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집에 '이것'을 달았다고..? 보고도 놀라운 신혼집 인테리어!
안녕하세요. 결혼 2년 차 신혼부부입니다 :) 저의 인테리어 그리고 집꾸미기에 늘 '오늘의집'이 함께 했습니다. 와, 세상에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감각으로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사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지요. 하루에 열 번씩 들락날락 거리며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찾았고, 저와 같은 고민이 있는 분들이 어떻게 솔루션을 찾아 자신만의 집을 꾸며나가는지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부족하지만 그 결과물인 지금의 신혼집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부부는 보금자리를 마련한 당시 세입자가 계시어 바로 입주를 할 수 없었고, 1년 동안 오피스텔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집을 어떻게 꾸밀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1년 동안 다양한 사례를 찾아보며 데이터는 많이 쌓을 수 있었지만 그만큼 눈만 높아지고, 막상 인테리어 할 때는 금전적, 상황적 이유로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도 많이 했었지요. 하나를 취하면 하나는 포기하며, 현실과 타협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고양이도 있어요. 제 아들이고요ㅋㅋ 이름은 김호섭이에요. 결혼하면 고양이를 키울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인테리어를 할 때도 그 부분을 고려하였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우드 앤 화이트 신혼집 이쁘게 봐주세요:)
1. 도면
전형적인 판상형 아파트로 방 3개, 화장실 1개, 앞/뒤 베란다가 있습니다. 인테리어 자료를 수집할 때 도면을 많이 인쇄해두었습니다. 실측한 길이를 적어두거나 공간 아이디어를 적는 용으로 썼으며, 사진과 같이 가구/가전의 실제 비율로 오려 만든 포스트잇을 붙여서 대략적인 배치를 보기도 했습니다. 손은 많이 갔으나 공간적 제약을 최대한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구상해보기 좋았어요.
2. 공사/시공 내역
-전체철거(가구,마루,욕실 등)
-샷시 전체교체
-거실확장
-목공(맞춤가구, 방문, 중문, 가벽, 천정몰딩 등)
-타일(욕실,주방벽,현관바닥,베란다바닥,세탁기/실외기 단높임)
-필름(방문,몰딩,현관문내부,씽크대,중문 등)
-도배,장판
-전기,조명매립
3. 현관 Before
비포사진 먼저 소개해드립니다. 전체적으로 바닥이 붉은기 도는 색으로 되어있었습니다. 현관 타일도 거실 마루도 튼튼했으나 색이 사진보다 더 붉었어요.
현관 After
현관문을 열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저희 집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인테리어 포인트가 있는데요! 첫 번째가 이 우드간살 중문입니다. 좁은 집이 더 작고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중문은 포기 못했어요 ㅋㅋ 고양이를 키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오래된 아파트라 단열시공을 잘 하더라도 웃풍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진행했습니다.
중문을 달기 위해서는 옆쪽에 가벽도 세워야 하는데, 저희는 가벽의 반 정도를 뚫어 창문을 만들었습니다. 가벽도 그냥 벽만 세우느냐, 창문을 내느냐에 따라 비용이 이중, 삼중으로 들지만 역시... 들인 만큼 예쁩니다...
안쪽에서 중문을 열었을 때 기준, 왼쪽에는 허리 높이의 하프장을 설치해서 잡다한 공구, 너저분한 살림살이 감추는 용도로 쓰고 있고요. 오른쪽에는 아래를 띄워서 키높이장 설치했습니다. 두 사람 신발을 넣기에 충분한 사이즈이지요.
중문의 우드간살은 원목제작은 아니에요.
그러면 비용이 엄청 들었을 거고 저렇게 얇게 간살을 만들기 힘들다고 하시더라고요. 우드간살, 왼쪽 하프장의 상판, 그리고 가벽에 만든 창문살 모두 색을 통일해서 '시트지' 작업하였습니다. 시트지 요즘 너무 잘 나와서 보는 거로나 촉감으로나 진짜 나무 같아요 :) 현관 타일은 넓어 보이게 큰 조각의 베이지 색으로 선택해 실용성보단 예쁨으로 갑니다. 덕분에 청소 부지런히하며 살고 있어요.
4. 거실 Before
거실 아트월 사진입니다. 아트월이 한창 유행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리고 저는 심플 깨끗한 인테리어를 원했기 때문에 손을 봐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거실에서 보는 아파트 조망이에요. 바로 앞이 낮은 아파트라 막히는 거 없이 저 멀리 산이 보여 좋았습니다. 양옆으로 날개벽이 있어 답답해보였기 때문에 내력벽인지 여부를 확인하여 철거하고 싶었어요. 좁은 구조라 베란다도 확장하기로 하였습니다.
거실 After
거실 곳곳에 제 취향을 한껏 담았습니다.
쇼파는 제가 원하는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을 찾기 위해 두 달 동안 바닥생활을 감수하였고, 늘 원하던 촤르르 커튼이 집을 더 포근하게 해줍니다.
아 여기서 액자 레일! 너무 잘한 선택이라 추천드립니다.
기분에 따라 액자를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거실의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거실에만 액자를 걸 용도로 설치했지만, 집안 곳곳에 레일이 박혀 있다면 벽 손상없이 시계, 달력, 거울 등등 걸 수 있었을 텐데 더 달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아트월을 깔끔히 철거했습니다. 우드간살 중문에 어울리는 간살 TV장 또한 너무나 제 스타일 입니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그리고 고양이가 함께하기 전과 후, 또 가구 배치에 따라 달라지는 거실 모습입니다. 베란다 확장(보일러도 새로 깔아야 함), 날개벽을 없애 시야를 더 트이게 한 것, 구석에 수납장을 짠 것이 보이실 거예요.
거실 한 켠 홈카페
거실 확장으로 넓어진 공간에 화이트 식탁을 두었어요.
주방에 두기엔 협소했기 때문도 있지만 밝은 채광을 받으며 홈카페 하기 좋은 위치여요. 저의 큰 그림이었어요 ㅋㅋ 그래서 어울리는 조명도 미리 사두고 인테리어 사장님께 설치 부탁드렸어요. 날 좋으면 좋은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그 분위기를 즐기며 홈카페를 오픈하고 책도 보고 노트북도 하는 다기능(?) 공간입니다.
5. 주방 Before
옛날 아파트의 단점 중 하나인데 주방이 너무 답답해보여요. 이 집도 왼쪽에는 키높이 장, 오른쪽에는 냉장고 자리여서 맞춤장을 짜셨는데, 다 철거하고 최대한 트여보이게 인테리어 할 생각입니다.
주방 After
주방은 전체적으로 원하는 분위기가 딱 있었어요. 역시 우드 앤 화이트인데 상부장은 하얗게, 하부장은 우드우드한 걸 원했지요. 그리고 정방형 무광 타일! 요새 많이 하시는 스타일이라 자료 찾아보기도 좋았고, 참고도 많이 했습니다. 감사해요, 오늘의집 :)
주방 전체 모습을 담아봤어요. 좁은 덕에 ㄷ자로 구조로 빼기는 불가능이었고요, 되더라도 동선이 불편하고 오히려 답답해 보일 수 있어 ㄱ자로 길게 뺐습니다. 냉장고 크기에 맞게 장을 짜서 넣으면 더 깔끔하고 먼지도 적게 쌓이겠지만 답답해보일까봐 하지 않았어요. 덕분에 고양이가 툭하면 올라가서 쳐다보고 있긴 합니다ㅎㅎ
상판은 인조 대리석 밝은 색으로 했어요. 고급재료로 요새 칸스톤이라는 것도 많이 쓰시던데 여쭤보니 가성비엔 역시 인조대리석만한 게 없다고 하시어 선택했고, 밝은 상판 덕에 더 열심히 닦고 광 내주고 있습니다.
식기세척기가 있지만 간단한 세척 후 건조할 용도의 건조대도 필요하지요. 우드 프레임이라 혹시 곰팡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너무 멀쩡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보리차 끓이는 어느 아침 풍경 사진이에요. 저 화이트 가스레인지 너무 이쁘지 않나요? 가전들일 때 가스냐 인덕션이냐 계속 고민하고 조언도 많이 들어보았지만 결국 가스 선택했어요. 인덕션은 화이트색으로 예쁜 제품이 많이 나오던데 가스는 화이트가 잘 없더라고요. 어찌저찌 찾아서 집에 어울리는 것으로 설치 완료했습니다. 뿌듯해요...
한 켠에는 그릇장을 두었고 그 위에 제가 아끼는 신혼살림템인 커피머신과 오븐을 두었어요. 마치 한 쌍인 양 너무 잘 어울려서 보고만 있어도 뿌듯합니다.
6. 다용도실 Before
주방 옆에 붙어있는 작은 다용도실입니다. 집 보러 왔을 때는 몰랐는데 세탁기를 치운 자리에 저렇게 곰팡이가 슬어있었어요. 안팎의 온도 차이로 생기는 습기를 잡기 위해 단열공사가 꼭 들어가야 했어요.
다용도실 After
세탁기, 건조기만으로도 꽉 차는 공간인데 위아래로 설치해서 그나마 공간 활용 하였고, 분리수거할 쓰레기를 모아둡니다.
7. 드레스룸
드레스룸 입구는 이 집의 우드간살 중문에 이은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아치형 문으로 디자인을 살리고 문 없이 노란 가림커튼만 추후에 달았어요.
드레스룸은 오픈형으로 맞추었습니다. 한눈에 옷들을 보기 쉬워 편하지만, 먼지가 쌓이고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요. 최대한 색깔 별로 옷을 걸고 옷걸이도 한 가지로 맞추니 더 깔끔해졌어요!
문도 없고 오픈형이라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걱정되는 인테리어였습니다. 털도 털이지만 고양이가 물어 뜯어 버린 옷이 몇 벌 있습니다... 고양이 키울거라고 해놓고 어리석었죠 ㅋㅋ 지금은 방묘문을 달아 고양이가 들어오지 못해요.
8. 침실
침실은 최대한 가구를 줄여 침대, 화장대, 붙박이장 이렇게 세 가지 있습니다. 붙박이장은 맞춤으로 제작했는데 오래된 아파트라 또 예상치 못한 변수로 피치 못하게 맞춘 거예요.
기성가구에서 나오는 옷장을 고르고 실측까지 하러 오셨는데, 요즘 아파트보다 천장이 낮은 편이라 이미 만들어진 가구를 넣기가 애매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설상가상으로 천장 높이가 재는 곳마다 다 달라서...ㅋㅋ 기성가구 넣는 것은 불가능. 어쩔 수 없이 맞춤으로 제작 부탁드렸습니다.
오직 잠만 편하게 잘 수 있게 가구도 최소한으로 들였는데, 블라인드 선택에 실수가 있었네요. 인테리어 생각해서 고민도 안하고 하얀 걸로 달았는데 여름에는 아침 6시부터 햇빛 때문에 강제로 눈이 떠집니다. 침실은 어느 정도 암막 기능 있는 것으로 선택하세요!
9. 욕실
우선, 욕실벽은 베이지와 웜그레이로 투톤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원래는 전체 밝은 타일로 하고 싶었어요. 바닥까지도요. 근데 제가 오며가며 머리카락을 뿌리고 다니는 스타일이라..ㅠㅠ 바닥은 조금 더 어두운 웜그레이 타일로 골랐지요. 대신 허리 높이까지 웜그레이 타일이 올라오는 시공을 추천해주셨어요. 더 세련된 느낌이에요~
또, 타일 매립형 조적선반을 만들어 샤워 용품을 올려두었습니다.
선반은 높이 30cm 정도로 제작하니 웬만한 물건들은 다 둘 수 있고 부피가 큰 바디워시도 문제 없이 들어갑니다. 한쪽 벽에 최대한 길게 매립 선반을 할까도 했지만 쓸데없이 이것저것 물건만 올려둘 것을 알기에... 컴팩트하게 필요한 만큼만 팠습니다. 너비는 대략 55cm 정도 되네요.
10. 베란다
앞,뒤 베란다의 문은 목문 시공하였어요.
터닝도어보다는 단열에 약하지만 저는 예쁜 게 더 중요했나봐요... 자료 수집하면서 봐두었던 사진 보여드리니 뚝딱 제작해주셨어요. 손잡이 모양하며 저 유리는 아쿠아 유리라고 하나요? 전체적으로 레트로적인 느낌으로 맘에 쏙 듭니다.
또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는데요. 저희 아파트는 에어컨 실외기를 밖으로 빼지 못해서 안에 두어야 했습니다.
다른 세대에서는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특히나 저희 집은 거실 쪽 베란다를 확장하는 바람에 실외기 둘 자리가 더 협소했어요. 그것 때문에 창고 문을 달 수 없었고, 대신 예쁜 가림커튼을 알아봐 압축봉으로 달아주었습니다. 뭐 또 그런대로 괜찮지요? 여름에는 내부가 습해져서 오히려 문을 열어두고 생활하기도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좋아요. 환기 잘 되고요~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ㅋㅋ
서재라고 쓰고 고양이 방이라고 읽는다
공간활용의 목적이 자꾸 바뀌고 있는 작은방입니다. 서재로 이름을 붙였으나 처음에는 남편의 운동기구로 쫙 찬 방이었어요. 전혀 제 머릿속에는 없던 공간활용이었는데...
야옹이가 생긴 후 고양이 용품과 모래 화장실, 스크레쳐 등을 두어야 해서 운동 기구는 다 처분하고 고양이방이 되었습니다.. 한쪽에는 심플한 책상을 두어 책도 보고 노트북도 하는데 아직 되게 휑하네요ㅋㅋ
마치며
인테리어를 하기 전, 진행 과정 중, 그리고 인테리어를 마치고 내 취향대로 꾸미는 지금까지도 '오늘의집'은 저에게 많은 영감과 도움을 주었습니다. 같은 제품을 쓰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활용하고 배치하고 꾸미는지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저희 집도 계속 그 모습이 달라지고 있기에, 더 예쁘고 나의 취향을 가득 담는 데에 '오늘의집'이 앞으로도 함께 할 것입니다.
집을 꾸미며 이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나의 집도 부족하지만 누군가에게 자그마한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치겠습니다. 온라인집들이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