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릴 곳 없어’ 경기 불황 속 전당포 발길

잊혀져가고 있던 전당포가 경기불황으로 사람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채윤정 수습기자

최근 전당포를 다녀온 B(28)씨는 “아르바이트 월급이 한참 남았는데 급하게 돈 나갈 일이 필요해 전당포에 18K 금반지를 맡겼다”며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지갑이 얇은 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가계 지갑이 얄팍해지면서 전당포의 문을 두드리는 서민들이 늘고 있다.

대출을 최대한 끌어다 써 더 이상 대출이 불가능한 자영업자는 물론, 용돈이나 학자금이 필요한 대학생, 70∼80대 노년층, 심지어 백수까지 다양한 계층들이 전당포를 찾고 있다.

고금리라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소액 자금 마련을 위해 전당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서민 경제의 어려움이 심화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11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한 전당포.
전당포 업주 A씨는 “호황까지는 아니더라도 요 근래 경제적 어려움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면서 “소액을 필요로 하거나 기존 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고객들이 올 때마다 불경기를 몸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 최고 금리인 연 20%의 고금리를 감수하면서도 은행의 신용 대출과 달리 복잡할 절차가 없다는 이점이 서민들을 전당포로 불러 모으고 있는 것.

심지어 신용불량자도 전당포 이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은 전당포의 이점이라고 A씨는 전했다.

또한, 금값 상승 요인도 서민들로 하여금 전당포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더라도 전당포의 주된 취급품은 금을 비롯한 귀금속이기 때문이다.

귀금속은 금이나 광물 시세에 따라 가격의 최대 90%, 명품 가방이나 시계, 신발, IT기기의 경우 새 제품 가격의 80% 정도 시세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최근 금값이 천정부지로 올라서 그런지 금으로 된 예물 등을 모아서 맡기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100만~200만원도 구하지 못해 보관하고 있던 귀금속을 들고 오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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