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절반 토막에 공장까지 문 닫아”.. 혼다가 무너지고 있는 이유

한때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요타와 나란히 정상을 달리던 혼다가 처절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6년 4월 중국 판매량은 2만 2,595대로 전년 동월 대비 48.3% 급감했고 1~4월 누적으로도 28% 줄었다.

판매가 반 토막 나는 걸로 끝나지 않았다. 광저우 황푸 공장이 6월부터 문을 닫고 우한 공장도 내년 폐쇄가 확정됐다. 1999년 개장 이후 26년을 버텨온 공장이 조용히 멈추고 있다.

BYD에게 시장을 통째로 빼앗겼다

혼다의 추락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다. 2020년 정점을 찍은 이후 중국 생산량은 5년 만에 약 60% 감소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건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로컬 전기차 브랜드들이었다. 가격만 싼 게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자인 완성도까지 글로벌 브랜드를 빠르게 앞질렀다.

혼다가 내연기관 중심 라인업으로 버티는 사이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이미 전동화로 넘어가 있었다. 야심차게 출시한 전기 SUV e:NS1도 BYD와 샤오미의 공세 앞에 존재감을 잃었고 어코드 e:PHEV는 대규모 할인 이후 생산 물량이 급격히 줄었다.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4,600만원짜리 차를 1,800만원에 팔아도 외면받았다

개별 모델 단위로 들어가면 상황이 더 암담하다. 2022년 출시한 준중형 SUV ZR-V는 당시 약 4,600만 원이었는데 현재 재고 물량이 1,800만 원대에 팔리고 있다. 정가의 40% 수준까지 내린 가격이다. 그런데도 신규 생산은 이미 사실상 중단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래 사랑받아온 소형차 핏도 신규 주문 접수가 멈췄고 인테그라는 수동변속기 트림이 라인업에서 빠졌다. 한때 혼다의 얼굴이었던 모델들이 하나씩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중국만이 아니다, 글로벌 동시다발 위기

문제가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더 심각하다. 북미에서는 GM과 공동 개발한 전기차 프롤로그 생산을 올 하반기에 조기 종료하기로 했고 캐나다 온타리오에 건설 중이던 전기차 공장과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은 지난 5월 6일 무기한 보류됐다. 이번 구조조정 전체 비용은 최대 15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에서도 2026년 말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4월 23일 공식 발표했다. 2004년 진출 이후 22년 만이다. 어코드와 CR-V로 수입차 시장을 이끌었던 브랜드가 이륜차 사업만 남기고 한국에서 사실상 철수하는 것이다.

토요타도 닛산도 함께 흔들린다

혼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토요타 역시 중국 판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고 닛산은 이미 중국 공장 여러 곳을 정리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중국에서 시작된 일본차의 위기가 동남아시아와 유럽까지 번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 현대차·기아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십 년간 쌓아온 글로벌 브랜드 프리미엄이 중국 시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이 혼다의 공장 폐쇄로 눈에 보이는 형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