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모은 천만 원으로 트럭 사서 쿠팡 기사로 월 960만 원 버는 23살 청년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에서 쿠팡 택배기사 하고 있는 2002년생 문진웅이라고 합니다. 올해 23살입니다. 군대 전역하고 택배기사 시작한 지는 6개월 정도 넘었어요. 하루 일정은 보통 늦어도 새벽 6시 반까지는 캠프에 도착해서 물건을 받은 다음에 배송을 시작하고 다시 2회전 물량을 받아서 오후 배송을 하고 마무리합니다. 평균적으로는 8시, 늦으면 9시에 일이 끝나요. 12시간에서 한 14시간 정도 일해요.
쿠팡에 소속돼 있는 직원은 쿠팡맨이라고 하는데, 저는 쿠팡에 소속된 직원은 아니고요. 쿠팡에서 대리점에다가 권역을 맡기고, 그 권역에 대해서 대리점과 제가 계약을 해서 제가 그 권역 배송을 맡는 그런 구조예요. 개인사업자 내서 대리점과 위수탁 계약을 한 상태라서 다들 저를 사장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러주시는데 조금 어색하기도 하죠.
처음 일주일은 정말 울면서 퇴근한 적도 있어요. 젊은 나이에 패기를 불태워보겠다고 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그래도 쉽지 않더라고요. 생각했던 거 이상으로 너무 고되니까 못하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그렇다고 이미 계약을 한 그 라우트(권역)를 하루아침에 도망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던 거죠. 제가 배송하는 권역을 내팽개 치면 다음날부터 배송할 사람이 당장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일단 하루만 더 해보자...' 하면서 두 달 정도 하니까 쉬워지고 재밌더라고요. 제가 처음 배송을 시작했던 지역이 길도 험하고 좁았거든요. 거기서 배송을 하다가 다른 곳에 가니까 어딜 가도 편하고, 그렇게 배송 실력이 많이 늘었던 거 같아요.
처음에 택배 일한다고 했을 때 다들 반대했어요. 그냥 다니던 대학이나 잘 다니라고 하셨죠. 학교 다닐 땐 과대표까지 했거든요. 학교 다니는 게 재밌긴 하죠. 친구들도 만나고... 근데 졸업하고 취직을 한다고 해도 행복할 것 같지가 않은 거예요. 한 달에 얼마씩 저축해서 대출 받아 집값 갚으면서 사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당장 할 게 없는 거예요. 할 줄 아는 것도 없었고요.
그래서 일단 휴학을 하고 군대를 갔다 왔죠. 뭘 하더라도 일단 사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단 사업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돈이 필요하더라고요. 시드가 필요했는데, 택배기사가 한 달에 500만 원 이상 번다는 그런 얘기가 있는 거예요. 그래서 군대에서 모은 1천만 원, 트럭 살 돈이 있다는 그 전제 하나로 대리점 돌아다니면서 일할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하나같이 하는 소리가 이 택배 업계는 사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제 스토리를 보고 택배기사를 해봐야겠다고 준비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분들한테도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택배업에는 사기가 너무 많아요. 예를 들자면 '차팔이'죠. 자기들 택배회사에서 일을 하게 해주는 대신에 회사 차를 사라는 거예요. 그러면 중고로 살 거 아니에요. 원래 같으면 1천만 원에 살 수 있는 연식과 킬로수의 차를 1,600~1,700만 원에 사는 거죠. 게다가 그쪽 회사에서 운영하는 캐피탈에 연계해서 연이율 20%로 계약하는 방식인 거예요. 저는 그때 그 사정을 몰라서 그러면 한 달에 얼마씩 갚으면 2년 안에는 갚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그때는 사회초년생이고 아무것도 몰랐으니까요.
그 상태로 두 번째 업체로 가서 물어보니까 거기서는 차팔이를 조심해야 된다고 해요. 그러고 이제 또 두 번째 사기 방식이 나와요. 자기들 회사는 좋은 권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200만 원을 내고 입사를 하라고 해요. 왜냐면 워낙 좋은 라우트니까 회사에 들어오면 몸 편하게 500~600만 원 벌 수 있다고 꼬드기는 거죠. 그러니까 이제 200만 원을 먼저 주면 그 뒤로는 나가는 돈 없다고 얘기를 하니까 드디어 내가 좋은 회사를 만났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근데 저는 의심도 많은 편이라 한 군데 더 가봤어요. 거기는 돈도 내라고 하는 것도 없고 그냥 차만 알아서 사서 오래요. 그냥 일 시켜 주겠대요. 아쉽게도 좋은 자리는 아니었지만, 그 업체가 정말 클린한 업체이긴 했어요.
지금 아파트 2개 동 배송을 다 한 건데, 이러면 20개 배송한 거거든요. 하나당 700원이라고만 생각해도 10~15분 왔다 갔다 했는데 15,000원이면 벌써 최저시급은 넘었으니까 수입이 괜찮죠.
제가 누나한테 돈을 빌렸었는데, 이미 그 돈은 다 갚았어요. 그만큼 수익이 괜찮다는 뜻인데, 저는 사실 한 달에 500만 원씩 벌면서 누나한테는 한 달에 얼마씩 해서 1년 안에는 갚겠다고 얘기했었거든요. 제가 열심히 하면 그만큼 많이 버니까 점점 더 많이 벌게 됐어요.
가장 많이 벌었을 때는 지난달... 연말이었는데, 크리스마스가 껴있어서 1천만 원이 조금 안 되게 벌었어요. 물론 세전이지만 970만 원 정도 벌었어요. 통장에 딱 찍힌 게 966만 8천 원이었어요. 매달 이렇게는 못 벌지만, 그래도 600~700만 원 이상은 벌 수 있어요. 근데 제가 버는 걸 보고 새파랗게 어린 놈이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시작했는데도 이렇게 많이 버니까 따라서 시작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는 일이거든요. 처음엔 정말 의지가 중요하거든요. 적응이 됐을 뿐이지 안 힘든 게 아니거든요.
이 사업 시작하려면 기본적으로 '화물운송종사자격증'이라고 있어요. 이걸 취득해야 일을 할 수 있어요. 지금 제가 운행하는 차량 조수석에 누군가 함께 타서 제 물건 나르는 걸 하나라도 도와주면 불법이에요. 일반 승용차들 차량 번호판이 보통 흰색이잖아요. 근데 노란색 번호판 차량만 택배 업무를 할 수가 있어요. 근데 번호판 가격이 비싸요. '아', '바', '사', '자'가 들어가 노란색 번호판인데, 택배 같은 경우는 '배' 자를 써서 나라에서 임대를 해줘요. 근데 올해부터는 환경 문제 때문에 경유차는 번호판을 안 내주고 전기차랑 LPG만 '배' 넘버를 내준다고 하더라고요.
이 일을 하려면 개인사업자를 내셔야 돼요. 근데 가장 중요한 건 어쨌든 차랑 자격증이죠. 화물운송종사자 자격증에 도전하려면 운전면허를 취득한 지 2년 이상 지나야 해요. 그래서 제가 제일 어린 나이일 수밖에 없는 게 스무 살 때 면허 따서 2년 지나고 스물 두 살 때 바로 일을 시작한 거니까 최단기 루트로 제가 일을 시작한 거죠.
지금 저는 주 6일 일하고 있습니다. 쉬는 만큼 돈을 못 버는 날이라고 생각해서 하루 일당이 20~30만 원 하니까... 40만 원일 때도 있고요. 먹여살릴 처자식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어도 일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으면 좋고 딱히 몸에 무리가 가지도 않고 전 일이 재밌으니까 또 하루하루 시간도 빨리 가거든요.
하루 일당이 많을 때는 한 40만 원 정도 되는데, 보통 설날 같은 명절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 보니까 프로모션 같은 것도 해서 60~70만 원 벌 때도 있어요. 근데 그거는 한 두 달에 한 번 정도 있는 경우예요. 그 외에 평균적인 거로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 적으면 20만 원 후반, 많이 벌면 40만 원 정도 벌어요.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은데요. 주변에서 제 수입을 제일 먼저 물어보고, 다음으로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게 왜 그렇게 열심히 사냐는 말들을 많이 해요. 근데 반대로 열심히 살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죠. 시간 낭비하면서 살고 싶지 않은 거예요. 한 번 사는 인생... 제가 옛날에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같이 택배하는 형 중에 한 명이 그러더라고요. '너처럼 어린 나이에 그런 마인드를 갖고 이 택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인생이 부럽다...'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얘기를 들은 이후에 저는 열심히 안 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 무엇보다 비교할 수 없는 동기부여였죠.
본 콘텐츠는 '당신이주인공'의 이용 허락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