 목표를 어느 정도 세웠더라고요. 의지를 다질 겸 <더그아웃 매거진>에서도 한번 밝혀볼까요?
내년에 꼭 100경기 이상 출전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3할 타율을 달성하면 좋겠고, 홈런도 17개 이상은 꼭 때려내고 싶습니다. (숫자가 구체적이네요?) 두 자릿수는 치고 싶고, 올해 일곱 개를 쳤기 때문에 딱 떠오르는 숫자가 17이었어요. 한편으로는 20개로 해볼까 싶기도 해요. 올해 세웠던 목표 중에 100경기 출장 말고는 다 달성했잖아요. 목표를 세워서 이뤄냈기 때문에 내년에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어느 쪽이든 이룰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죠.

본인을 ‘이제 막 커리어를 쌓아가는 선수’라고 했는데, 장기적인 목표도 한 번 세워볼까요?
마음 같아서는 원클럽맨으로 남고 싶어요. 영구결번도 해보고 싶고, 멋지게 은퇴식도 하고요. 무엇보다 팬분들을 즐겁게 해줬던 선수로 남고 싶습니다.

그럼 한 해 동안 뜨거운 사랑을 보내준 팬분들께 인사하면서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올 시즌 1년 내내 열렬한 응원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야구장이 파랗게 물들었던 한 해였는데 내년에도 그럴 수 있도록, 함성이 더 커질 수 있도록 멋진 시즌 만들어 드리기 위해 준비할 테니까요. 비시즌 기간 스프링 캠프부터 잘 지켜봐 주시면 내년에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5호 (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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